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면 충도3리 상양전 마을
소이면 충도3리 상양전 마을
  • 유재윤
  • 승인 2010.10.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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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고목 아래서 온유하고 순박한 무공해 이야기에 물들다”


며칠 전 이사성 노인회장이 키우는 토란에 꽃이 활짝 피었다. 100년에 한번 필까말까하는 토란꽃이 핀 걸 보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며, 동네에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이 노인회장이 사는 마을. 소이면 충도3리 상양전 마을은 유년의 고향품 같다. 마을회관에서 햇과일을 깍으며 도란도란 가을을 나누는 충도3리 주민들을 만나며 세파에 찌든 마음은 어느덧 정갈하기만 하다.

♣ 10여 그루 고목의 그늘아래 순박한 주민들 살고
충도3리 상양전 마을은 우리말로 '윳볕돈'이다. 또 '배나무뻐댕이'라고 불려지기도 한다. 아직도 마을에는 130년이 넘는 배나무가 있기 때문. 그 외에도 상양전 마을 곳곳엔 20여M가 넘는 100년 이상 수령의 고목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4년간 부녀회장을 맡기도 했다는 김미숙 씨는 충도초등학교를 다니며 가졌던 고목들에 얽힌 추억을 종종 떠올린다. 어릴 적 현 보건소 자리에 당시 13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거기서 그네도 타고 놀던 기억을 소개하며, 그 나무가 없어진 걸 많이 아쉬워한하기도 했다.
충도3리 상양전 마을은 여느 자연마을과는 달리 각성받이 마을. 몇 년전까지 무려 23성(性) 주민들이 모여 살았다. 이를 보아 짐작가듯 배타적이지 않은 주민들은 한결같이 온유하고 순박하다. 13년전부터 이 마을에서 사는 이 노인회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타향인들을 잘 포용하며 잘 융화하여 왔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마을에 정착하여 즐겁게 살아간다. 현재 32가구가 있는 상양전 마을 주민은 80여명 정도. 주민들 70%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노령화 마을이기도 하다. 마을에 젊은이들이 많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주민들은 한결같이 소망한다. 주민 대부분이 아픈 몸을 이끌고 과수와 수도작, 두류 농사를 짓고 있으며, 6~7명 정도만이 농사를 지으며 인근 공장에 일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기자가 취재하러 가는 길, 마을비 옆으로는 현재 경찰청 경위로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경수 씨를 축하하는 현수막도 인상적이다. 김 씨처럼 마을을 빛내는 인사들이 특별히 많지 않은 충도3리 주민들은 대대로 유순하고 소박하게 살아왔다.

♣ 무공해 청정 마을, 보건진료소 신축 기다려
앞에는 국사봉이 지키고 있고, 뒤로는 든든히 감악산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양전 마을. 마을 전체의 70% 이상이 산지인 상양전 마을은 물이 음성군내에서도 가장 깨끗할 것이라고 유영희 대동계장은 자랑한다. 마을 앞에 흐르는 도랑에는 1급수에서만 자란다는 가제를 지금도 심심치 않게 잡을 수 있다는 걸 보니, 정말 상양전 마을은 무공해 청정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노인회장 경우 13년전 마을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건강이 안좋았는데, 마을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환경에서 하루하루 지내다보니까 건강이 저절로 좋아졌다고 말을 보탠다.
충도3리 주민들은 모두 평생 지은 농사로 허리와 어깨 무릎 관절이 온전하지 못하다. 그래서 무엇보다 보건과 건강이 절실한 형편. 그래서 주민들은 보건진료소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보리쌀을 비롯하여 곡물을 모으고,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았다. 그 결과 현재 사용하는 진료소 옆에 270평 부지를 헌납 받았다며, 정경숙 진료소장은 주민들께 감사의 인사를 했다. 내년부터 공사가 시작될 보건 진료소 신축건물이 완공되면 좀 더 편리하고 양질의 보건 서비스가 주민들에게 많이 돌아갈 것을 주민들은 내심 기대하고 있다.

♣ 주민들 한 마음으로 활기찬 마을 그리다

또 주민들은 마을로 올라오는 언덕 오른편에 자리한 폐교된 충도초등학교 건물과 운동장을 안타까워한다. 아무도 접근하지 말라고 굳게 잠겨진 학교 담장은 침묵에 빠진지 오래다. 외지 사람이 구입해 현재 그 어떤 용도로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이 큰 공간이 마을을 위해, 혹은 또다른 용도로 사용된다면 마을이 한층 활기를 띠지 않을까 기자는 생각해봤다.
손근목 이장은 마을회관 화장실이 낙후라도돼 내년에 새로 신축할 구상을 갖고 있다. 또 산지마을이라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하여 농가피해가 많은데,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야생동물 활동 억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한다. 도둑없는 마을, 범죄없는 마을 상양전 마을과 자매 결연을 맺은 음성경찰서 설성지구대는 매년 어버이날마다 부녀회가 주관하는 경로잔치에 동참하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또 며칠전 서울 조용기 목사가 운영하는 '사랑과나눔의재단'에서 거동이 불편한 주민 윤한순 여사(81세)를 위해 15평 남짓한 집을 완공해준 것을 주민들은 자기 일처럼 감사하며 기뻐한다. 새 집에서 할머니가 여생을 편안히 사셨으면 좋겠다는 주민들.
씨가 쏙 빠져나올 만큼 푹 숙성시킨 복숭아를 먹으며 담배를 끊었다는 어르신의 건강비결처럼 앞으로도 주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자는 기사를 마무리해본다.

