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면 상곡2리를 찾아서
삼성면 상곡2리를 찾아서
  • 김진수
  • 승인 2010.11.3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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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햇살을 담구고 계절을 낚는 전원마을로 초대


삼성면 소재지서 경기도 일죽으로 뻗은 583번 도로를 타고 1Km 지점, 양덕 저수지에서 흘러나온 실개천을 따라 남쪽으로 작은 도로가 있다. 음성IC, 대소, 광혜원 방향을 지시하는 간판. 이 도로에서 채 1Km 못가 만나는 미곡처리장. 그 앞에 선 서원말 표지판이 가리키는 오른쪽으로 300m 지점, 중부고속도로 굴다리다. 다시 거기서 3Km, 해발 345m의 백운산 자락 고갯마루와 언덕을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아래점골 표지판이 손을 흔들어 차를 세운다. 상곡2리다. 동구밖엔 음성박씨 매장지 비석과 박석근 공적비가 나란히 방문객들을 맞는다. 백운산 자락에 안겨있는 마을, 좁은 도로를 따라 700m 정도 상곡저수지 제방을 올라가면 윗점골. 갓 준공을 끝낸 경로당이 저수지에 늦가을의 햇살을 담구고 계절을 낚고 있다. 경로당 등뒤로는 전원주택 10여 가구가 햇살을 받아 졸고 있다.
기자를 맞아 늦가을 햇살을 함초롬히 받으며 살아가는 상곡2리 주민들과 장완식 이장의 표정은 평화롭기만 하다.

■ 위쪽 마을이라 상곡리, 옛지명과 이야기들 흔적은?
옛날 상곡리(上谷里)는 충주군 천기면 지역. 천기면의 위쪽 마을이라 웃골 또는 상곡이라고 불렸었다. 1760년 작성한 <여지도서>를 보면 충원현 방리조에 '천기음면(川岐音面)에 상곡리(上谷里)'라는 기록이 있다. 상곡리는 고종 광무 10년에 음성군에 편입,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점동(店洞)을 병합해서 상곡리로 명칭을 정해 삼성면에 편입됐다. 이후 자연부락 윗증골(윗점골), 아래증골(아래점골)을 중심으로 상곡2리가 분구하기에 이르렀다.
삼성면 소재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4Km 가량 떨어져 있는 상곡2리. 동쪽에 용성리, 서쪽은 안성시 이죽면 두교리, 남쪽엔 청용리와 접해 있다. 윗점골 북쪽엔 경기도 안성시로 넘어가는 구실고개, 광대고개가 있는데, 지금은 사용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 또 구실고개와 광대고개 사이 골짜기인 사당채는 시체를 버리던 곳이었다고. 서북쪽 골짜기인 야와실은 경기도와 충북의 경계선이다. 아래점골에도 서쪽 골짜기로 예전에 부처를 주웠다는 부처골, 남서쪽 골짜기인 명마골, 앞산 너머에 있는 들판으로 쉰터, 그리고 소류지 방죽으로 상곡저수지가 윗점골과 경계를 만들어준다.
박배근 노인회장은 옛날 상곡리에는 마을 주민이 먹을 수 있는 돌우물샘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일제하에 근대화과정을 거치며 우물물을 봉했다는 것. 현재는 그 자리로 추정되는 곳만 짐작할 뿐이라고 박 노인회장은 회한을 털어놨다. 음성군지에선 윗점골엔 전에 솥점이 있었다고 하며, 또한 옹이집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 음성 박씨 집성촌, 그러나 근대화로 점차 변화돼
음성 박씨 집성촌이었던 상곡2리. 자손들이 청룡리, 대소면 오류리까지 점차 퍼져나갔다. 현재 상곡2리엔 10여 가구만이 박씨가 살고 있다. 오히려 음성 박씨는 청룡리와 오류리에 더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또 멀리 강원도 춘천에서도 음성 박씨 후손들이 매년 시제 때마다 찾고 있다고 박용선 새마을지도자는 말한다. 음성 박씨 집성촌으로서 유교 전통이 남았을 법하다. 주민 가운데 박완근 씨 아들 용진 씨가 지난 2009년에 효자상을 받아 주민들에게 효의 모범을 보여주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박 노인회장은 자랑한다.
현재 상곡2리는 42가구 92명 주민이 살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회원들은 대략 20여 분. 주민들 대부분은 농사를 지으며, 마을 인근에 있는 공장이나 회사를 다니고 있다. 상곡리와 용성리 일원엔 다양한 직종의 공장이 밀집된 음성하이텍 일반산업단지와 새터말과 아랫점골 사이에는 축산물도축장이 들어서 있으며, 삼성농공단지도 가까이 있다.

