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면 미곡2리, 턱골 마을
대소면 미곡2리, 턱골 마을
  • 김진수
  • 승인 2010.04.0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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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화합하여 후진 양성의 확고한 의지 돋보여”


어느날 기자는 26호 가구 50여명의 인구밖에 살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 장학회를 시작한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에 기자는 새로 지은 지 얼마 안되는 것 같은 미곡2리 마을 회관, 마을 등뒤로 펼쳐진 낮은 산구릉처럼 겸손하고 순박한 마을 주민들이 모여 턱골장학회를 출범시키는 자리를 찾아가 함께 했다. 장학회를 출범시키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오순도순 이웃간의 훈훈한 정을 나누고 있는 미곡2리 주민들의 웃음, 그 속에 숨겨진 보석같은 이야기들을 기자는 담아보았다.

▣ 대소면 남쪽에 위치해, 2군 3면을 경계로 하고 있는 고즈넉한 마을
아름다울 미(美), 마을 곡(谷). 글자 그대로 미곡2리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미곡2리 자연부락 명칭인 턱골마을은 말 그대로 터가 좋은 마을이라는 뜻이다. 미곡2리는 대소면 소재지인 오산리에서 남쪽에 4.5Km 정도에 위치해 있다.
미곡2리를 가려면 먼저 대소중학교에서 맹동방향 515번 도로를 따라 기흥윗마을아파트 뒤에 있는 고개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난 덕산방향 17번 군도로 접어들어야 한다. 이 갈래길에서 2Km 가량 가면, 지금 한창 진행중인 안성· 충주간 고속도로 공사현장을 만나게 된다. 거기서 미곡리 입간판이 안내하는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서 1.2Km를 내려가면 미곡1리가 있고, 미곡1리를 통과해 남서쪽 소도로를 따라 500m 더 들어가면, 낮은 산구릉 밑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을 만나게 된다. 여기가 바로 미곡2리 턱골마을이다.
미곡2리는 본래 충주군 대조곡면 미곡리 지역이었으나, 1906년에 음성군에 편입되었고,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정곡리 일부와 사다산면의 우두리 일부가 미곡리로 합쳐져 대소면에 편입되었다.
음성과 진천의 2군, 대소. 덕산. 이월의 3개면ㅇ,; 경계선에 있는 미곡2리 턱골마을은 대소면 남부 지역에 위치한 자연 마을이다. 마을 동북쪽으로는 미곡1리 갯골이 자리잡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가 보인다. 턱골은 한자어로 기곡(基谷)이라고도 부른다. 마을에서 진천군 이월면으로 넘어가는 곳에 '뱀골고개'가 있고, 갯골로 넘어가는 '턱골잔등이고개'가 있다. 턱골 앞으로는 널따란 들이 형성되어 있는데, 구체적으로 동남쪽은 '웃말구레', 동북쪽은 '창보들', 서남쪽은 '신대들', 서북쪽은 '맑은대들'로 불리는 들판이 펼쳐져 있다. 마을 서쪽으로 중부고속도로가 지나며, 동남쪽엔 진천군과 연결된 지방도 354번이 지나고 있다.
미곡2리의 주요 농산물은 벼와 수박이지만, 요즘 들어 인근 지역에 있는 공장에서 일하는 주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택지를 준비하며 이사올 이웃을 따뜻하게 맞고 싶어
미곡2리는 교통이 다소 불편한 편이다. 대소면 소재지와는 직선거리로 4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마을 진입로는 좁아 차가 겨우 한 대밖에 다닐 수 없을 정도이다. 기자와 함께 이날 마을을 방문한 지역 군의원 박희남 의원을 비롯한 기관장과 내빈들에게 전창복 새마을지도자를 필두로 해서 마을 주민들은 마을 진입로 확포장 사업이 빨리 시행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부탁했다.
미곡2리 마을회관 앞에 잘 다져진 택지가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마을대표 김기옥 이장은 “마을에 택지를 마련해 놓았고, 이사오는 사람을 환영한다, 저렴한 가격에 매매나 임대하여 택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50여명의 주민들이 따뜻한 환대와 함께 택지위에 많은 주민들이 예쁜 전원주택을 짓고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기자는 잠시 유쾌한 상상을 해보았다.

