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극면 차평1리 수리골
생극면 차평1리 수리골
  • 김진수
  • 승인 2011.07.2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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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순하고 순박한 주민들, 인심 넉넉한 수리골에


험악한 장마의 마지막 얼굴이 저수지에서 세수하고 있다
수레의산 골짜기를 타고 흘러내린 상념의 잔해들은 싱그럽기만 하다
저수지 수로를 따라 급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로 머리를 감는 마을로 가자
수레들에서 새벽부터 약치랴 농약이랑 땀범벅된 농심을 등목하면
가물가물해지는 선옥 기생의 여기소 전설을 씻어내는 사람들 만나면
퇴퇴 침뱉어가며 짚을 엮으리
지난 겨울, 된추위속에 청주로 나간 김 씨의 잔주름이 그리워

-- 기자의 졸시, '여름날, 차평리에서'--


며칠 전, 장마 중에도 농자재 폐기물들을 모아 마을운영자금을 마련한 모범마을이 있다. 바로 생극면 차평1리(김성수 이장)다. 기자는 장마 끝에 마을회관에 모여 여름을 보내고 있는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차평1리를 찾았다.

◈ 생극면에서 4km, 아늑하고 평화로운 수리골
생극면 면사무소 소재지인 신양리에서 서북쪽으로 약 4㎞ 지점에 위치한 차평1리. 신양리에서 2차선 3번 도로를 따라 감곡 방향으로 따라가다보면, 차평보건지소 간판을 스쳐간다. 거기서부터 200여미터 더가면 왼쪽에 차평주유소, 오른쪽엔 정미소와 간이정류장 4거리를 만난다. 이곳은 차평2리. 차평주유소 끝으로는 송곡리로 들어가는 도로가, 그 반대편으로는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간판 앞으로 차평1리와 차곡리, 수레의산까지 도로가 뻗어 있다. 이 간판의 안내를 받아 차평2리 두들기번던을 통과해 1km 정도 들어가면 차평1리 '새터'와 '본말'로 접어들게 된다. '새터'마을은 차평1리 입구마을로서 차평2리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회관이 있다. '새터'마을은 새롭게 생긴 마을이라 하여 새터, 신대(新垈)라 불린다. 새터 동쪽엔 본말이 붙어 있고, 본말에서 유신저수지로 오르며 중말, 차평 저수지 골짜기엔 골말이라는 자연부락이 있다. 그런데 중말과 골말은 그 마을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차평1리는 본래 충주군 생동면에 속해 있던 지역. 1906년 음성군에 편입된 후, 1914년 말마리 일부를 병합하여 '차평리'라 하여 생극면에 편입됐다.
'차평'이란 지명은 수레의산 밑에 있는 들이라서 '수레들' 또는 '차평'이라 부르면서 비롯됐다. 특히 차평1리 주민들은 세터, 본말, 중말, 골말에 이르는 자연부락을 통틀어 '수리골'이라고 부른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 논밭농사에서 수박, 복숭아 농사 늘고 있어

차평1리 자연환경을 보자. 차평1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햇볕이 드는 지형이다. 새터 마을 동쪽에 왁바실산(막발산), 골말 동남쪽에 음달말산이 있고, 세고개, 서낭당이고개 같은 고개를 통해 신양리, 차곡리, 방축리로 넘어갈 수 있다. 수리산(605m)에서 발원한 차곡리천은 차평리서 차평천으로 이름을 바꿔 응천에 합류한다. 차평리서 발원한 두들기천 또한 비교적 넓은 들판인 차평2리 두들기번던을 비옥하게 적시며 응천으로 합류한다.
차평1리는 현재 80여 가구 200여 명 주민이 살고 있다. 김성수 이장은 한때 200여 가구에 이를 정도로 커다란 마을이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점차 차평2리를 비롯해, 면소재지 혹은 더 멀리 외지로 이사 나가며 현재에 이르렀다. 현재 주민들 대부분은 60세 이상의 어르신들. 노령의 주민들이 논밭농사를 짓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요즘엔 수박농사와 복숭아 농사를 짓는 농가들이 늘어나며 농가소득도 많이 향상된 편.