■ 경로당 건축을 통해 하나된 주민의 저력, 마을 발전에 동력되길
상곡2리 주민들도 해마다 12월 25일에 대동계를 하며, 윷놀이로 한해를 정리한다. 또 작년부터 장 이장은 저수지 제방에서 1월 1일 해돋이 행사를 갖고 있다. 저수지 제방은 함백산 위로 떠오르는 해를 정면으로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라고 추천한다. 작년엔 떡국을 끓여먹으며 해맞이의 기쁨을 나눈 주민들. 굳이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힘들이지 않고 해맞이 기쁨을 즐겼던 주민들은 이번에도 기대하고 있다.
상곡2리는 며칠 전 아담한 경로당을 준공하는 경사를 맞았다. 경로당 건축을 완료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준 군과 면 담당직원 및 주민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장 이장은 밝힌다. 특히 삼성면사무소 복지담당 우미숙 씨는 만삭의 몸으로 경로당 기공부터 준공식까지 자기 일처럼 마음을 써줬다고 주민들은 칭찬한다. “자본이 없고, 부족한 상황 가운데서도 경로당 건립을 위해 적극 활동한 장 이장에게 고맙다”고 박 노인회장은 말했다. 또 경로당 건축에 많이 도와준 벽산(성음), 삼성레미콘, 영승, 남강건설을 비롯 유승태, 배정성, 박용진 씨 등에게도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깨끗한 마음으로 마을 발전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은 소신을 갖고 일하겠다”는 장 이장. 도축장 건축과정에서 중앙 부처 관계자가 주민 화합을 저해하는 언행을 보여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도축장 관계자들이 지난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마을 주민과 상생할 수 있도록 허심탄회한 대화와 마을에 대한 진정성을 갖는 전향된 자세를 장 이장은 주문한다.
장 이장과 주민들은 앞으로 군 및 축협으로부터 기술자문 및 지원을 받아 축산물 판매장을 운영해서 마을 발전에 기여하고, 젊은이들이 많이 이주해 올 수 있도록 특화마을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또 전원주택지를 조성해 주민들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다. 마을 표지석 세우는 일을 비롯해 그동안 해왔던 일보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은 장 이장과 상곡2리 주민들. 그들의 희망과 땀이 결실맺어, 상곡2리가 더 평화롭고 살기좋은 마을이 되길 기자는 기대한다.

우리동네 발전의 주역들

생각을 맑게 갖고 일한다. 협조해준 주민들에게 감사

장완식 이장
장완식 이장
장완식 이장은 10여년 전 상곡리에 들어와 현재 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동숭동에서 태어나 경기도 여주에서 자란 장 이장은 여주를 고향으로 생각한다.
고향 근처로 내려오느라 상곡리에 오게 됐다는 장 이장. “생각을 맑게 갖고 하는 마을 일에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민들이 믿고 잘 협조해줘 경로당을 건축하게 됐다. 감사하다”는 장 이장은 출향인들에게도 “마을을 자주 방문해달라”고 인사했다. 장 이장 가족으로는 부인 유학임 씨와 세 명의 딸이 있다.

욕심 버리고 마음 건강, 몸도 건강하게 살자

박배근 노인회장
박배근 노인회장
부인 조간난 씨와 네 아들을 가족으로 둔 박배근 노인회장은 상곡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해방되던 해부터 71년까지 외지에서 생활하다가 귀향했다.
“마음에 욕심을 버리고, 과거에 집착하지 않으면 마음이 건강해지고, 그러면 몸도 건강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는 박 노인회장은 노인회원들이 다 마음도 건강, 몸도 건강하길 바라고 있다. 박용성 마을 총무와 박용선 새마을지도자가 박 노인회장 자제이다.



애향심과 마을에 대한 자부심을 갖자

박용성 총무
박용성 총무
“상곡리가 가구수는 적지만 발전 가능성이 많은 동네라는 자부심을 가져라. 건강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애향심을 갖자.”
마을 젊은이들에게 권고하는 박용성 마을 총무. 그는 부모님(박배근 노인회장 부부)을 모시고 학생인 1남 2녀의 자녀와 함께 단란하게 살고 있다.




낙후된 동네 발전을 모색하겠다

박용선 새마을지도자
박용선 새마을지도자
든든한 마을 일꾼, 박용선 새마을지도자는 서울에서 초등학교 1학년 때 상곡리로 내려왔다. 전 이장인 박 새마을지도자는 “이장을 비롯한 마을 임원들과 하나되어 축산물공판장과 연계된 사업을 구상하여, 낙후된 동네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박 새마을지도자는 농사를 지으며, 부인 이청자 씨 사이에 학생인 두 딸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모든 부녀회원들이 화목하고 건강하게 살길

김성자 부녀회장
김성자 부녀회장
금왕읍 행제리가 친정인 김성자 부녀회장은 71년도에 남편 박장근 씨와 결혼하면서부터 상곡리에 살고 있다.
자녀는 1남 3녀. 군에서 팔씨름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던 김 부녀회장은 4차례 대수술을 받았다. 현재 건강을 회복해가고 있는 김 부녀회장은 14명의 부녀회원들에게 “기금을 마련하는 일과 마을 일이 있을 때마다 잘 협조해 줘서 고맙다. 화목하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똑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마을 일 할 것

이귀동 개발위원장
이귀동 개발위원장
이귀동 대동계장은 인천에서 살다가 91년도에 상곡리로 들어와 살며, 금왕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동계장은 “상곡리 주민들은 인심좋고 화합이 잘된다. 그래서 무리없이 경로당도 준공할 수 있었다. 언제나 똑같은 마음으로 앞으로도 마을일 열심히 하자”고 자랑한다. 이 대동계장 가족으로는 부인 강복임 씨와 진천 광혜원에서 살고 있는 두 아들이 있다.







우 / 리 / 동 / 네 / 자/ 랑 / 거 / 리 상곡저수지/ 음성 박씨비

유서깊은 마을, 영혼을 맑게 씻고 낚는 희열을 느껴


해발 345m의 백운산 밑에는 전원생활을 꿈꾸던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살 수 있는 전원주택지가 마련돼 있고, 그 앞으로는 상곡저수지가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맑은 수질과 하루 밤에 3~400 마리를 낚을 수도 있는 풍부한 어획량을 자랑하는 상곡저수지는 상곡2리 주민들의 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곳.
또 마을 입구에는 두 비석이 마을 초병처럼 서 있다. 음성 박씨 매장지 비석을 통해 음성 박씨 집성촌으로서 상곡2리가 음성 박씨들의 뿌리임을 알려준다. 그 옆에는 근대화 과정에서 음성 박씨의 가계와 전통을 지켜온 음성향교 전교인 박석근 씨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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