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 무료 봉사대 장영희씨
늘푸른 무료 봉사대 장영희씨
  • 오선영기자
  • 승인 2009.06.22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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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민이 부르신다면 어디듯 무조건 달려가 무료공연을 펼치는 봉사자
'구세군 음성 경로대잔치'를 들어서다 악단과 함께 신명나는 노래가락을 풀어내고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외로운 이들이나 그녀를 찾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댓가없이 달려가는 장영희(59)씨다.
그녀가 이렇게 노래봉사를 시작하게된 계기는 남달랐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결혼은 순탄하지 못했다. 슬하에 1남3녀의 자식을 두고도 이혼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는 부모에 대한 불효와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보상하기 위해 부모는 물론 노인들에게 봉사하기로 결심하고 사회시설을 틈나는 대로 방문해오다 늘푸른봉사대를 조직하여 활동하기 시작하였단다. 그렇게 사비로 위문공연과 봉사활동을 실천하며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20여년이 되어간다.
그녀가 활동하고 있는 '늘푸른 무료 봉사대'는 사회복지시설, 노인정, 향애원, 고아원, 각종행사등 불러만 주면 어디든 무료로 달려가 신명나게 노래가락을 풀어내며 외롭고 힘든 이들의 마음을 도닥인다.
또한 그리 넉넉지 않은 형편임에도 개인 사비를 털어 1년 한두차례 경노잔치까지 연다고 한다. 이와 함께 매월 첫째주 토요일에는 설성공원 야외음악당 광장에서 노인들을 초청, 국수를 대접하고 노래위문봉사를 벌여오고 있다.
무료봉사에 사비를 아끼지 않는 그녀는 결코 부유한 사람이 아니다. 음성군 원남면 주봉리 노은건설 구내식당에서 일하며 하루 한두건의 행사에 참여하는 그녀는 새벽 5시에 하루를 연다고 한다. 환갑이 다되어가는 나이에 체력에 부칠만도 한데 체력도 시간도 시간안배만 잘하면 봉사엔 무리없다고 자신하는 그녀. 경제적으로 더 큰 봉사는 힘들지만 이렇게 자신이 가진것을 남김없이 베푸는 것이 그녀의 삶의 방식이다.
남에게 베푸는 것은 이렇게 아낌없는 그녀지만 그녀자신에게의 투자는 너무나 짠순이다. 5000원이상 옷이 드물다고 할 정도로 절약이 몸에 베어있고, 고가의 무대의상이 아니라 직접 제작하여 더욱 눈부신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선다.
24시간을 쪼개어 생업과 봉사를 병행하다보면 힘들만도 할텐데 장영희씨는 힘든게 아니라 하면 할수록 너무 행복하단다. 경제적 여유가 되면 생업시간도 봉사활동으로 할애하고 싶다고 할만큼 그녀의 삶에서 봉사는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다.
양로원을 가면 자식이 있지만 찾지않는 노인, 고아원을 가면 부모가 있지만 찾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만나며 가족의 정과 사랑을 전하는 장영희씨는 이미 음성에서는 어느 스타 못지않다. 할아버지, 할머니 팬들도 있다고 한다. 한달에 40여회 행사를 참여하고, 하루에 1~2회 이상 행사장을 다닌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노인병원 등 주말도 없이 활동하다보니 자식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이니다. 연세도 있으신데 이제 건강 생각해서 그만하라고 말리는 자식들에게 “아직도 힘이 있고 봉사가 너무 즐겁다”고 하며 오늘도 행사장을 누비는 그녀가 자식들에겐 자랑스럽기도 하다.
여느 연예인들이 자신의 아픈 사연에도 언제나 웃으며 대중을 대해야하는게 힘들다고 말하는데, 장영희씨에겐 오히려 노래봉사를 통하여 음성군민을 만나는게 약이 된단다. 얼마전 의료사고로 둘째딸 잃는 아픔을 겪었지만, 자식을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웃으며 공연하는게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봉사를 통해 슬픔을 극복했다며 그녀에게는 봉사가 위안이라고 답한다.
다행히 봉사활동 20여년동안 큰 몸살감기 한번 없이 지냈다고 할만큼 건강한 몸이 다행이라며 불효를 저지른 것을 생각하면 주야장천(晝夜長川) 뛰어도 다 갚지 못할 것 같은 미안함에 한시도 쉴틈이 없다고 말하는 장영희씨.
어머니 생전에 봉사활동 시작하여 봉사활동 10여년 후 “그만해도 흐뭇하다”하셨지만 이젠 봉사가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녀에게는 어쩌면 속죄는 핑계일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혼자서 공연에 참가했지만 어느덧 늘푸른 봉사대에서 뜻을 같이하여 무료공연을 다니느 분들이 5명이다. 연령대로 거의 비슷하여 친구이자 봉사의 동반자를 자청하며 서로를 위안하기도, 외로운 이들을 위안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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