상양전 마을로 가리 / 가을 오후 햇살 함뿍 머금은 / 폐교 운동장에서 / 어른이 된 학동들의 소박했던 꿈들 / 억새풀 키를 높여 담장을 넘어 / 좁다란 언덕길 가생이로 소풍나온 / 콩. 들깨. 고추대 끝에 달랑거리는 고추들 / 머리를 맞대며 히히덕거리기도 하고 / 밭 여기저기 듬성듬성 모여 앉은 둥근 무덤들과 수다도 떨면서 / 열댓 그루 느티나무 그림자랑 깨끔발로 사방치기하듯 / 툭툭 시간을 차던 그 운동회를 추억하는 / 상양전 마을로 가리. “기자의 졸시, <상양전 마을로 가리>에서”


/우/리/마/을/사/람/들/


손근목   이장
손근목 이장
주민들 모두 건강하고 부자가 되기를…

음성읍 용산리가 고향인 손근목 이장은 30년전 충도리에 맨손으로 들어와 자수성가했다. 손 이장은 부지런히 연구하고 일하여 지금은 소이면내에서 손꼽히는 부자이다. 부인 정명희 부녀회장과 외아들이 가족으로, 현재 과수업과 수도작 농사를 짓고 있는 손 이장은 “마을 주민들이 한가족같이 지내고, 건강하며 모두 부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사성 노인회장
이사성 노인회장
인심좋고 깨끗한 마을에서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모범을 보이자

청원군 남일면이 고향인 이사성 노인회장은 서울 등지에서 직장생활 하다가 13년 전 정년퇴직 후 고향과 가깝고, 인심좋고 깨끗한 마을 충도3리로 낙향하여 살고 있다. “건강이 우선이다. 건강조심하고, 회원들 간에 서운한 점이 있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모범을 보여 젊은이들에게 존경받는 노인들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영희 대동계장
유영희 대동계장
서로 의지하며 사이좋게 삽시다

유영희 대동계장은 10넘게 이장을 맡기도 했다. 가족으로는 부인(이월영)이 있고, 2남 1녀의 자녀들은 모두 출가한 상태다. 몇 차례 암수술을 받았지만 지금은 정상적으로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는 유 대동계장은 “남은 인생도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고, 서로 의지하며 사이좋게 지냅시다”라고 마을 주민들에게 부탁했다.


황해은 새마을지도자
황해은 새마을지도자
부모와 형제들처럼 돌봐주시는 마을 주민들 모두 건강하시길

가족으로 부인 장경희 씨와 외아들이 함께 충도3리에서 벼농사를 비롯하여 밭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황해은 새마을지도자. 그는 “가족들이 건강하고, 부모님과 형제처럼 돌봐주시는 마을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오래 사시며 젊은이들을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정명희 부녀회장
정명희 부녀회장
동네 어른들 불편하지 않도록 회원들 협조를 당부

고향 인천에서 32년 전 시집온 정명희 부녀회장의 남편은 바로 손근목 이장이다. 부녀회가 할 일은 동네 어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잘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밝힌 정 부녀회장은 “가사일과 농사일을 하느라 바쁘고 힘드실텐데도 마을일에 협조 잘해줘서 고맙다. 특히 연세가 많은 회원들을 비롯 부녀회원들이 건강하길 빈다”고 27명 부녀회원들에게 인사했다.






정경숙 보건 진료소장
정경숙 보건 진료소장
진료소 신축부지 구입에 힘써준 주민들에게 감사하며 보건서비스에 더 충실

18여년 보건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정경숙 음성군보건소 충도리 진료소장은 3년 전부터 충도 1,2,3,4리와 원남 구안리까지 500여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기금을 모아 보건진료소 신축부지를 구입하여 기부체납해준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새로 들어설 건물에서 주민들에게 보다 양질의 보건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정 보건진료소장. 가족으로 시아버님과 남편 이재희 씨, 그리고 학생인 자녀 1남1녀가 있다.




우 / 리 / 동 / 네 / 볼 / 만 / 한 / 곳


군 보호수 느티나무

충도3리 상양전 마을엔 수령이 오래된 아름드리 나무들이 많다. 그 가운데 소이면 충도 3리 648번지에는 느티나무 두그루가 불과 70cm 가량 사이로 나란히 서 있다. 이 두그루의 느티나무는 음성3-10호로 군 보호수 지정을 받기까지 했다. 110년이 넘는 수령에 23m로 어깨를 맞대고 각각 260cm 와 240cm 의 나무 둘레를 자랑하는 이 나무는 마을 구석구석에 산재한 다른 고목들을 대표하듯 상양전 마을 한 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다. 나무 밑엔 정자 한 채와 벤치들이 자리를 지키며 언제라도 찾아와 쉴 수 있도록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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