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왕 신관순(삼성면 청운농장 대표)
고추왕 신관순(삼성면 청운농장 대표)
  • 유재윤
  • 승인 2010.05.21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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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청결고추의 전국적 명성을 이어가는 신지식 농업인


지금은 타 지역에 자리를 내준 감이 없지 않지만, 예로부터 우리 지역의 대표적 농산물을 꼽으라면 고추를 첫손가락으로 꼽곤 했었다. '음성하면 고추, 고추하면 음성.' 이 브랜드의 기억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으리라. 하지만 지금 군내엔 고추 이외에 수박, 복숭아, 인삼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우직스럽게 우리 지역 고유 브랜드, 음성청결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기자는 그를 찾아 나섰다. 바로 삼성면 양덕리 청운농장에서 한결같이 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신관순(63세) 씨. 800명 조합원인 음성군 고추영농조합법인 대표인 그가 들려주는 지역사랑과 고추재배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60평생을 고향을 지키며 살아오고 있는 신 대표는 군대 제대 후 고추농사를 짓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40년 넘게 고추농사 한 우물만 파고 있다. 이런 신 대표는 2004년 신지식농업인 158호로 지정되었다. 그 외 신 대표는 2003년에 군민대상, 2004년 새농민상, 19회 설성문화제 고추왕, 충북도 우수농축산물 전시회에서 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지식농업인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묻는 기자에게 그는 “99년도부터 농림식품부에서 독창적인 농업지식과 기술을 토대로 자신뿐 만 아니라 다른 농업인들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해온 우수농업인을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해줬다.

그동안 내가 지은 농산물을 소비자가 다시 찾을 때 보람을 느낀다는 신 대표. 소비자는 왕이라고 여기며 소비자를 하늘같이 모시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신 대표. 신 대표는 자신이 지은 고추 전량을 도시 소비자와 직거래해오고 있기 때문에 품질관리를 확실히 하고 있다. 품질 최우선주의를 지향하는 신 대표가 운영하는 청운농장에는 해마다 3~4백 명 정도가 견학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400명 정도의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랑하였다. 또한 신 대표는 그동안 수십 차례 외부로 강의를 해왔는데, 년 평균 10회 가량 고추농사 사례발표 강의를 나가고 있다.

사리사욕보다 음성청결고추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하는 신 대표는 음성청결고추가 전국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자가 튼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현재 영세한 고추 농사의 형편과, 갈수록 종사자가 고령화되는 추세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신 대표에겐 젊은 사람이 기피하고 있어 음성 고추의 명성을 유지하는데 난제에 부닥쳐 있다. 더군다나 군내에도 수박, 복숭아에 비해 지원 사업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형편으로,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늘리는데 주력하겠다고 고추영농조합법인 대표로서 활동 방향을 밝혔다.

또한 산학연공동 충청북도 고추특화사업단과 연계한 고추아이스크림,고추잼등 가공식품 개발을 통한 음성고추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잠깐 신 대표의 가정을 들여다보자. 신 대표는 부인 이묘순(63세) 씨와 함께 살며 2남 2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전북 고창이 처가인데, 서울에 살고 있는 처형과 자주 왕래하던 중 조카의 소개로 72년도에 중매 결혼. 결혼 후에도 고추농사를 지으며, 9년간 마을 이장도 맡기까지 했다.

신 대표는 작년까지 6,000평의 고추를 경작해 왔는데, 현재는 하우스 2,000평과 노지로 1,000평 도합 3,000평을 짓고 있다.

기자가 고추농사를 짓게 된 동기를 묻자 신 대표는 다른 작물에 비해 소득이 높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며, 현재 년간 80,000 묘를 육묘로 공급하고 있다 한다. 신 대표는 93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시설재배를 시작하였다.

고추농사를 지으며 가슴 아팠던 적은 80년대 고추 가격파동 때였다고 회고하는 신 씨. 당시 근당 2~3천원까지 떨어져 매우 어려웠다고 어제 일처럼 말하는 신 대표에게서 당시 어려움과 아픔이 어떠했는지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년 매출이 1만근~1만 2천 근으로 8천~1억 정도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생산비와 인건비를 제하면 50% 정도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힌 신 대표는 평당 고추 8~10포기에서 8근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전국 최고의 생산량이라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선진 농법인 일시수확형 고추를 처음으로 재배한 신 대표. 잡초성장을 억제하는 녹색비닐 멀칭재배기술을 개발해 전국적으로 파급했으며, 쓰러짐방지 그물망 유인재배 기술, 유기물 퇴비사용, 석회와 맥반석을 이용한 토양개량제 개발 등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는 신 대표. 그는 매운 맛, 단 맛을 마음대로 조정하여 재배할 수 있으며, 그물망재배로 태양열을 골고루 쪼이게 하여 품질향상을 기하고 있다.

농업개혁의 선도자, 고추왕, 음성군 고추영농조합법인 대표 겸 청운농장 신관순 대표.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는 적지 않은 고난과 시련이 있었고, 오히려 그 고난을 밑거름삼아 성장했음을 우리는 안다. 이처럼 어렵고 힘들게 개발한 지식을 나 혼자 간직하지 않고 함께 나누고자 하는 신지식농업인. 바로 이들이 있기에 우리 농업에 희망이 싹트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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