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읍 삼생3리 거문거리 마을
음성읍 삼생3리 거문거리 마을
  • 김진수
  • 승인 2010.11.0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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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되어 고향을 지킨 자랑스런 주민들을 찾아서


며칠 전, 전해진 낭보. “공수부대 음성 낙하훈련장 건설 원점 재검토!” 이에 음성군민들은 환호했다. 특히 낙하훈련장 추진 반대에 앞장서왔던 덕생관내(삼생리, 동음리, 초천리 등 10개 마을) 주민들은 감격과 기쁨속에 잔치까지 벌였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청정 고향을 지키게 됐다는 기쁨과 감격으로 주민들 표정이 환해진 마을, 음성읍 삼생3리(이장 장해상, 이하 '삼생3리'). 이번 기자가 취재한 삼생3리엔 가을햇살이 따듯하게 비치고 있었다.


◈ 거문고 고리같은 산밑 아담한 마을
삼생3리는 음성읍에서 서쪽으로 10km에 위치해 있는 아담한 마을이다. 마을 동쪽으로 초천리, 북쪽으로는 동음리, 남쪽으로 원남면 삼용리가 접해 있다. 삼생3리는 본래 충주현이었다가 음성군 근서면 지역으로 편입, 삼싱이라 칭했다. 다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동음리 일부와 맹동면 중삼리 일부를 병합해 음성면 삼생리가 되었다. 1956년 면이 읍으로 승격되어 현재 명칭을 갖게 되었다. 자연부락 명칭은 '금리(琴里)', 또는 '거문고리'라고 한다. 이 명칭은 동네 뒷산형태가 “거문고 고리같다”해서 '고문고리' 또는 '금리'라고 부른다. 표지석에는 자연부락 명칭이 '거문거리'로 표기됐는데, '거문고리'가 정확하다고 장덕현 덕생관내 10개부락 총노인회장은 주장한다.
삼생3리는 과거 64호 가구가 있었으나 점차 줄어들어 현재는 26호로, 남자 25명, 여자 31명으로 총 56명 주민이 살고 있다. 특히 삼생3리는 단양 장씨 대표적인 집성촌으로 장씨 외에 다른 성을 가진 가구는 2가구 밖에 없다.
삼생3리 주민들은 특용작물로 주로 인삼과 고추를 경작하고 있다.

◈ 장충범 장군, 장기량 선생의 공적 서려 있어
삼생3리 주민들은 마을 산기슭에 있는 '충신 장충범 정려문'에 서려 있는 장충범 장군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정려문이란 충신, 효자, 열녀 등 사행을 표창하여 나라에서 세워준 집을 말한다. 충신 장충범 정려문은 2006년 음성군 향토문화유적 21호로 지정받았다. 그 외 1952년 건립된 신도비가 원남면 삼용리 산기슭에 이웃해 있고, 전승비는 장군이 전사한 곳인 생극면에 위치해 있다.
단양 장씨 전국 대동회장을 역임한 장 총노인회장은 1951년 작성한 18쪽짜리 <장충범 장군신도비추진록> 사본을 포함해서, 7~8장에 달하는 교지 사본을 비롯해 단양장씨 가문과 마을에 관계된 소중한 자료를 많이 소장하고 있었다. 특히 신도비추진록에는 신도비를 세울 당시 협조한 사람들 명단과 협력한 분야까지 상세하게 기술돼 있어, 역사적 가치가 있는 귀한 자료라고 기자는 생각한다.
취재중 기자는 마을 입구의 도로 옆 느티나무 아래 작은 비석에 발길을 멈췄다. 다름 아닌 금계 장기량 선생 공적비. 이 비는 일제시대 덕생학교 설립에 힘썼고, 1953년 전쟁 후 극심한 가난에 빠진 주민들에게 식량을 풀어 구제했던 장 선생의 공적을 기념하는 비다.

◈ 똘똘 뭉친 주민들의 힘, 마을 앞날 기대돼
삼생3리 주민들 얼굴엔 웃음꽃이 만연해 있다. 몇 일전 극적으로 결정된 '공수부대 낙하훈련장 유치 원점 재검토'란 소식 때문. 지난 3년간 국방부에서 삼생리 마을 뒷산과 원남면 삼용리 산지 일대에 건립을 추진하려던 공수부대 낙하훈련장 유치 반대 운동은 삼생3리 주민들을 장해상 이장을 비롯한 마을 임원 중심으로 똘똘 뭉치게 했다. 똘똘 뭉쳐진 주민의 힘은 불가능할 것 같았던 국방부로부터 유치 철회를 이끌어냈다. 이런 자부심이 주민들 표정을 활짝 펴게 한 것. 장 이장은 “지난 3년간 어떤 회유와 협박에도 이장과 임원들을 한결같이 믿고 협력해준 주민들과 군민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이 일을 계기로 군 관계자들도 민심의 무서움을 통감하고, 군·민 상생의 기회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주민들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서 피해가 덜한 제2, 제3의 장소를 물색하여 훈련장을 건립해 차질없이 자주국방에 전념해달라”고 부탁했다.
현재 삼생3리는 음성로타리클럽과 자매결연을 맺고, 경로잔치 및 마을 행사를 함께 하고 있다. 음성로타리클럽 회장으로 있을 때 자매결연을 맺은 장순옥 씨는 “고향 어르신들이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란다. 낙하훈련장 건립을 저지하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고생한 게 헛되지 않아 낙하훈련장 건립이 취소된 것을 축하드린다. 살기좋은 고향을 유지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인사했다.
앞으로 장 이장은 도 예산과 군비 8억원을 들여 동음리로 이어진 교량 공사와 농로 포장을 마무리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다. 또 장 총노인회장은 덕생관내 10개 부락에 총 320여명의 노인회원들이 있다고 소개한다. 가까운 곳에 노인복지시설이 없기 때문에 많은 노인 회원들이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 금왕에 있는 노인복지회관이나 음성읍내로 나가는 실정. 그래서 장 총노인회장은 게이트볼장 옆에 덕생지역 작은 노인복지관(복합경로당)을 건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사회단체 기관장 및 관계자들과 출향인들이 관심을 갖고 협조해줄 것을 장 총노인회장은 부탁한다.
취재를 마치고 기자는 똘똘 뭉친 주민들의 힘을 통해 삼생3리의 밝은 내일을 그리며 나왔다.

