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근 음성군 씨름협회 전무
변성근 음성군 씨름협회 전무
  • 김진수
  • 승인 2012.04.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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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찻차~ 음성 씨름을 들베지기하는 그는 크고 부드러운 산이라


추위가 물러가며 겨우내 얼어붙어 경직돼있던 산도 한껏 부드러워진다. 봄이 다가오는 3월 어느 따스한 오후, 기자는 음성군씨름협회 변성근 전무를 만났다. 변 전무는 마치 봄을 맞는 크고 부드러운 산 같았다. 이번 호에 독자는 기자와 함께 마치 크고 부드러운 산과 같은 변 전무를 만나볼 것이다.

음성군씨름협회 변성근 전무. 변 전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우리 지역과 가까운 경기도 이천 장호원.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변 전무. 육상, 축구, 씨름 등 모든 운동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던 그였다. 변 전무가 본격적으로 씨름판에 뛰어들게 된 동기는 중학교 때, 씨름선수 출신 체육 선생님이 부임한 이후 씨름을 지도받으면서부터다. 그후 샅바를 놓지 않고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변 전무는 경기도 씨름대표로 선발되었다. 그리고 1983년 경주에서 있었던 전국씨름대회에서 첫 우승을 거두었다. 그가 주로 쓰던 기술은 들베지기. 기자는 문득 그가 당시 전국대회 결승전 우승을 결정지었던 기술이 궁금했다. 변 전무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등치기 기술로 승리했다고 기억한다. 씨름 선수를 포함해서 모든 운동선수들이 가장 조심할 것은 부상이다. 변 전무도 부상 때문에 결국 장년부에서 운동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그러나 변 전무는 어린이 씨름 지도를 시작했다. 1995년 6월은 변 전무가 음성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기 시작한 때. 변 전무는 1995년 6월, 그의 고향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생극중학교 씨름부를 지도하게 된 것. 이를 계기로 변 전무와 음성군 씨름과의 인연은 시작됐다. 변 전무는 음성에서 최초로 활동한 정식 코치. 그후 변 전무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음성 씨름협회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는 음성군교육청으로부터 정식으로 코치 자격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변 전무는 음성지역 순회코치로 음성군내에 있는 각 학교에서 씨름을 지도하기 시작한 것. 음성군 씨름 활성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이런 변 전무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후원한 분이 바로 박희남 전 군의장과 음성군 씨름협회(회장 허영재)였다.

현재 변 전무가 몸담고 있는 음성군 씨름협회에서 활동하는 회원은 약 20여명 정도다. 박 전 군의장이 오랫동안 씨름협회에 관심을 갖고 헌신적으로 노력해오셨다고 변 전무는 소개한다. 이런 박 전 군의장의 헌신적 활동 결과 음성 씨름의 기반이 튼튼해졌고, 몰라보게 활성화되었다고 변 전무는 감사하고 있다. 들베지기 등 화려하고 큰 기술을 잘 사용했던 변 전무. 그 또한 씨름 불모지 같았던 지역 현실 가운데서도 용천초등학교와 무극중학교 씨름단 설립을 적극 추진하였다. 현 씨름협회 허 회장, 이상희 부회장 등이 또한 힘을 보탰다. 이렇게 시작된 용촌초등학교와 무극중학교 씨름은 전국의 강호로 짧은 시간에 발돋움할 수 있었다고…

변 전무는 씨름뿐만 아니라 또 다른 종목의 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현재 변 전무는 음성군 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있으며, 금왕 삼원축구회 회장으로서도 맹렬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이제 일선에서 씨름을 지도하지는 않는다. 이미 관내 씨름단 지도는 변 전무의 제자뻘 되는 이들이 지도하고 있다고. 그럼 현재 변 전무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변 전무는 막 자동차 판매업을 시작했다. 금왕자동차에서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변 전무. 씨름인으로서 그의 정직과 뚝심이 사업부분에서도 풍성하게 열매맺기를 기원해본다.

잠깐 변 전무의 사적인 부분을 들여다볼까? 인생을 살며 적을 만들지 말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변 전무.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으려는 그의 미소가 사람을 부드럽게 무장해제시킨다. 현재 그는 어머니(김길례 여사)를 모시고 초등학교 5학년된 딸(지유)과 함께 살고 있다. 딸을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시는 어머니께 늘 미안함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변 전무. 그동안은 자신만을 위해서 주로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가족을 위해서 살겠다고 다짐한다. 특히 하나뿐인 딸 지유의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 자신이 뭐든지 하겠다고 다짐하는 그. 다들 그렇겠지만 그의 딸 사랑이 유독 지극해 보인다.

변 전무는 '씨름은 과학'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씨름은 가장 과학적인 스포츠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변 전무. 씨름이 언뜻보면 투박한 운동인 것 같지만, 서로 맨살을 맞대고, 호흡을 느끼며 호흡을 같이하는 인간 밀착형 스포츠라고 소개한다. 80년대 한국 씨름의 르네상스 시절, 선수생활을 했던 그는 그때처럼 다시 한번 씨름 열기가 재현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씨름은 우리가 계승 발전시켜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변 전무의 소망이 고스란히 걸려있는 금왕생활체육공원 씨름체육관. 자, 모래판에 선다. 샅바를 움켜쥔다. 곧 거친 숨소리…으랏찻차~ 들베지기를… 그리고 승리의 환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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