◈ 순박한 주민들, 풍요로운 인심 돋보여
마을 유신 저수지에서 차곡리로 거슬러 올라가는 계곡 가운데는 '여기소'라 불리는 못이 있다. 여기소엔 기생 선옥의 죽음과 관련된 전설이 입에서 입으로 전승돼고 있다.
차평1리는 대대로 순박한 농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 그래서 유명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하진 못한 편. 그런 가운데도 전 면장인 김동철 씨와 현 김관제 생극농협조합장을 포함한 2명의 조합장이 이 마을 출신이다.
특히 김관제 조합장은 오랫동안 마을 이장 등을 맡으며 마을 화합과 지역발전에 힘쓰고 있다. 김 조합장은 “차평1리는 풍요로운 마을로서, 주민들이 모두 온순하며 인심도 좋다”고 자랑한다. 차평1리의 또 다른 자랑은 지난 95년 전국 장수마을로 선정된 것. 그해 전국짚풀공예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이장은 “2년에 한 번씩 출향인들과 함께 동네잔치를 벌이고 있으며, 또 매년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여행도 다녀오고 있다”고 마을을 소개한다. 또 새터 옆 방축리로 가는 길에 레미콘 공장인 <대도물산>이 있다. 이 공장으로 대형 차량이 100여 회 넘게 출입한다. 따라서 길이 파손되고, 마을에 먼지가 많아 환경이 나빠진 점을 개선하겠다며 주민들은 의지를 다지고 있다. 주민 편에서 행정이 이뤄져 하루빨리 시정됐으면 좋겠다고 주민들은 호소한다.
2005년부터 개장한 수레의산자연휴양림과 청소년수련관으로 들어가는 관문 마을 차평1리. 취재를 마치고 마을을 나오며, 기자가 뒤돌아본 차평1리는 아늑한 품을 열고 지친 현대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우/리/동/네/사/람/들

살기좋은 마을 만들도록 주민 모두가 함께 노력을

김성수 이장
김성수 이장
김성수 이장은 수리골에서 태어나 쭉 생활해오고 있다. 현재 논밭 농사를 짓고 있는 김 이장은 전에 복숭아 운송업을 했었었다.
가족으로는 부인 남경희 씨 사이에 다섯 명의 딸을 자녀로 둔 딸부자로 두 딸이 현재 생극면 소재지에서 살고 있다.
“주민들 모두 건강하고 평안하시길 빈다.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한다.






건강하게 일해서 큰 소득이 있길 빈다

김동일 노인회장
김동일 노인회장
차평1리에서 태어나 80여년 일평생을 살아온 김동일 노인회장.
100여 명의 노인회원들 가운데 특히 88세 이상의 고령자가 여러분 있다고 소개한다.
김 노인회장은 “올 여름도 모든 회원이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란다. 아직도 농사를 짓는 회원들이 많은데, 건강하게 일하여 큰 소득이 있길 빈다”고 인사했다.
가족은 부인 이익근 씨와 자녀로 2남4녀.






건강이 최고, 더운 여름 건강하게 농사 지으세요

이종숙 부녀회장
이종숙 부녀회장
이종숙 부녀회장은 김민수 새마을지도자의 부인이다.
60여 명의 부녀회원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회원들이 연로한 형편. 이 부녀회장은 마을 일을 왕성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안타까워한다.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더운 날씨에도 건강하시고, 힘든 농사일도 잘 하시길 빌어요”라고 인사했다.





고향을 잊지 말고 자주 방문해주시길

김민수 새마을지도자
김민수 새마을지도자
“고향을 잊지 마시고 자주 방문해주십시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도 다들 잘 되길 빕니다.”
김민수 새마을지도자는 매년마다 정기적으로 모이는 차평1리 출향인들에게 인사한다. 동네에서 복숭아를 비롯해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 새마을지도자.
부녀회장인 이종숙 씨가 그의 부인. 자녀로는 1남2녀가 있다.






짚풀공예전시관에 열의를 갖고 운영하고 있어

김영식 노인회총무
김영식 노인회총무
부인 김동춘 씨 사이에 1남3녀의 자녀를 가족으로 둔 김영식 노인회 총무는 수리골 짚풀공예 작업에 열의를 갖고 주도해온다.
4년 전 큰 수술을 받아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형편. 오히려 짚 공예전시관 운영 등 마을 발전에 집중할 수 있다고.
“장수마을 선정, 짚공예사업이 지속해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짚풀공예 사업이 지지부진한 걸 그는 아쉬워한다.





우/리/마/을/자/랑/거/리

차평 짚풀공예전시관 노인회원들의 정성담긴 공예품 고스란히


차평 짚풀공예전시관은 차평1리 생활관 2층에 위치해 있다. 1층 생활관에서는 수시로 김동일, 김영식 씨 등 노인회원들이 짚풀 공예 작업이 이뤄진다. 이렇게 노인 회원들이 한땀 한땀, 한올 한올 정성을 들인 끝에 완성한 작품들이 200여 점 넘게 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특히 매년 관내 축제 때마다 수상한 작품들이 다수 보존돼 그 품격을 더하고 있다. 단 전시작품 소재가 짚이라, 장마철이면 습기 방제를 위해 지속적으로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유신저수지 넓은 들 농수로, 낚시터로 사용


행정구역 개편 전인 조선시대 이전에는 차평리 수리골 일대를 '유신리'로 불렀다고 주민들은 전한다. 그 흔적이 바로 유신저수지 이름이라고. 유신 저수지는 새터와 본말 위에 있다.
수리산과 수레의산 자락으로부터 흘러내린 맑은 물을 받아 가득 담고 있는 유신 저수지. 저수지 물은 차평1·2리의 수레기번던과 방축리의 넓은 들판에 농수로 쓰인다. 현재는 차평낚시터로 알려지며 전국 강태공들이 자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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