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남면 보천3리 개미산 마을
원남면 보천3리 개미산 마을
  • 김진수
  • 승인 2011.09.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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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산 자락에 오롯하게 자리잡은 마을에서 향수(鄕愁)가


음성읍에서 청주방면으로 36번 국도 4차선 도로를 따라 7km 정도 달려가보면, 원남면 소재지를 만난다. 원남면 소재지에서 원남면사무소를 찾아가려면 시내 입구에서 515번 지방도로로 바꿔타고 주민자치센터, 우체국, 농협, 파출소를 위시해서 상가들이 늘어선 면 소재지 거리를 관통해야 한다. 면 소재지가 끝나는 삼거리에서 다시 맹동 방향으로 난 2차선 도로 좌측에 면사무소가 빗겨나 있다. 여기부터가 원남면 보천3리(이장 반표현).
이번 호에 독자들이 방문할 마을이다.

◈ 충북선 철로 그리고 36번과 515번 도로 사이로 넓은 들이
원남면 보천3리는 원남면사무소로부터 515번 도로를 타고, 맹동, 조촌리 방향으로 1km 정도 가면 서쪽으로 개머리처럼 생긴 산인 개미산 밑에 자리한 개미산 마을까지이다. 그러나 이 마을만이 다가 아니다. 보천3리는 개미산 마을을 포함 방죽안과 도람말, 이렇게 3개 자연부락으로 나뉜다. 다시 마을 정경을 살펴보자. 개미산 마을 남동쪽으로 넓은 들이 펼쳐진다. 그 들판을 쏜살같이 가로지르는 36번 국도가 사라지는 백마령 터널 무릎 밑에 방죽안이 웅크리고 있다.
또 36번 국도와 나란히 선 충북선 철로 위에서 기적을 울리며 지나는 기차를 물끄러미 지켜보는 20여호 마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도람말(四村). 그야말로 보천3리는 촘촘한 교통망으로 접근이 쉬운 마을이라 할 수 있다.
도람말 남쪽에는 백마산(465m)의 백마고개(240m)가, 방죽안에서 문암리 솔골로 넘어가는 곳에는 굴고개가 있다. 방죽안 동쪽에는 이쎈날이라는 산이, 북쪽으론 숫돌곡(탄곡평)이 있다. 보천3리엔 들판도 꽤 된다. 도람말과 방죽안 사이에 안산들, 개미산 동쪽에는 솔티앞들과 능골, 동남쪽엔 안터들과 가는골, 서쪽에 참샘골들, 남쪽은 한들 등등… 이 들판 구석구석을 비옥하게 적시는 개천은 원남저수지로 물길을 틀며 유유히 흘러간다.

◈ 개미산 자락마다 영화롭던 옛 기억들 새록새록
무엇보다 보천3리를 탐방하며 기자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개미산(295m, 일명 견두산)이다. 보천3리의 주 자연부락인 개미산 마을 지명이기도 한 이 산. 산 형태가 개의 머리 같아서 이름 붙여진 개미산은 넉넉한 품으로 보천3리를 보듬고 있는 듯하다. 개미산에 대한 음성군지의 기록 가운데 이런 글이 눈에 띈다. 반시동(潘始洞)의 시에 “견두산은 묘하게 아름다운 산으로 밝은 기상이 조화에 응하는 걸작이다. 맨발의 선인 자취인데 구름을 타고 와 한가로운 모습이다”라고. 마을 주민들은 산 중턱에 쌓은 제단에서 매년 음력 정월초에 산제를 드리고 있다. 이래저래 고향의 상징으로서 개미산은 보천3리 주민과 출향인들에겐 향수(鄕愁) 가득한 곳이리라.
보천3리를 비롯해 보천리 일대는 원래 음성군 원서면 지역. 그러나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조촌리 일부를 병합해 '보천리'라 하여 원남면에 편입됐다. 옛날엔 주막촌인 보천점이 번성하여 4일과 9일에 장시가 열렸다. 1920년부터 충북선 개통으로 한때 번성했었으나 1970년대 들어와 음성읍내장으로 흡수되고 말았다.

