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읍 사정1리
음성읍 사정1리
  • 김만식
  • 승인 2010.04.1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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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산 자락 아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음성 최고의 전통있는 마을

마을은 오랜 세월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을 살아온 자연과 사람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공간이다. 역사와 전통, 조상들의 혼이 깃든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할 소중한 가치가 그 안에 있는 것이다. 부용산 자락 양지바른 곳에 둥지를 튼 사정1리는 그야말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마을이다. 마을에 들어서니 400년이 훌쩍 넘는 사정1리의 역사를 대변하듯 제법 오래된 수령의 느티나무들이 줄지어 반가이 길손을 맞는다.

▶ 강당말과 용대동을 아우르는 사정1리
음성읍 북쪽에 위치한 사정1리는 부용산과 투구봉 사이에 자리한 자연부락인 강당말과 용대동을 아우른다. 아무리 가물어도 모래톱에서 물이 솟는 모래우물이 있어 예부터 모래샘(沙井)으로 불리웠다고 한다. 서쪽을 제외하고는 온 마을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흡사 말발굽을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마을은 오붓하니 부용산을 뒤로 하고 남향으로 들어앉아 사람 살기 좋은 땅을 골라 수백 년 전 이곳에 안착한 조상들의 높은 안목을 보여준다.

지금은 41세대에 100여 명이 거주하는 단출한 마을이지만 1960년대만 해도 80여 호가 넘는 번성했던 마을이다.

▶ 인재양성의 요람 강당(講堂)
안동김씨(安東金氏) 세거지인 강당말은 사정리의 동남쪽에 위치한다. 안동김씨 18대 손인 김혜공이 임진왜란 이후 광해군의 등극에 불만을 품고 낙향해 이곳에 자리를 잡고 마을 입구에 강당(講堂)을 세워 후손을 가르쳤다고 한다. 오랜 세월 인재를 키워 온 강당은 1907년 가을 의병을 쫓던 왜병의 방화로 소실되어 이후 1930년 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해 개축했다. 마을회관 앞 정자 옆에 세워진 유래비가 낙향해서도 나라의 장래를 위해 후학을 가르치던 조상들의 충심을 짐작케 하고 있다.

▶ 퉁쇠를 제작하던 용대동
용대동은 사정리의 가장 위쪽에 위치한 마을로서, 신라시대부터 이곳을 퉁뱅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당시 퉁쇠로 농기구 등을 제작했던 퉁뱅이들이 모여 살았던 곳이라 하여 이름 지어 졌다고 전해지며, 1960년대 용대동이라 개명하였다. 경주이씨(慶州李氏)가 이곳에 터를 잡고 300여 년에 걸쳐 자손들이 번창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이 마을에선 250여 년 전부터 마을의 풍년과 안녕을 비는 산신제가 매년 음력 정월 초이렛날 산제당골에서 열리고 있다.

▶ 관상수와 과수로 고소득 창출
예나 지금이나 사정1리 주민들은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평범한 농촌이다. 예전에야 한지나 숯, 구들비 같은 수공품과 약초 같은 특산물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후 담배, 고추, 인삼이 마을의 주요 농·특산물이 되어왔다. 근래에는 관상수와 복숭아 같은 과수가 새로운 고소득 작물로 떠오르고 있어 농촌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변화하는 농촌, 돌아오는 농촌
오랜 세월을 부대끼며 살다보니 이미 한 가족이나 다름없는 마을 주민들이다. 나와 내 것을 따지기 이전에 우리와 우리 것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이니만큼 마을 일에도 적극적이다. 1960년대 새마을 운동이 막 시작되었을 무렵 마을 안길을 확장하고, 젊은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지게로 돌을 날라 재건탑을 세우고, 일찌감치 지붕이며 담장, 아궁이를 개량한 전국 최초의 모범부락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출향인들까지 합세해 농로를 포장하고 마을회관을 신축하는 등 발 빠른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예전의 고되고 힘든 농촌이 아닌 쾌적하고 살기 좋은 농촌, 떠났던 이들이 돌아오고 싶은 농촌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 크고 작은 조직은 마을살림을 꾸려가는 지혜
사정1리에는 마을 운영을 위해 필요한 크고 작은 조직이 많다. 마을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대동계, 개발위원회, 노인회, 부녀회가 있어 마을의 공식·비공식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실질적인 운영조직이다. 또한 마을 애경사나 친목을 위한 계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고 집성촌이라는 특성답게 다른 마을과는 달리 문중만의 조직이 활성화 되어 있다. 강당말의 강당계와 홍학계, 용대동의 경주이씨 문중계를 비롯해 시제를 거행하기 위한 별도의 계가 운영되고 있다. 오랜 세월 하나의 부락을 이루고 살던 이들이 평화롭게 마을살림을 꾸려가는 지혜가 이 안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게다.

