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왕읍 백야리
금왕읍 백야리
  • 김진수
  • 승인 2012.05.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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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호수, 천혜의 자연이 살아숨쉬는 백야리로 돌아가리

“돌아가 살고 싶어요 / 몇 십 채 가구를 휘 둘러감은 / 산그늘의 서늘한 옷자락 / 맑은 수면속에 던진 낙싯바늘에 걸어놓고 / 신축한 정자는 / 굽이굽이 휘어진 길을 달려온 발걸음을 잠시 불러 세워 / 한 잔 목축이라 권하며 / 6.25때 피난골이었던 골짜구니를 찾아 / 분주한 일상에서 피난온 이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마을로 / 나 오늘도 돌아가고 싶어요.” --기자의 졸시, “돌아가 살고 싶어요” 중에서.--

기자는 종종 백야리(이장 송두한)를 찾는다. 백야저수지 호반 길을 굽이굽이 돌아 호숫가에 서면 금새 마음은 맑아진다. 좀 더 달려가 백야휴양림 깊은 산그늘에 들어가면 시름과 걱정은 싹~ 사라지곤 한다. 그러면서 기자는 백야리를 취재하고 싶은 열망을 오랫동안 가슴으로 삭히기만 했었다.
드디어 기자는 용기를 내, 소속리산 자락과 백야호수가 어우러진 백야리를 취재할 수 있었다.

◈ 호수, 호반길, 정자, 휴양림 그리고…

백야리는 금왕읍 무극리 음성소방서 앞 도로를 건너서, 음성군 노인복지종합관을 지나 남쪽으로 난 11번 군도를 따라가야 한다. 용계리, 맹동면 방면의 삼거리에 서면 육중한 교각 위에 동서고속도로가 하늘을 가로지르고, 그 밑으로 용계댐이 허리숙인 게 보인다. 사정교를 거쳐 용계댐을 향해 뻗은 경사로 좁은 가로수길을 올라서면 맑은 호수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여기부터 백야리는 20여리 산골짜기가 펼쳐진다. 숲속길 작업이 한창인 백야저수지 호반 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며 호숫가 주변을 걸어보는 재미가 쏠쏠. 저수지가 끝나는 곳엔 몇 달전 완공한 새 정자가 산뜻하게 반긴다. 안으로 좀더 가면 왼쪽으로 큼지막한 백야리휴양림 간판이 서 있다. 그 간판을 따라 골짜기에 들어서면 지난해 완공한 백야휴양림이 있다. 그리고 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상촌부락.
백야리는 본래 충주군 금목면(金目面) 지역. 1906년 음성군에 편입되어 1914년 윗배태(상촌:上村)·중촌(中村)·속리뿌리(하촌:下村)를 병합해 '백야리'라 하여 금왕면에 편입되었다. 이후 1973년 7월 금왕읍으로 승격, 1980년 백야저수지(일명 용계저수지)를 축조하며 중촌과 하촌 대부분이 침수지역으로 철거돼, 현재는 일부만이 저수지 주변에 남았을 뿐이다. 주 자연부락은 백야리저수지 북쪽, 맨 위쪽에 있는 상촌마을. 백야리는 금왕읍 소재지에서 남쪽으로 8km 정도에 위치. 동쪽은 음성읍 사정리, 서쪽 봉곡리, 남쪽은 음성읍 동음리, 북쪽 무극리와 각각 접한 백야리는 남쪽에 소속리산(432m)을 비롯한 300~400m 산으로 사방이 둘러쳐져 높은 지형이 형성돼 있다.
또 백야리 산골짜기마다 샘솟은 물은 백야리저수지에 모였다가 응천으로 빠져나가 한강의 수계를 이룬다.

