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왕도서관 동아리 ‘책이야기’
금왕도서관 동아리 ‘책이야기’
  • 김진수
  • 승인 2011.10.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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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양서(良書)를 수유하는 여인들, 눈부신 모성이여!


햇살이 눈부신 가을 금왕도서관 앞, 등나무 그늘에서 기자는 가을하늘보다 더 청명한 한 여인과 마주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가량 모이는 동아리 회장인 바로 금왕도서관(관장 안의상) 동아리 '책이야기'(회장 남경희, 이하 '책이야기')의 남경희 회장이다. 남 회장이 소곤소곤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아름다운 책이야기 세계로 첫발을 디뎌보자.

◈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으로 회원 참여율 높아
책이야기는 2006년, 금왕도서관에서 시행한 주민평생학습교실 가운데, '동화읽는 어른들모임'으로 출발했다. 그러다가 동아리 형태로 전환, 지금은 동아리로 활동하는 중이다. 따라서 현재 책이야기는 철저히 회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남 회장은 책이야기가 동아리로서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 속에 창의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회원 참여율이 높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책이야기는 등록회원은 많지만, 실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9명 정도. 회원들은 3~4세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자녀를 둔 주부가 대부분이다. 남 회장은 취업, 이사, 자녀 성장에 따라 관심도가 변하면서 함께 활동하지 못하는 회원들이 많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 책 고르는 기준과 인생철학 확립
2년 활동한 남 회장 같은 경우, 책이야기에서 처음 활동할 때 자녀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책이야기의 장점을 남 회장은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그녀는 2년간 책이야기 활동을 통해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원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원서와 교과서 내용의 차이점을 발견하고, 비교 분석하며 다양하고 깊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책이야기 활동으로 책을 보고 고르는 기준을 확립하였으며, 삶의 중심을 잡고 인생철학이 확고하게 되었다고 자랑한다.
책이야기는 학기별로 커리큘럼을 짜서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커리큘럼을 살펴보자. 매월 마지막 주는 아이들과 함께 문화유적을 탐방하고 체험활동을 한다. 또 작가별로 책을 선정하는데, 외국(그림 작가)과 국내(글 작가) 작가 1명씩을 선정했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을 읽고 느낀 점, 교훈 등을 나눈다. 또한 육아서적도 빼놓지 않는데, 자녀교육과 올바른 부모님 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다. 육아서적을 통해 엄마로서 자녀를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스스로 자립하는 어머님 상을 정립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또한 생명과 환경을 주제로 한 책들도 다룬다. 이렇게 커리큘럼을 짜고 운영하는 기준은 자녀에게 알맞은 책을 찾고, 회원들이 추천한 도서를 기반으로 한다. 남 회장은 “책이라는 게 결코 가볍지 않은 매체다. 하지만 회원들이 가벼운 마음과 즐기는 자세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한다.
기자는 회원들에게 자신이 감명받은 책,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박유리 씨는 김혜지 작, <고등어를 금하노라>를 소개했다. 이 책은 깨어있는 지식인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근 임신한 박전향 씨, 그녀는 생떽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꼽았다. 내용보다 이 책을 건네준 사람의 인상이 오래 남았다고. 박완서 작, <친절한 복희씨>를 추천한 최윤아 씨는 이 책이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책이라고 설명한다. 신현영 씨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최선애 씨는 고정욱 작, <가방들어주는 아이>. 지은주 씨는 김영주 작, <바보 1단>. 김혜연 씨는 모니카 페트의 <행복한 청소부>,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백창우 노래집> 등을 꼽았다. 남 회장은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테의 <마법의 설탕 두 조각>과 <냄비와 국자 전쟁>을 꼽았다. 특히 <냄비와 국자 전쟁>은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고 그 이유를 밝힌다.

◈ 책 속에 자아를 찾는 길이
남 회장은 “책 속에 길이 있다”고 강조한다. “도서관을 통해 자아를 찾고, 더 나아가 지역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을 많이 애용하자”고 당부하는 그녀. 안의상 도서관장은 “회원들이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열심히 하셔서 활동하는 보람을 많이 찾길 바란다”고 인사한다. 금왕도서관은 10월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동화구연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교육이 있을 예정이다. 안 관장은 특히 책이야기 회원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줄 것을 희망했다.

“한 인간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발견해내려면,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았는데도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인격을 마주하는 셈이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에 나온 구절이다.
책을 통해 영혼을 수유하는 거룩한 여인들! 그들과 함께 하는 도서관 앞이 환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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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알차게 운영, 주민들 많이 이용하길

안의상  금왕도서관장
안의상 금왕도서관장
“도서관 공사중이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공사가 끝나면 도서관을 보다 더 알차게 운영해볼 계획이다.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도서관을 많이 이용하길 부탁드린다. 책이야기 회원들도 도서관을 애용하여 개인은 물론 자녀와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
안의상 금왕도서관장은 밝혔다. 지난 9월 1일 부임한 안 관장은 진천도서관, 음성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등, 무려 26년을 교육공무원으로 근무 중. 청주에서 출·퇴근하는 안 관장은 건강을 위해 마라톤, MTB산악자전거를 즐긴다.
가족으로는 부인 조성원 씨와 1남1녀 자녀, 특히 따님이 안 관장을 따라 사서공무원으로 있다.


책과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아름다운 여인

남경희  책이야기 회장
남경희 책이야기 회장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책이야기 남경희 회장이 갖고 있는 삶의 자세이다. 남 회장은 부연 설명한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려면 어떤 환경이라도 긍정적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청소년 단체인 <그루터기 모임> 김흥기 강사 소개로 '책이야기'를 알게 됐다는 남 회장.
회원들에게 “자녀와 정서 교감을 이루는데 책만큼 효과적인 매체도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로써 중심을 잡고 책과 즐겁게 살 때 아이들도 영향을 받는다고 믿는다”고 말하는 남 회장. 문화유산해설사 1기 회원이기도 한 그녀는 앞으로 문화유산해설사로 활동하고, 또 한편 역사공부 동아리를 운영하고 싶은 포부를 갖고 있다. 그녀의 가족은 한의원을 운영하는 남편 김민식 씨와 세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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