이제 막 물을 머금고 연두 빛 싹을 티우기 시작한 마을입구의 느티나무들은, 오랜 세월 이 땅을 지키며 살아온 이들에게 언제나 시원하고 평화로운 그늘을 제공했을 터였다. 마을 인심이 이들을 닮아서일까?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마을주민들의 넓고 따뜻한 가슴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마/을/사/람/들/

이상옥 이장
이상옥 이장

특용작물 생산으로 주민소득 배가 되어 잘 사는 농촌의 모범이 되길…”

이상옥 이장은 9년 째 이장을 맡으며 마을 주민들을 위해 불철주야 일해오고 있다.
주민들이 고령화되었어도 마을 일에 솔선수범해 준 점에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으며 보람을 느낀다는 이상옥 이장.
“모든 주민들이 건강하게 오래살 수 있고, 복숭아, 주목 등 특용작물 생산으로 주민들의 소득이 배가 되어 잘 사는 농촌의 모범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장일 노인회장
김장일 노인회장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마을”

“30여 노인회원들 모두 건강하십시오”라고 인사하며, “사정1리는 음성 최고의 전통마을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마을로 앞으로도 평안하고 화목한 동네가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개인적으로 '선조를 잘 모시는 게 가정 질서와 효의 근본'이라는 의미인 '위선지가 만복지원(爲先之家 萬福之原)이라'는 좌우명을 갖고 있다.






남진원 대동계장
남진원 대동계장
“주민협조로 보람있게 일할 수 있어”

마을 총무일을 30여 년 간 맡아 주민을 위해 봉사해온 남진원 대동계장은 마을 개발위원장을 동시에 맡고 있다.
남 대동계장은 “이장과 노인회장 이하 주민들이 적극 협조해줘서 마을일 하는데, 별 어려움 없이 보람있게 일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풍우 새마을지도자
이풍우 새마을지도자
맑은 자연 그대로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

“사정1리는 모든 주민이 가족같이 서로서로 감싸주며 화합이 잘되고 있으며 깨끗하고 살기 좋은 터전을 보존하며 맑은 자연 그대로를 다음 세대들에게 물려주도록 저 역시 성실한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도영 부녀회장
장도영 부녀회장
“마을의 오랜 역사와 전통에 자부심 느껴”

장도영 부녀회장은 “우리동네를 소개하게 되어 영광이라면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우리마을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50여 명 부녀회원들에게 “화합 잘하고 동네 애경사 때 잘 협조해주셔서 감사하고, 보람있게 회장직을 맡고 있다”고 감사와 고마움을 표했다.








우/리/동/네/가/볼/만/한/곳

복기암 폭포

용대동 마을 북동쪽 700m 지점에는 매년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올리는 산제당이 있다. 이 골짜기를 복지골이라 이르는데 이곳에 있는 폭포를 복기암 폭포라고 한다.
이풍우 새마을 지도자가 “이 폭포는 물이 흘러 떨어지는 바위의 모양이 바둑판 같이 넓어. 그리고 그 바위 위에 울퉁불퉁한 돌들이 붙어 있는데 그 모양새가 꼭 바둑판에 바둑을 늘어놓은 것 같아 바둑 기(碁)자를 써서 복기암이라 했어. 그 복기암 바위 사이로 물이 흘러 떨어지니까 복기암 폭포라 했지”라며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복기암 폭포가 있는 복기암 바위 바로 위에는 구름다리를 놓고 정자를 지어 여름철에 많은 사람이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관광객들이 신성한 산제당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산제당을 출입할 때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져주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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