◈ 시간의 두께 속에 아스라한 지명들 정겨워
아직도 전형적인 산촌 모습을 간직한 백야리에는 정겨운 토속지명들이 많기도 하다. 먼저 산을 보면 '층만루봉이 용출하고 산허리에 운무의 변화가 많아 만상이 마치 속리산과 비슷하다'고 붙여진 '소속리산'이 있다. 전하는 말로는 보은 속리산 천황봉에서 한 가지가 서쪽으로 달려와 청주 상당산을 이루었고, 이곳에서 다시 한 가지가 북쪽으로 달려와 음성의 보현산과 소속리산을 이루었다고 한다. 또 하촌은 충청남도 서해안 여러 산의 뿌리가 이곳에서 발생했다는 풍수설이 있기도 하다. 그밖에 가상골에 있는 큰꽃내미와 작은꽃내미산 등이 있다. 자연부락별로 남은 지명을 훑어보자. 상촌엔 배태고개, 동골동고개, 꽃내미고개, 접시고개, 가상골, 곧은골, 넙적말, 큰꽃내미산, 작은꽃내미산, 당골, 때재, 주겨번던, 맷돌바위, 병풍바위, 맹매기박골, 숫돌바위, 마사리골, 배태고개, 북바위, 작은원터골, 오리나무골, 사시나무골, 접시바위고개, 속개, 속개들, 숫돌바위, 고물개산이 있다. 중촌 지역엔 뒷골, 북당골, 청룡골, 훗짝골이 숨어 있다. 하촌엔 국수골, 벼락채, 어렁골, 야추장, 성지골, 용소샘이, 작은어렁골, 피난골, 멍에머리길, 수풍이 등 지명이 시간의 두께 속에 아스라이 남아 있다.

◈ 건강한 주민들, 인심도 넉넉

현재 백야리는 30여 가구, 100여 명 주민이 살고 있다고 송두한 이장은 설명한다. 주민들 대부분은 농사를 짓는 연로한 분들이 많은 편. 그러나 요즘 3~4가구가 타 지역에서 새로 집을 짓고 들어와 살고 있다. 그 가운데 박매신 씨(전 산업은행지점장)는 마을에 들어와 살며 건강이 아주 좋아졌다고 송 이장은 소개한다. 그 외에도 백야산방에는 국내 추사체대가인 서예가 이규환 선생이 기거하고 있다고. 또 이주복 노인회장은 “백야호수를 한 눈에 내려다보는 곳에 새로 정자를 신축해서 주민들 뿐만 아니라, 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쉼터를 제공하게 됐다. 이를 위해 힘써준 이광진 도의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한다. 백야리 주민들은 가을이면 효도관광 겸 주민단합대회를 해마다 하고 있다. 작년엔 충남 태안반도로 다녀왔다고.
그런데 마을 주민들은 저수지와 휴양림이 개발되면서 생기는 고충을 토로한다. 마을 진입로가 좁아 주말이면 휴양객들로 인해 주민들 통행하는데 불편하며, 마을이 시끄러울 뿐만 아니라, 골짜기 구석구석에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CCTV 설치를 비롯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또 행정기관의 단속 및 조치가 필요하다.
남편 최창옥 씨와 함께 마을에서 한우를 키우는 김경숙 부녀회장. 그녀는 “어머님이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녀회원들이 몸 건강히 일하는 한편, 마을에도 관심을 갖고 협력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힌다. 송 이장은 주민들에게 “날씨가 더워지고 있어요. 주민들 모두 건강하게 농사도 잘 지으시고, 살기좋은 백야리가 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인사한다. 백야리가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주민들 생계유지를 넘어 생활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계속 연구하고 있는 송 이장. 그의 듬직한 어깨 위로 5월의 저녁 햇살이 눈부시게 걸려 있었다.


우/리/동/네/사/람/들

산과 호수로 어우러진 마을로
여유있는 삶에 제격!