/우/리/마/을/사/람/들/

장 해 상 이장
장 해 상 이장
굵직한 현안들 잘 처리한 뚝심있는 일꾼

삼생3리에서 태어나서 자란 장해상 이장·가족은 부인 안경옥 씨 사이에 2남 1녀의 자녀이다. 3년째 이장을 맡으며 장 이장은 회관을 건립하고, 동음리 골프장 문제를 마무리한데 이어 최근 공수부대 낙하훈련장 유치 백지화까지 굵직굵직한 일들을 무리없이 처리했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청정지 고향을 찾는 분들을 적극 환영한다. 너나 할 것 없이 포용하여 더불어 잘사는 복지 마을로 가꿔가자”고 출향인 및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장 주 현 노인회장
장 주 현 노인회장
회원들 건강하고 즐겁고 화목한 시간 보내도록


노모를 모시며 부인 이경자 씨랑 2남1녀의 자녀를 가족으로 두고 있는 장주현 노인회장. 장 노인회장은 “바쁜 농사일에 수고가 많다. 회원들 모두 건강하시고, 농한기에는 회관에 나와서 즐겁고 화목한 시간을 갖자”고 30여명 노인회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문 화 자 부녀회장
문 화 자 부녀회장
농사일에 고생 많으신데 마을 일에 더 많은 협조를

문화자 부녀회장은 인삼, 벼, 고추 농사 등을 짓고 있다. 맹동 통동리에서 35년 전 시집온 문 부녀회장 가족으로는 전 마을 이장인 남편 장해춘 씨 사이에 1남 3녀의 자녀가 있다. 27명의 부녀회원들에게 “연로한 회원들이 많은데, 다들 건강하시고, 1년 농사일에 고생 많으셨다. 마을 일에도 많이 협조해달라”고 문 부녀회장은 부탁했다.



장 남 석 새마을지도자
장 남 석 새마을지도자
예산이 확보돼 다리와 농로포장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

“마을엔 공사 진척이 안되는 다리와 포장이 안된 농로가 많다. 예산이 빨리 확보돼서 조속히 공사가 완성되기를 바란다”고 장남석 새마을지도자는 밝힌다. 장 새마을지도자 가족으로는 부인 신태숙 씨 사이에 4명의 딸이 있다.


장 윤 옥 개발위원장
장 윤 옥 개발위원장
낙하훈련장 유치 반대와 일심동체로
동참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삼과 논농사를 짓고 있는 장윤옥 개발위원장. 가족은 부인 한명희 씨와 1남 1녀이다. “그동안 낙하훈련장 유치 반대를 일심동체가 되어 동참해준 마을 주민들의 수고에 감사한다. 그 외 깊은 관심을 갖고 지지해준 군민들의 협조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장 개발위원장은 말했다.

장 덕 현 덕생관내 총노인회장
장 덕 현 덕생관내 총노인회장
각종 사회단체장을 역임, 전천후
게이트볼장 만들겠다

삼생리, 동음리, 초천리 덕생관내 10개 마을 노인회를 대표하는 장덕현 총노인회장. 장 총노인회장은 부인 안상임 씨와 아들 장해일 씨 가족과 더불어 화목하게 살고 있다. 군 제대 후 계속 고향을 지키며 18년간 이장을 비롯, 바르게살기협의회장 등 군내 여러 사회단체장을 맡으며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해온 장 총노인회장. 장 총노인회장은 지난 6월 25일 개장한 게이트볼장을 전천후 경기장으로 만드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 / 리 / 동 / 네 / 자/ 랑 / 거 / 리

충신 장충범 정려문(忠臣 張忠範 旌呂門)

이 정문은 장충범의 충절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충신문으로 정면 1간, 측면 1간의 맞배지붕의 목조기와집으로 양옆에 풍벽을 달았고 사면은 홍살로 막았다. 판액에는 “충신 증가선대부이조참판검동지의금부사오위도총부부총관행 통훈대부군자감주부장충범지문 상지즉위 팔년 정사 이월 일 명정<忠臣 贈嘉善大夫吏曹參判兼同知義禁府事五衛都總府副摠管行 通訓大夫軍資監主簿張忠範之門 上之卽位 八年 丁巳 二月 日 命旌>”라 되어있다.
장충범 장군은 임진왜란 때 군자감주부로 충주에서 왜적과 싸우다가 부상당해 향리인 삼생리에 와서 피신하며 치료했다. 그후 조선 선조 30년(1597년)에 동지를 규합하여 창의하여 삼생리 구진터에서 분전하다 전사했다. 이에 선조 38년(1605년)에 선무원종공신 녹권이 하사되고, 철종 8년(1857년)에 충신의 정문이 내리고 이조참판에 추증되었다.
기자가 취재하며 아쉬운 점은 이곳을 알리는 도로 표지판이 전혀 없고, 진입로가 없는 실정. 도로 표지판 설치와 진입로 공사가 절실하고, 지속적인 유적지 관리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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