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읍 장영희 씨의 늘푸른 봉사대
음성읍 장영희 씨의 늘푸른 봉사대
  • 김진수
  • 승인 2012.02.21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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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를 봉사로 갚는다, 변함없는 무료 봉사활동 이어져


어느덧 본지가 70여 호를 발행됐다. 기자는 문득 창간호를 포함해서 초기 본지를 장식했던 이들은 어떻게 지낼까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창간호 '여기이사람'의 주인공인 장영희(62)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2001년부터 '늘푸른봉사대'라는 이름을 걸고 변함없이 무료 봉사활동을 펴고 있는 장 씨. 군민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돕고 있는 장 씨.
기자는 장 씨를 다시 만나 반가웠고, 장영희 씨와 늘푸른봉사대를 소개할 수 있어 또한 기쁘다.

◈ '늘푸른봉사대' 이름처럼 장 씨,
변함없는 무료봉사활동 펼쳐
늘푸른봉사대는 무료 자원봉사대다. 여기서 독자들은 오해하지 마시라.
'늘푸른봉사대'는 이전에 소개됐던 일반 봉사단체와 다르다. 회원이 정기적으로 모이고, 회비를 내서 활동하는 여느 단체와는 구분된다. 아니 오히려 봉사단체라기보다는 장 씨 개인을 중심으로 펼치는 무료 자원봉사대로 이해해야 한다.
물론 비정기적이지만 자원봉사자가 함께 하고 있긴 하다. 노래봉사활동을 할 때는 최옥주, 강순철 씨 등이, 국수봉사를 할 때는 김금룡, 주상보 씨 등이 함께 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순수한 마음으로 무료 자원봉사활동에 함께 하는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장 씨와 늘푸른봉사대는 사회복지시설, 노인정, 향애원, 고아원 같은 곳에서 각종 행사때 불러만 주면 어디든 무료로 달려간다. 가서는 신명나게 노래 가락을 풀어내며, 외롭고 힘든 이웃들의 마음을 도닥인다.
또한 넉넉하지 않은 형편 가운데도 사비를 털어 1년에 한 두 차례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또 하절기(4월~11월)에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는 설성공원 야외음악당 광장에서 관내 노인들을 위해 무료로 국수를 대접하고, 노래로 위문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때 국수봉사를 위해서 농우축산, 음성탁주, 읍내 모 부식가게에서 재료를 후원해준다.
한 달이면 40여회 행사에 참여하고, 하루에 1~2회 이상 행사장을 다니는 장 씨와 늘푸른봉사대. 이 외에도 장 씨와 늘푸른봉사대는 '음성 구세군교회 경로대잔치', '홍복요양원 무료 음식봉사 및 노래공연' 등을 계속해서 해오고 있다.

◈ 미혼모 입양으로
새로운 봉사활동 영역 개척
장 씨는 또한 2009년 5월 미혼모 A(20) 씨를 입양해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둘째 딸을 의료사고로 잃은 장 씨는 A 씨를 수양딸로 삼고, 어린아이에겐 할머니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물론 그녀 형제와 친척들로부터 반대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그녀는 자신을 위해서는 번듯한 가게에서 옷 한 벌 사 입어보지 않았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아이 우유값을 비롯해 육아기금으로 쓰는 게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녀는 미혼모와 함께 하며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많은 것을 돌려받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혼모가 들어와 가정에 생기가 돌고, 아기울음 소리가 나면서 함께 살고 있는 아들도 많이 건강해졌다. 여기에 A 씨가 가족의 사랑을 느끼며 술, 담배를 줄이는 한편, 생활과 성품에서도 변화하는 게 보람이라고 장 씨는 소개한다.

◈ 일부 오해는 전혀 사실무근!
요양·미혼모 시설을 같이 운영했으면…
그런데 장 씨의 늘푸른봉사대 활동에 대해 주민들 중에 오해하는 이들이 있다. 여기에 도를 넘어 장 씨를 비방하는 이들도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일부 주민은 장 씨가 군청이나 특정 공공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오해한다. 심지어 지원을 받으면서도 노인들로부터 음식값을 받고 있다고 근거없이 비방하기도 한다고. 이에 대해 장 씨는 절대 군청이나 공공기관 및 단체로부터 일절 지원받지 않았으며, 노인들로부터도 한 푼의 국수값도 받은 적이 없었다고 분명하게 강조했다. 여기서 기자는 지원과 후원의 차이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원이란? 요청에 의해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 등을 받는 것. 지원은 반드시 뒤에 그에 대한 결산이 뒤따른다. 이에 반해 후원은 자원함으로 비정기적인 기간과 금액을 받는 것. 후원에 대해서는 굳이 나중에 결산할 필요는 없다.

장 씨는 자신의 봉사활동 경험을 근거로 해서 앞으로 요양시설과 미혼모 시설을 병행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국회의원이나 군수 및 도·군의원들이 다른 지역에서 하지 않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업을 개발, 시행해달라고 주문한다. 그녀는 설명한다. 요양시설과 미혼모시설을 한 시설로 병행하면 요양시설에 계신 어르신들은 아이들과 젊은 미혼모들과 함께 지내며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미혼모는 시설내에서 복지사, 요양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가까이서 어르신을 돌보며 취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핵가족화되는 시대속에서도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사랑과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그녀의 제안은 일거삼득(一擧三得)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지도자 및 공무원들이 그녀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도 될듯.



미·니·인·터·뷰

장 영 희
장 영 희
부모님께 불효한 것, 평생 봉사활동으로 갚겠습니다

사비를 들여 20년 넘게 무료봉사활동을 펴고 있는 늘푸른봉사대 장영희 씨.
장 씨가 늘푸른봉사대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남다르다. 그녀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지만, 순탄하지 못한 결혼생활 끝에 슬하에 1남3녀 자식을 두고도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이 과정에서 그녀는 부모님께 불효했다는 자책감과, 자녀들에 대한 미안함을 평생 봉사활동하며 갚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부모님을 비롯해 노인들을 위해 지금까지 틈나는 대로 마을 경로당, 요양시설을 비롯한 사회시설을 방문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음성읍내에서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면서 대한노인회 음성군지회 전문강사(노래, 체조, 종이접기, 이침 등)로 활동하고 있는 장 씨.
“어머니 생전에 봉사활동을 시작해서, 10여년 후에 “그만해도 흐뭇하다”고 어머님이 말씀하셨지만, 이젠 봉사가 삶의 일부가 되어 멈출 수 없다”고 말하는 그녀. 늘푸른 봉사자, 그녀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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