송두한  이장
송두한 이장
“백야리는 산과 호수가 어우러져 있어 여유있게 사는데 제격입니다.”
넉넉한 마음과 여유있는 인상의 송두한 이장.
그를 보면 백야리 주민들의 표정을 짐작할 수 있을 듯 하다.
백야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송 이장은 10여년 넘게 새마을지도자로, 또 마을 이장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현재 충북인삼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이기도 한 그는 음성 관내 몇 군데서 인삼농사를 짓는다.
지난 6년 동안 인삼영농조합법인 일을 하느라, 직접 농사를 짓지 못했다고 돌아보면서 그는 다시 한 번 다부지게 영농의지를 다지고 있다.
일손이 부족하다고 토로하는 그는 하루 종일 삼밭일을 마치고 돌아와 기자와 마주앉았다.
그는 부인 김순자 씨 사이에 1남4녀를 가족으로 두었다.
첫째와 막내 딸이 현재 금왕읍에서 거주하며, 인삼영농조합법인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기도. 여동생은 봉학골가든을 운영한다.


둘러싼 산그늘을 담은 백야호수를
정자에서 바라보면 신선이 따로 없을 듯

이주복 노인회장
이주복 노인회장
“둘러싼 산그늘을 담고 있는 백야호수를 정자에서 바라보면 신선이 따로 없을 듯 합니다.”
이주복 노인회장은 껄껄 웃으며 인자한 표정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준다.
현재 금왕사랑협의회 회장과 6.25참전용사 전몰가족협의회 음성군지부장을 맡고 있기도 한 이 노인회장.
그는 30년 넘게 마을 이장을 맡는 한편, 금왕읍이장협의회장 등 여러 단체에서 활동해오면서 지역을 향한 사랑 또한 남다르다.
4대째 백야리에서 살아오고 있는 이 노인회장은 여전히 고향에서 농사지으며, 지역을 위해 여생을 보내고 있다.
아내 김화순 씨 사이 2남2녀 자녀를 두었는데, 의료보험공단에 근무하는 이광희 씨가 이 회장 장남. 장남을 비롯한 자녀들 모두 화목하게 살고 있다고.


우/리/마/을/자/랑/거/리

● 백야자연휴양림

지난해 완공, 복합 레저 휴양시설로 전국적 관심 증가

백야자연휴양림은 주민 생활 수준이 향상하며 숲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경제적인 기능보다 공기를 정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휴양 기능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는 추세로 변화하면서 금왕읍의 주민은 물론 음성 군민의 산림욕장 이용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고자 조성되었다. 음성군은 2005년에 시작하여 2011년에 완공하였으며, 전국에서 즐겨찾는 명소로 점점 알려지고 있다.
백야자연휴양림은 금왕읍 시가지로부터 비교적 짧은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양호할 뿐 아니라, 백야저수지와 연접해 있어 자연 환경 조건이 아주 뛰어나다. 또한 이 계곡은 매우 깊고 물이 마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6·25전쟁 시에는 피난처 역할을 했던 계곡으로 지금도 피난골이라 부른다. 또 주변에는 야생동물치료센터을 비롯해, 수목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면 야생화 단지와 구지뽕나무와 헛개나무 등과 같은 다양한 수목이 있어 유치원·초등학생들의 자연 학습 공간으로도 활용될 전망. 뿐만 아니라 휴양림 내에는 정자 시설, 주차장, 음료수대, 화장실, 야외수영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천연잔디구장 등과 780m에 이르는 등산로를 만들어 주민들이 산책로로 이용하도록 조성하여 쉼과 운동, 취미활동 공간으로도 충분하다.

● 백야리저수지

깊은 물, 잔잔한 수면! 찾는 이들의 몸과 마음을 비추어주고…

백야리저수지(일명 용계저수지)는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축조되었다.
이 백야리저수지를 포함해 이웃한 육령리저수지(일명 금석저수지), 무극저수지(사정리저수지)를 주민들은 삼형제저수지라고 부른다.
이 세 저수지는 1981년에 축조된 것으로 도수터널로 연결되어 있어 수면의 높이가 서로 같으며,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백야리저수지를 포함한 이들 저수지는 낚시터로 점점 이름이 나고 있다. 따라서 깊은 물, 잔잔한 수명은 찾는 이들의 몸과 마음을 비추어주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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