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동면 쌍정1리 정내마을
맹동면 쌍정1리 정내마을
  • 김진수
  • 승인 2010.11.19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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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산에 서린 맹동의 맥을 고이 간직한 마을을 찾아


천지개벽 물난리 때 쪽박만큼 남았다고
함지박산
기우제 터를 내주었단다
무제봉
병풍밑으로 모여있는 윗정내 아랫정내말
그래서 쌍정1리
고려 때 정천군청이 섰었다는 가물가물한 시절을
앞당뜰은 청수샘물 빛바랜 추억 한 사발 길어올리느냐
충의를 다짐하던 한 장수의 무릎 자국 뚜렷하게 새겨진 장구바위처럼

군자터 고개에 서면 눈잡힐듯 다가서는 마당골 불당골 큰골 향교골이 정겹
기만 하구나
- 기자의 졸시, 『쌍정1리에 들어서며』

이런 싯귀를 읊조리며 기자는 쌍정1리 정내마을로 들어섰다.
맹동면 소재지 마을, 쌍정1리 곳곳에는 함박산 기슭에 서려있는 맹동의 맥이 고스란히 스며 있었다. 쌍정1리 김종운 이장을 비롯해 주민들이 들려준 가을 단풍처럼 아름다운 정내마을 이야기를 소개해본다.

■ 정겨운 옛 정취 곳곳에 남아 있어
옛날 쌍정1리는 충주군 맹동면 지역. 1906년 음성군에 편입돼,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상정리(上呈里)와 하정리(下呈里), 중본리(中本里) 율리(栗里)의 각 일부를 병합하여 한 마을이 됐다. 마을 이름은 상정과 하정의 이름을 합해 쌍정리(雙呈里)리라고 했다. 이후 분구하여 정내마을을 중심으로 쌍정1리가 됐다.
지리상 쌍정1리는 동쪽에 함박산이 가로막고 있다. 함박산 너머로는 음성읍 동음리가 이어진다. 마을 서쪽은 본성리, 또 남쪽엔 두성리와 북쪽으로 마산리가 인접해 있다. 쌍정1리 자연부락을 보면 고려 때 정천군청이 있었다는 아래정내(下呈里), 양촌과 음촌으로 나뉘어진 윗정내(上呈)가 있다. 윗정내 앞에는 앞당뜰이 진천 덕산까지 펼쳐져 있다.
아래정내 마을에는 삼원탑(三原塔)이 있는데 문화적 가치를 갖고 있으며, 1938년 세워진 쌍룡사(雙龍寺)는 맹동임대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바람에 그만 없어지고 말았다.
쌍정1리엔 함박산(339m)과 무재봉(300m)이 있다.
“원래 이 일대는 평야지대였다. 그런데 비가 많이 내렸을 때, 함지박만한 산만 남고 다 잠겨서 주민들이 그 산에 올라가 살아났다고 한다. 그후 함박산이라고 불렀다”고 '함박산중기' 대표 임종혁 씨는 함박산 유래를 설명해줬다. 함박산 북쪽에 있는 무재봉에선 옛날 기우제를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리고 쌍정소류지는 그 기능을 바꿔 현재 맹동면체육공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시장통에서 군자리로 넘어가는 군자터 고개가 있고, 마당골, 불당골, 절골, 큰골, 향교골과 같은 정겨운 옛 명칭을 간직한 곳들이 있다.

■ 살기에 편리하지만 어린이.청소년들 점점 줄어
쌍정1리는 182가구, 34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주민들은 상업, 직장인, 농민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특히 맹동수박을 가꾸는 주민들도 여럿 된다. 쌍정1리는 유동인구가 많은 편. 그 원인 가운데 하나는 진천군 덕산과 금왕읍이 학군인 쌍정1리는 자녀들이 중학생이 되면 밖으로 다 나가기 때문이다.
점점 자녀 출산이 줄어들고, 노령자가 늘어나는 사회적 추세는 쌍정1리도 빗겨가지 않는다. 노인회장 김현천 씨가 다닐때만 해도 초등학교가 1500여명 학생이 있었는데, 지금은 160명으로 줄어들었다고. 이런 상황은 쌍정1리를 포함한 맹동면 전역의 현실이라고 김 노인회장은 안타까워 한다.
김 이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쌍정1리를 맹동의 1번지 마을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맹동면 소재지로 쌍정1리엔 각종 관공 기관이 모여 있는 것. 초등학교를 비롯해서 파출소, 농협, 우체국, 신협 등이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 관청과 출향인들, 마을회관 건립에 관심과 동참을
쌍정1리 출신 인사들 가운데는 고시에 합격한 이들이 다수가 있다. 이민영 씨는 초등학교 졸업이라는 학력으로 고시에 합격하였다. 그런데 몇 년 전엔 그의 아들도 23세라는 약관 나이에 사법고시에 합격을 했다. 이른바 부자간에 걸쳐 고시에 합격한 셈이다.
또 박창래 씨는 19세에 행시와 고시를 합격하였으며, 고등법원 판사로 퇴직했다고 김 노인회장은 자랑한다.
쌍정1리도 매년 말에 대동계를 하고, 정월대보름은 주민 화합 윷놀이를 갖고 있다. 또 면에서 주관하는 경로잔치 외에 올해는 마을에서 따로 경로잔치를 주관했다. 지난 5월 어버이날에 김 이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추진하여 60여 어르신들이 인천으로 효도관광을 다녀왔다.
쌍정1리는 맹동면의 얼굴인데, 김 이장을 비롯한 마을 임원들은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현재 마을회관을 겸해서 쓰고 있는 경로당은 군유지에 있던 창고를 개량한 것. 부지를 구입하는 게 어렵다고 토로하는 김 이장은 마을회관 및 경로당 건립에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힌다. 올해부터 이장을 맡아 군자리로 넘어가는 도로 포장을 마치는 등 사심없이 마을 일을 보고 있는 김 이장. 행정기관에 대해 “맹동 1번지로서 면소재지 마을인 쌍정1리에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건의했다.
또 출향인들을 향해 “동네에 더 관심을 갖고 마을 발전을 위해 협조를 바란다. 고향을 자주 방문해서 주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자”고 당부했다.
파출소 뒤에 살고 있는 김 노인회장이 기자에게 범죄없는 마을이라고 서슴없이 자랑하는 쌍정1리. 관청 및 금융 일을 보기에 편리한 쌍정1리. 순박한 김 이장과 주민들이 서로 의지하며 모여사는 쌍정1리. 정내마을에도 함박산 가을 빛이 곱게 물들고 있다.