◈ 많은 인재를 배출하며 충청인 긍지·정서 가득

보천3리 중앙을 가로지르는 36번 국도는 충주와 청주를 연결하는 도로이다. 이 도로가 충청도 지명의 기원이라 생각하니, 기자는 보천3리 주민들에게서 충청인의 긍지와 정서를 새삼 발견한다.
보천3리 개미산 마을은 대대로 공직자들을 많이 배출했다. 2명의 면장을 비롯한 공무원, 경찰본부 간부와 경찰서장을 역임한 경찰계, 대령으로 예편한 군인, 교사, 지도소장 등 마을 출신들만으로도 1개 면을 충분히 꾸릴 정도라고 반표현 이장은 자랑한다. 이처럼 많은 인재를 배출한 동네. 그 힘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현재 보천3리는 49가구, 100여명 정도 주민이 살고 있다. 4가구를 빼놓고 거의 모든 가구가 농사를 짓는 보천3리. 그 가운데 9가구는 축산농가다. 인삼농가도 점차 늘어나는 형편. 이렇게 보천3리는 원남면 안에서 두 번째로 농지가 많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여느 농촌처럼 주민들 대부분은 노령화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현재 개미산 마을만 해도 초·중학교 학생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마을 잔치는 마을 향우회가 모일 때, 마을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정도이다. 그런데 지난 3월엔 전 주민이 거가대교로 효도관광 겸 야유회를 다녀오기도 했다. 또 5월이면 면사무소에서 열리는 경로잔치에 참여한다.

취재 중에 반 이장은 주민들의 인정과 마을 형편을 총칭하며 '다다익선(多多益善)'이란 말을 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다다익선'. 이웃을 내 집처럼 돌보고 챙겨주는 보천3리 개미산 마을 주민들의 훈훈한 인정을 대변하는 단어가 아닐까?


우/리/동/네/사/람/들


건강하고 하는 일도 다들 잘돼 좋은 소식 들려주길

반표현 이장
반표현 이장
반표현 이장은 8년째 이장을 맡아 마을 일을 보고 있다. 주민들이 모두 잘 도와준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반 이장.
그는 “고향을 자주 찾아주고 협조 잘해줘서 고맙다. 건강하고 하시는 일도 잘 돼서 좋은 소식을 많이 들려주길 바란다”고 출향인들에게 인사했다.
정동순 씨가 그의 부인. 2남2녀의 자녀 가운데 딸이 현재 증평군청에 근무하는 중.







모든 회원들 무병장수하길 빈다

반우만 노인회장(개미산)
반우만 노인회장(개미산)
반우만 노인회장은 개미산 마을 노인회장이다.
보천3리는 3개 자연부락마다 노인회가 따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 개미산 마을엔 12명의 노인회원들이 있다.
“85세의 반재동 회원을 비롯해 모든 회원들이 무병장수하길 빈다”고 인사하는 반 노인회장.
그의 가족으로는 부인 김예자 씨와 2남1녀의 자녀가 있다.







연로한 주민들 많아, 농사일손 많이 필요

반명용 새마을지도자
반명용 새마을지도자
개미산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반명용 새마을지도자는 현재 소를 키우며 논밭농사를 짓고 있다.
“주민들이 저마다 연로한 분들이 많다. 그래서 농사일손이 많이 필요한 실정이다. 외부로부터 봉사와 도움의 손길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반 새마을지도자.
77세의 노모가 건강이 안좋은데,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는 그에게는 외동딸이 있다.






마을 일에 잘 협조해줘 고맙습니다

김진순 부녀회장
김진순 부녀회장
김진순 부녀회장은 삼용리에서 37년전 반영옥 씨와 결혼해 개미산 마을에서 살아오는 중. 자녀로는 아들만 셋이다.
22명의 부녀회원들에게 “올해 농사도 잘 짓고, 추석명절 즐겁게 보냈으리라 믿습니다. 마을 일에 잘 협조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김 부녀회장.
기자에게 시원한 복숭아즙 한 그릇을 내놓는 그녀로부터 개미산 주민들의 구수한 인정을 맛볼 수 있었다.







농사 잘 짓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

김해석 할머니방 회장
김해석 할머니방 회장
보천3리엔 여자 노인들, 즉 할머니들만 따로 모이고 있다. 일명 '할머니방'.
30여명 할머니들은 농한기면 모여 운동기계를 따로 이용하며 친목과 건강을 도모하고 있는 것. 김해석 씨가 바로 이 할머니방 회장이다.
“겨울철이면 매일 모이는데, 요즘은 바빠서 모이지 못한다”는 김 회장은 회원들을 향해 “오랫동안 못 만났는데 농사 잘 짓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갖자”고 인사했다.







우/리/마/을/자/랑/거/리

느티나무 & 정자 - 500년 넘은 고목, 주민들 군 보호수 지정 열망

원남면 보천3리 개미산 마을 회관 앞에는 500년 넘는 수령을 자랑하는 느티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얼마나 나이가 들었는지, 나무 줄기 절반 가량이 세월의 풍랑을 못이긴 채 뚝 떨어져 나갔다.
여러차례 보강수술을 받은 느티나무는 여전히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며 주민들에게 이야기와 정을 나누는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나무 밑에는 긴 장의자 2~3개와 정자가 키를 낮춘 채 느티나무 밑에 다소곳하게 앉아 있다. 주민들은 “이 나무를 군 보호수로 지정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해줄 것”을 열망한다.
이 나무 맞은 편 산모퉁이에도 왕성한 세력의 느티나무 한 그루가 마주 서 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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