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플로리스트(감곡면 은비꽃집 대표)
윤진숙 플로리스트(감곡면 은비꽃집 대표)
  • 김진수
  • 승인 2010.09.1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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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 꽃보다 아름답게, 화훼 인재를 가꿔가는…


“윤 선생님이 만든 꽃을 볼 때마다 너무 행복하다”며 생극에 사는 최석희 씨는 기자에게 감곡에서 꽃집을 운영하며, 화예기능인을 양성하고 있는 윤진숙 플로리스트(은비꽃집 운영)를 소개해줬다. 이에 기자는 더위와 싸우며 밤늦도록 꽃과 씨름하고 있는 윤진숙 선생과 그 제자들을 취재하는 기쁜 시간을 가졌다.
기자가 처음 만난 윤 선생의 제자는 안희은(20세, 대학생) 플로리스트. 그녀는 윤 선생이 배출한 대표적인 화훼기능인이다. 2007년 국제기능올림픽 화훼장식 국가대표를 지낸 안 플로리스트는 어머니 권유로 꽃꽂이를 시작했는데, 먼저 꽃꽂이를 시작한 이주희 선배가 국가대표가 된 것을 보고 도전하게 되어, 본격적으로 꽃꽂이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취미반에서 대회반으로 옮겨 열심히 배우고 연습한 결과 꽃꽂이를 시작한지 7년만에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다고. 참고로 국가대표는 총 4명이 있는데, 그 가운데 2명이 윤 선생으로부터 지도받은 제자들이라고. 안 플로리스트는 윤진숙 선생을, “선생님은 제자들을 사랑하고, 제자들을 항상 먼저 생각합니다. 화훼장식 국가대표 4명 가운데 2명을 배출할 정도로 실력있고, 무엇보다 인재양성을 위해서라면 열정적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선생님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선생은 안 플로리스트가 현재 전국적으로 자신보다 더 고액의 강사료를 받으며 많은 강의를 나가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청출어람이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이라는 말이 바로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양기숙 플로리스트는 고1때부터 비교적 늦게 꽃꽂이를 시작했다고 한다. 나이 제한 때문에 비록 국가대표가 못됐다는 양 플로리스트. 그러나 그녀는 누구 못지않은 실력을 갖고 있어, 현재 제천제일고, 청주여자교도소 등에서 강의를 하며 또 다른 제자들을 키우고 있다고 윤 선생은 뿌듯해했다.

특히 제자들 가운데는 한참 수능을 준비할 고3 학생도 늦은 시간까지 함께 했다. 다름 아닌 신유식, 이한솔 양이다. 화훼장식과 조경을 함께 공부하고 유학 후에 창업을 하겠다는 당찬 꿈을 갖고 있는 신유식 양. 또 원예치료사와 웨딩플래너가 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는 구지은(고2) 양, 이들은 모두 윤 선생이 운영하는 최고 지도자과정을 다 마치고, 이미 최고의 화예 기능사 자격증까지 획득한 실력가들이었다.

그 외에도 빛나, 태희, 주연 양 등 꽃꽂이에 열정과 재능을 가진 초등학생들도 취재에 함께 했다. “동생이 꽃꽂이를 잘 하는 것 같다”고 김빛나 양과 함께 온 오빠 김찬 군은 대견해한다. “양기숙 선생님 같은 플로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빛나 양. 윤 선생의 제자들은 서로에게 또 다른 역할모델이 되고 있었다. 참 건강한 교육의 현장을 기자는 확인할 수 있었다.

직장 때문에 취재 중에 들어선 신주연 플로리스트는 고2때 꽃꽂이를 시작했다고 한다. 충북대회에서 4회나 우승을 차지한 실력을 갖고 있는 신 플로리스트는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원예학과에 편입해서 계속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화훼 원예학 공부가 힘든지 살이 빠진 것 같다”고 제자 신 플로리스트를 바라보는 윤진숙 선생의 시선이 따듯하기만 하다. “외부작업을 하는 고된 일이지만 꽃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신 플로리스트는 피곤하지도 않은지 손에서 꽃을 놓을 줄 몰랐다.

윤 선생은 현재 취미반, 대회반, 자격증반, 창업과정으로 나눠 화훼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취미반은 단순하게 집을 예쁘게 꾸미고 장식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회반은 기능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별도로 집중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자격증반은 협회 자격증 및 화훼장식 기능사 자격증 등을 취득하기 위한 사람들 대상으로, 창업과정은 꽃꽂이 화훼업 창업을 위한 실질적인 전반교육을 담고 있다. 수업은 매달마다 각각 다른 주제를 갖고 진행하며, 천안대 등 견학도 겸해서 진행하고 있다. 윤 선생은 오는 10월 3일에 군내에서 교육받은 제자들 30명과 함께 카장식 카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고 기자에게 귀뜸해줬다.

세계적으로 기능인의 최고 영예로 취급받는 독일의 마에스터에 대한 윤 선생의 생각은 조금 다른듯. 화훼 분야도 독일로부터 마에스터 과정을 권유받고 있지만, 상당한 경비가 소요되는 반면에 윤 선생이 주관하는 지도자 과정과 별 차이가 없다고 윤 선생은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지도자 과정을 마친 후 대학원 등으로 진학을 권장하는 등 윤 선생은 제자들에게 실질적인 길을 제시하고 있다.

윤 선생은 충주 앙성 태생으로 남편 박진용 씨와는 초등학교, 중학교 선후배 관계. 같은 직장을 다니며 결혼하게 됐단다. 자녀는 현재 대학에 재학중인 딸 둘. 남편 박 씨는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이니만큼 행복하게 일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앞으로 더 건강해서 원하는 바를 다 이뤘으면 좋겠고, 남편으로서 부족하지만 도울 수 있는 것은 열심히 돕겠다. 사랑한다”고 윤 선생을 향한 애틋한 부정(夫情)을 표현했다.

꽃들은 돌봐줘야 할 손길이 365일 늘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차와 집을 자랑하는 반면, 문화 선진국인 유럽, 특히 독일인들은 꽃과 나무를 자랑하며, 우리 국민들도 이런 문화의식을 갖췄으면 좋겠다는 윤 선생. 이제는 남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도 무엇보다 기술과 실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윤 선생. 제자들이 꾸준하게 실력을 향상시켜 꽃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남을 행복하게 하려고 꽃을 구매하는 문화에서,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꽃을 사는 문화로 변화될 것을 희망하는 윤 선생은 앞으로 화훼 사업은 더 늘어날 것이라 전망한다. 따라서 앞으로도 실력있는 화훼기능인들을 계속해서 키우고 싶다는 윤 선생은 분명 행복한 사람이요, 우리 지역의 숨은 보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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