우리동네 발전의 주역들

김종운 이장
김종운 이장
다양한 주민들 편안하도록 작은 것부터 실천하려고

진천 백곡이 고향인 김종운 이장이 쌍정리에 이사온 건 30여년 전이다.
쌍정리에서 살며 결혼한 그의 가족은 부인 조현규 씨와 1남 1녀의 자녀가 있다.
올해부터 이장 일을 맡은 김 이장은 “직업과 연령이 다양한 주민들이 모두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내가 먼저 작은 것부터 실천하며 봉사하는 자세로 마을 일을 하겠다”고 밝힌다.


김현천 노인회장
김현천 노인회장
어른답게 젊은이들을 칭찬하며 모범을 보이는 회원들 되길

자신까지 3대에 걸쳐 쌍정리에서 살아오는 김현천 노인회장은 이장을 비롯해 마을 일도 많이 맡아왔다.
가족으로는 부인 조선월 씨가 있고, 2남3녀의 자녀는 모두 출가한 상태다.
“게이트볼, 걷기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무엇보다 어른답게 젊은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칭찬하며 어른역할을 잘 하자”고 김 회장은 60여명 노인회원들에게 부탁했다.




김진병 총무
김진병 총무
어른 공경 잘하고, 마을 운영에 잘 참여하는 주민들 자랑스러워


쌍정리에서 태어나 자란 김진병 마을 총무는 “타 동네에 비해 쌍정리 주민들은 웃어른 공경을 잘한다. 또 마을일에 잘 참여하는 편이라 운영에 어려움이 없다”고 자랑한다.
'마을회관과 경로당이 좁고 불편한데, 터 구입이 마땅치 않다.
경로당 현재 자리가 군유지인데, 군쪽에서 싸게 불하해서 마을이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시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김 마을 총무는 현재 노모를 모시며 부인 한경희 씨와 1남1녀의 자녀가 화목하게 살고 있다.


김영규 새마을지도자
김영규 새마을지도자
마을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할터
음성지역 족구 보급에 앞장섰던 김영규 새마을지도자는 강원도 정선이 고향이다.
10년 전에 맹동 쌍정리에 정착해서 현재 떡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다.
“일하느라 바빠서 마을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앞으로는 이장님을 비롯한 마을 임원들을 도우며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하는 김 새마을지도자이다.
그의 가족으로는 부인 유선옥 씨와 학생인 1남1녀의 자녀가 있다.

박선숙 부녀회장
박선숙 부녀회장
형제, 딸처럼 예쁘게 봐주세요. 더 열심히 할께요

1남 2녀를 자녀를 둔 박선숙 부녀회장은 남편 노귀섭 씨와 함께 현재 수박농사를 짓고 있다.
40여명의 부녀회원들이 “너무들 협조를 잘해주신다. 부녀회장을 맡은지 1년밖에 안됐는데 형제나 딸처럼 예쁘게 봐주시고, 어르신들을 위해서 마음은 잘해드리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죄송하다. 앞으로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든든하다.




최성수 개발위원장
최성수 개발위원장
시장활성화 위해 지혜와 힘을 모으자

전 이장으로서 현재 청주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최성수 개발위원장은 시장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맹동산업단지와 혁신도시가 들어서며 인구가 증가할 것이다. 가장 가까운 면소재지인 맹동이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범쌍정권역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 스쿨존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으겠다”고 최 개발위원장은 밝혔다.
그의 가족으로는 부인 이순화 씨와 1남1녀의 자녀가 있다.

우 / 리 / 동 / 네 / 자/ 랑 / 거 / 리 함박산 / 체육공원



주민들 건강과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어

함박산은 동남쪽에 있는 해발 339m의 산.
옛날 천지개벽 때 물에 잠겨 함지박 하나 놓을 자리가 있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산으로 '함지박산, 쪽박산'이라고도 불렀다. 현재는 맹동면의 유일한 등산로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쌍정1리 동북쪽, 금왕으로 가는 꽃동네 고개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함박산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하면, 오른쪽 계곡에 500여평 가량의 체육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쌍정리 소류지로 이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지었으나, 1999년도 폐지하여 이곳에 맹동 면민이 이용할 수 있는 정자를 설치. 화장실, 등의자, 10여종의 각종 운동기구와 잔디밭을 조성하여 각 단체별 화합대회 및 주민의 유일한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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