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읍 주민자치센터 『종이조각 교실』
음성읍 주민자치센터 『종이조각 교실』
  • 정선옥
  • 승인 2012.06.30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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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종이조각 교실”


어릴 적 알록달록 색색의 종이로 비행기를 접어 날리던 기억이 없는 이는 거의 없을 게다. 또 그 이전 세대들에게는 빳빳한 달력을 찢어 종이배를 만들어 냇물에 띄워 보던 기억 또한 드문 것이 아니다. 또 요즘 공예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지공예나 닥종이공예 등 종이공예는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 왔다. 오늘 이야기 하고자 하는 종이조각 역시 종이를 오리고 붙이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행위가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 종이조각?
종이조각. 흔히 알고 있는 종이접기와 달리 그 이름만 들어서는 쉽게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종이와 풀, 가위 등을 가지고 종이를 감거나 오리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든다고 볼 때 종이조각은 우리에게도 상당히 친숙한 분야로 볼 수 있다. 1930년대에 이미 유럽에서 대 유행을 했고 국내에 소개된 지도 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보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미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식돼 초창기 상업미술 분야의 접목에 한정되었던 종이조각이 생활예술에의 적용은 물론 순수미술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종이조각 교실
음성읍 주민자치센터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시작되는 음성읍 주민자치센터의 『종이조각 교실』은 강의 경험이 풍부한 한기연 강사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원래 오전수업으로 진행하던 강의를 수강생이 30대에서 40대의 주부가 주류를 이루는 점을 감안해 조금 여유가 있는 저녁시간대로 편성한 것이다.
직장인만을 위한 강의라면야 저녁시간대가 당연하다 여기겠지만 3·40대의 젊은 엄마들을 배려한다는 부분이 얼핏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연령대라면 초등학교 학령이 많을텐데 어떻게 저녁에 아이들을 두고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수업이 진행되는 강의실을 들여다보면 그런 의문은 쉽게 풀린다.
종이를 오리고 붙이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엄마들 한편에는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나름대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성인들과는 별개로 한 강사로부터 예쁜글씨 수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중간 중간 엄마의 의견을 묻기도 하고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물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정겹다.
무언가를 배운다고 생각하면 자칫 지루해 할 수 있는 아이들이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 수강생 자녀뿐만 아니라 옆집 친구 따라 나오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성인들 수업에 아이들이 있으면 강의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도 싶지만 오랫동안 초등학교 방과후수업을 진행해 온 한 강사의 노련함은 그런 기우를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또 아이들을 배려해 예쁜글씨 뿐만 아니라 점토클레이 수업 등을 병행하고 있고 방학 중에는 과제물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어 엄마에게나 아이에게나 유익하고 행복한 수업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이 모든 과정들이 다 무료인 점도 큰 매력이다.

■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종이조각
물론 세계적으로 이름난 아티스트들의 종이조각 작품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종이조각이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초등학생도 4학년 정도만 되면 충분히 작품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특별한 기교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다만 작품을 구상하는 창작력과 집중력, 응용력, 작품을 완성할 때까지의 인내심, 그리고 종이와 풀, 가위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작품활동이 가능하다.
세심한 작업이니 만큼 대단한 집중력을 요구하지만 퇴근이 늦는 남편을 기다리느라 스트레스를 받고, 재방송을 계속하는 TV 드라마를 챙기던 시간에 비하면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마음이 더 너그러워졌다는 회원들이다.

■ 완성도 높은 전시회 통해 성취감 느껴
일반적으로 전시회를 위한 작품은 5개월 정도의 작업 시간이 필요하다. 회원들은 매년 주민자치센터 자체 전시회는 물론 군청과 우체국 순회전시를 통해 일반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이를 실생활에 응용해 집안까지 꾸미니 이웃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직장일과 가사, 육아에 지친 직장여성이나 주부들의 경우는 작품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작품의 완성과 전시회를 통한 자존감 회복은 물론 높은 성취감까지 맛볼 수 있다. 작품 활동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평온해 졌다고 한다.
회원들은 일상이 무미건조해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거나, 자기계발을 위해 뭔가를 시작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면 누구든 가벼운 마음으로 음성읍 주민자치센터 『종이조각 교실』의 문을 열어줄 것을 당부한다.


미·니·인·터·뷰

오경아 회장
오경아 회장
종이조각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면서 무엇보다 “나도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오경아 회장은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고 한다.
배우기 어렵지 않고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문화생활을 할 수 있어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고, 또한 강좌가 저녁시간대에 운영되니 직장여성들에게도 좋은 기회임을 강조하는 오 회장은 “수요일 저녁시간에 아이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많은 분들이 어려워말고 찾아와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기연 강사
한기연 강사
한기연 강사는 요즘도 필요한 공부를 위해 서울 등지로 다니는 시간이 많다.
종이접기로 시작한 공예가로서의 길,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지도 14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공부할 것이 많다고 한다.
오랜 시간 고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벌써 어엿한 대학생이 된 학생들도 있고, 자신을 따라 공예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가끔 있어 내심 흐뭇하다고.
한 강사는 “종이조각이나 점토클레이, 예쁜글씨 같은 프로그램은 어른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정서함양과 감각 발달에도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꼭 엄마와 함께가 아니어도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언제든 찾아와서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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