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우재영상회
감우재영상회
  • 정선옥
  • 승인 2010.11.19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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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통해 보는 따뜻한 시선”


19세기가 끝나갈 무렵, 조지 이스트만은 코닥사를 세우고 롤필름을 제조한다. 코닥 카메라는 하룻밤 새에 국제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사진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예술가들은 사진을 두고 예술로 보아야 할지, 단순한 사진으로 보아야 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였고, 20세기로 바뀔 즈음에도 여전히 그 논쟁은 숙제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20세기가 밝아 다양한 분야에서 사진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그러한 논쟁은 사라진 지 오래다. 예술로서의 작품성뿐만 아니라 이미 사진은 그 실용성에서 탁월한 매체임을 현재까지 인정받고 있다.
21C 들어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 되었지만 많은 분야에서 그렇듯이 아날로그에 대한 사람들의 동경은 여전하다. 미미한 사물들은 사각의 틀 안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고 그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제 작가들은 말이 아닌 사진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셔터를 누르는 이의 사유가 고스란히 사진 한 장에 담겨지는 것이다.


음성군을 아우르는 감우재영상회
문득 발길이 멈춘 전시장에서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는 사진작품들을 볼 때만 해도 사진을 찍은 이들이 감우재영상회 회원들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아마도 감우재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가 사진 동호회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회원들을 만나 설명을 들어보니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지난 1996년 여성회관의 사진 강좌로 출발한 이 모임은 그저 사진 찍는 것이 좋아서, 혹은 사진에 대한 궁금증으로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듯 지역과는 관계없이 취미생활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모인 이들이다 보니 뭔가 의미있는 이름을 짓고 싶었단다. 궁리 끝에 나온 답이 바로 감우재. 어찌 보면 소지역주의의 대표격이랄 수 있는 감우재를 동호회의 이름으로 사용함으로써 음성군을 아우르고, 나아가 음성군을 대표하는 단체로 발전하길 기원하는 뜻에서 지어진 상징적인 이름이다.

사진으로 풍요로워지는 삶
감우재영상회의 태동과 함께 활동을 시작한 회원들은 이미 50대에 들어섰다. 아직까지 40대가 주축을 이루긴 하지만 30대 후반부터 다양한 연령대가 포진돼 있어 회원들로서는 서로에게 많은 의지가 된다고 한다. 회원들은 정기적인 출사를 통해 취미를 함께 하는 동호인들이기도 하지만 수시로 만나 속내를 털어놓을 만큼 가까운 친구요, 자매 같은 사이로 발전했다. 특정한 목적을 지니고 탄생한 단체가 아닌 순수한 목적의 동호회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원들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있는 정기 출사는 청주 쪽이나 대청댐 쪽으로 자주 나간다. 회원 대부분이 주부여서 시간을 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런 취미 하나쯤은 있어야 '사는 맛'이 있는 것이라며 굳이 사진이 아니더라도 평생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취미를 갖기를 권한다.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자신들의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경제적 지원과 지부 설립이 숙원
해마다 정기전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는 감우재영상회는 회원전 뿐만 아니라 각종 초대전을 통해서도 자신들을 알리고 있다. 또한 전국품바사진촬영대회 등을 준비하면서 단체의 저력을 보여주고, 더불어 다수의 공모전에 출품해 수상함으로써 회원 개개인의 출중한 역량을 뽐내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일들을 이루어 왔지만 회원들의 더 큰 바람이 있다면 지부 설립과 경제적 지원이다. 사진을 공부할 수 있는 강좌가 다시 마련되고 좀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틀이 되는 지부가 설립되어 관내에 사진 인구가 늘었으면 하는 것이 이들의 바람인 것이다.

따뜻한 시선, 사진의 매력
10년을 넘게 사진을 공부한 회원들이 많다 보니 벌써 사진작가협회에 등록된 작가들도 여럿이다. 처음부터 작가가 되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사진을 많이 접하고, 또 많은 사진을 찍다 보니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란다. 그래도 상업사진이나 프로사진작가들의 작품과 달리 회원들의 사진은 느낌 자체가 다르다고 한다.
사진을 찍으면서 회원들 자신이 가장 많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점은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이란다. 세상을 훨씬 긍정적이고, 다양하고, 아름답게 보는 시각이 생겼다고 한다. 예전엔 눈 쌓인 산을 보면 삭막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요즘엔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한다. 또한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만족스러운 사진 한 장, 그리고 우연치 않게 얻어진 아름다운 사진 한 장이 무거운 장비를 메고 안개조차 걷히지 않은 산길을 오르는 회원들에게 주어지는 커다란 보상이다. 회원들은 이런 가슴 벅찬 순간들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한다.




미·니·인·터·뷰

정은옥 회장
정은옥 회장
“사회가 더 따뜻해질 수 있도록”

지난 '전국품바사진촬영대회'는 우리 감우재영상회의 열정과 단합된 힘을 대내외에 알리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동호회 일에 늘 성심을 다해 주시는 회원들에게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토요일 새벽, 달콤한 늦잠의 유혹을 이겨내고 출사를 나갈 때마다 다른 회원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지만 이런 인내와 오랜 기다림 끝에 얻어지는 결과물에서 느껴지는 감동을 언제나 기억했으면 합니다.
우리의 따뜻한 시선이 우리의 사진을 보는 다른 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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