남걸우 음성경찰서 전 정보계장
남걸우 음성경찰서 전 정보계장
  • 유재윤
  • 승인 2012.07.23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2년, 치열한 삶의 역경을 이겨낸 음성경찰의 산 증인

어린 시절, 경찰이라 하면 아무 이유 없이 무서웠던 적이 있었다. 그 무서움은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뒤에도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경찰도 우리의 이웃이요, 벗이며 우리 주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는 공복임을 알게 되었고, 우리 곁에서 국민들을 위해 몸 바쳐 일하는 안전의 파수꾼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깨달은 후, 그러한 경찰관들이 바로 우리 곁에 있음을 알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음성경찰서 전 정보계장, 남걸우 경위.
넓은 혜안으로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반목과 갈등의 중심에 서서 화해와 화합을 이끌어내는 능력자로 지역주민들로부터 오랜 세월 칭송을 받아온 그가 지난 6월26일 정년퇴임식을 갖고 32년 동안 정들었던 경찰 문을 나서 자연인으로 돌아왔다.

1981년, 경찰임직이래 32년간 음성지역의 치안을 위해 헌신해온 그의 퇴임을 두고 경찰안팎에서 아쉬움과 칭송의 목소리가 높다.
1981년 순경으로 임직한 이후 맹동파출소 근무를 시작으로 경무, 수사, 방범, 교통, 정보, 보안 등 31년 3개월 동안 음성경찰서 전 부서를 섭렵한 그의 이력을 비추어 볼 때 우리는 감히 그를 음성경찰역사의 산증인이라 말한다.

어머니 나이 43세 때, 원남면 상당리에서 늦둥이 외아들로 태어나 아버지가 중풍으로 장기간 병석에 누워계신 관계로 어릴 적부터 가장 아닌 가장역할을 해온 남 경위는 하당초와 음성중·고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 군 생활을 마치고 10여 년간 농사를 짓다가 시골에서 농사만 짓고 살기엔 자신의 청춘이 너무 무의미하고 아깝다는 생각에 경찰시험을 보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경찰 생활이 삼십년을 훌쩍 넘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평생 직업 이었다. 30여 년의 경찰생활동안 그는 정보·보안 계통에서만 20여 년이 넘게 일해 왔다.
어쩌면 그것은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가, 항상 상대성을 가지고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만을 주장 하고 있는 갈등의 현장에서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고 화해시키는 데는 적임자였단 얘기다. 스스로를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지만,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선 급한 완결주의자라고 말하는 남 경위는 민원현장에선 항상 최선을 다해 일해 왔다고 말한다.

남 계장과 오랜 세월 근무한 후배 경찰들은 음성군 지도를 펴놓고 꼼꼼히 살펴보면 남 경위님의 발자취가 스며 있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근무능력과 음성을 아끼는 마음이 정평이 나 있다.
평소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공을 내세우는 것을 누구보다도 싫어하는 남 계장이지만 모범공무원, 내무부장관 표창, 경찰청장 표창 등 각종 업무유공으로 수 십 회의 표창을 수상한 이력이 그의 성실함을 대변한다.

꽃동네와 기업, 그리고 맹동주민과의 갈등을 야기한 광업권 분쟁, 극동대학의 학생과 교수 간 갈등으로 야기 된 시위, 삼성의 BR코리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등 항상 상대가 있는 갈등의 현장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 수 없이 동등한 입장에서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중재 해야 할땐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보안계장으로 근무하면서 새터민들의 정착지원에 심혈을 기울여 취업알선, 범죄피해 구제, 한마음대회 개최와 다문화가정 결혼 이민자들을 위한 자매결연 추진 및 나들이 체험을 추진한 일과 각종 시위현장에서 협상 결렬시 양자간 모두 많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절박한 상태에서 분초를 사이에 두고 자신의 중재로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목우촌과 화물운송업자의 운송료협상 등) 위기를 넘겼을 땐 힘든 만큼 보람도 있었다.

치안 행정은 항상 규제행정으로 도와주는 것보다 규제가 많기에 때론 욕을 먹기도 하지만 자신의 임기 중에 본의 아니게 자신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일이 있었다면 업무수행 과정의 일환이라 너그러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군민들에게 인사의 말을 전하는 남 계장.
경찰이라는 특수직업 때문에 가정에 너무도 소홀했음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내조해 준 아내(신계순 여사)와 1남2녀의 자녀에게도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 하는 남 계장.

그는 후배 경찰관에게도 공무원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경찰공무원이든 행정직 공무원이든 항상 민원인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성실하고 친철하게 대해줘야만 공무원이 국민들에게 인정받고 대우받는다고 말하며 항상 친절과 성실할 것을 당부한다.
2007년 늦은 나이에 극동정보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하여 자신의 평소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위해, 퇴직 후를 준비해온 남 계장은 시골에서 조용히 살며 그동안 자신에게 많은 은혜를 베풀어준 지역 주민을 위해 마을과 음성군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남걸우 계장.
사회봉사 활동도 하고 초야에 묻혀 농사일도 하면서 주변으로부터 존경받는 퇴직경찰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보람찬 제2의 인생을 계획하고 있는 남걸우 계장. 그의 인자한 시선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낸 대인배의 풍모가 난향보다 짙게 느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