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을 사랑하는 사람들
가야금을 사랑하는 사람들
  • 김진수
  • 승인 2011.01.2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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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가야금 운율에 음성사랑 연주하다


차가운 겨울바람으로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주말이었다. 가야금 가락이 바람결에 청명하게 들려온다. 가야금 소리를 듣다보니 추위에 웅크렸던 몸과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 같다. 세파에 찌든 생각의 찌꺼기들을 가야금을 뜯으며 팔색조 운율에 날려버리는 여성들이 있다. 바로 '가야금을 사랑하는 사람들'(회장 유상분, 이하 '가야금사람들').
주말 오후, 기자는 대소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가야금에 흠뻑 빠져있는 '가야금사람들' 이현주 강사와 유상분 회장, 그리고 회원들을 찾았다.

■ 이현주 강사, 헌신적으로 가야금 불모지에 씨뿌려
'가야금사람들'은 대소면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정창수)가 운영하고 있는 주민자치교실 가운데 '가야금연주교실'(강사 이현주)에 참석한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역에 국악하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강사 이현주 선생은 어완선 씨 소개로 2003년 처음 '가야금연주교실'을 시작하였다.
이 선생은 가야금을 전공하고, 학교 레슨과 개인 레슨을 하는 한편, 충주관현악단에서도 활동한 바 있는 가야금 전도사다.
특히 이 선생은 세 자녀를 낳으면서도 그동안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대소주민자치센터 교실에 나와 가르쳐 열정을 보여줬다. '가야금 사람들'은 이런 이 선생의 열정적인 지도 아래, 그동안 매년 대소면 주민자치센터 작품발표회에서 발표해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 '가야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첫 연주회를 갖게 됐다.
초창기 가야금교실은 학생들 중심으로 10여명 정도가 참석했었다. 그러다가 2년전부터 어른 중심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자리를 잡게 돼,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는 어른이 10명 정도, 학생들 3~4명이 함께 하고 있다.


■ 다양한 회원들 가야금에 대한 열정 대단
회원 가운데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회원들이 있다. 이영란 회원은 7년 전 여기서 처음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하여, 현재는 서울에 소재한 백석예술대학에서 가야금을 전공하고 있다.
또 김옥순 회원은 현재 69세 최고령 회원으로서, 가야금 배우는 데 흠뻑 빠져,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기자가 취재하던 날, 이웃에 사는 회원 소개로 처음 가야금교실에 나왔다는 윤혜나 주부. 그녀는 열심히 연습해서 자녀에게 가야금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또 기자가 취재하던 그 자리에선 김경주 회원이 마침 결혼 날짜를 발표했다.
'가야금 사람들'은 김 회원 결혼식에서 가야금 연주로 축하해주자고 뜻을 모으기도 했다. '가야금 사람들'의 연락 및 모든 일들을 총괄하고 있는 이순희 총무는 회원들이 병원 간호사부터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고 소개한다.
또 회원들이 모두 개인 악기를 다 갖고 있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고 자랑한다.


■ 들을수록 심금을 울리는 가야금 운율의 매력
악기마다 다들 개성이 있다. 특히 가야금은 음을 들을 때 가슴 설레이게 하기도 하고, 가라앉혀주기도 하는 힘이 있다. 그만큼 가야금의 음은 다양하고, 듣는 사람들에 따라 다르게 들려지는 것. '뚱, 땅, 띵, 똥, 땡 등…'
여기서 잠깐 강사 이현주 선생으로부터 가야금에 대한 간단한 상식을 알아보자. 가야금은 12현. 각각 '레, 솔, 라, 레, 미, 솔, 라, 시, 레, 미, 솔, 라'의 음을 갖고 있다. 가야금을 이루고 있는 각 명칭은 통(울림통), 줄(안쪽을 지탱해주는 것), 돌(조리개:음 조절), 현침(오른손을 얹어 연주하는 곳), 부들(줄이 끊어지면 다시 연결시키는데 사용하는 것)이 있다. 조율은 주로 연주자 개인의 기억에 의존하고 있는데, 조율기를 사용해 점검하기도 한다.


■ 자주 연주회를 가져 주민들에게 다가갈 계획
주민자치센터 기타교실에서 기타도 배우고 있는 유상분 회장은 개인적으로 기타보다 가야금 연주가 훨씬 쉽고, 편하다고 말한다.
'가야금 사람들'은 앞으로 더 많은 회원들이 함께 하여, 열심히 연습해서 매년마다 정기 연주회를 가질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매년 주민자치센터 발표회에 참석하여 연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야금 연주를 희망하는 지역의 행사 및 각종 단체 행사에서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의 고유 가락인 가야금으로 지역과 주민에게 봉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창수 대소면 주민자치위원장은 '가야금 사람들'이 “음성의 가야금 문화를 선도하며 이끌어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늘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야금에 대한 순순한 열정으로 발전해가는 모습이 아름답고 귀하다. 앞으로 가야금의 아름다운 선율의 전도자로서 역할을 잘 감당해나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7년 여, 강사 이현주 선생의 열정적인 지도와 가야금 연주의 깊은 묘미를 알아가고 있는 '가야금 사람들'.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갖는 한편, 지역 곳곳을 찾아가서 팔색조의 가야금 운율로 군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길. 그윽한 우리 고유의 가야금 가락으로 음성 문화를 아름답게 꽃피우길 기자는 기대해본다.

미·니·인·터·뷰

유상분 회장
유상분 회장
꿈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기회는 온다

가야금을 사랑하는 사람들 유상분 회장은 남편 홍순환 씨와 1남1녀의 자녀와 함께 대소에서 거주하고 있다.
평소 우리 것에 관심을 갖고, 우리 가락을 좋아했었던 유 회장. 주민자치센터에서 가야금교실을 운영하는 것을 알게 돼 본격적으로 시작한 유 회장. 지금까지 3년가량 가야금을 배우고 있는 유 회장. 꿈을 꿈으로 갖지 말고, 최선을 다해 찾다보면 기회가 온다고 유 회장은 믿는다. “취미로 시작한 가야금이었는데, 지난해 처음 연주회를 가졌다. 앞으로 꾸준히 정기연주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히는 유 회장은 회원들에게, “마음에 사모해서 시작한 가야금 연주를 비롯해 모든 악기 연주가 힘들고, 오랜 시간 인내와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조급해하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해서 원숙하게 연주할 수 있기를 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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