▣ 인재 양성의 전통 살리려고 장학회를 시작하며

조선시대 선전관을 지낸 김정신 공의 묘가 있는 미곡2리. 일제 때 미곡2리 주민들 가운데 강제징용에 끌려간 분들이 많았다는 아픔을 간직한 마을. 하지만 이긍우 노인회장은 “현재 미곡2리는 그런 아픔은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고 단언한다. 특히 “노인회관은 모두 금연공간”이라며, 다른 동네 노인회관과의 차별화를 부각시킨다. 뿐만 아니라 노인회관에서 미곡2리 어르신들은 주로 장기.바둑으로 여가를 즐기는 건전한 회원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미곡2리 출신 인사에는 공무원으로 이상섭 서기관을 포함한 2명의 사무관이 있으며, 이성희, 이동우, 최장묵 씨 등 육군사관학교 출신도 3명이나 된다고 한다. 또한 이상각 씨를 비롯 2명의 박사 등 많은 인재를 배출한 마을이다.
무엇보다 미곡2리의 자랑거리는 턱골장학회라 할 수 있다. 다른 마을에 비해 작은 마을이지만, 많은 인재를 배출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절치부심하던 마을 주민들. 마을에 공장 하나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은 있지만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전 마을이장 김재철 씨가 선뜻 1,000만원을 기부했다. 이를 계기로 주민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드디어 장학회를 출범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막 시작한 턱골장학회를 통해 미곡2리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그래서 지역을 빛내고, 그들을 통해 사회가 발전할 수 있게 되기를 이봉 턱골장학회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이 따로 있지 않았어 / 터가 좋은 명당 마을은 멀리 있지 않았어 / 너도 나도 한푼 푼 모은 기금을 / 버짐 피는 동네 꼬마, 개구쟁이들에게 쥐어주는 / 넉넉한 마음 푸근한 얼굴들 맞대고 부비며 사는 곳 / 좁다란 동구밖 길로 좀체 발걸음 뗄 수 없게 하는 / 투박한 웃음이 소매를 잡아두는 마을 / 고즈넉한 턱골 마을에 살러 가자”

취재를 끝내고 턱골마을 주민들의 따뜻한 전송을 받으며 나서는 기자는 “턱골 마을”이라는 시 속에 미곡2리의 아름다운 기억을 찍어놓았다.

/우/리/마/을/사/람/들/

 김기옥 이장
김기옥 이장
“마을에 택지를 마련해 놓았으니,
많은 분들 이사와 이웃사촌이 되었으면”

턱골 마을에서 태어나 60여년을 살아온 김기옥 이장. 2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손수 7년 동안 손주를 통학시켰다는 김 이장의 가족사랑은 애틋하기만 하다. “미곡2리는 가구수가 26호밖에 안되지만 젊은이들이 많고, 주민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마을회관 옆에 터를 닦아놓고 이사오는 분을 위해 배려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턱골마을로 이사와 함께 이웃사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긍우 노인회장
이긍우 노인회장
“인재 양성 위해 함께 협조해 나갑시다.”

이긍우 노인회장은 미곡2리에서 태어나 자라고, 쭉 생활하고 있다. 대소농협조합장을 비롯해 바르게살기위원장 및 각종 기관사회단체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이 노인회장은 부인 오석화씨 사이에 2남 6녀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그 가운데 큰 아들은 박사로 대학교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장학회가 새로 출발했는데, 인재양성을 위해 너 나 할것없이 협조해 나가자”라고 주민과 노인회원들을 격려했다.

전창복 새마을지도자
전창복 새마을지도자
“마을 진입로 확포장 사업이 빨리 완공 되도록 힘쓸것.”

충주 소태면이 고향인 전창복 새마을지도자는 서울에서 살다가 13년 전에 미곡2리로 이사왔다. 현재 부인 신옥희 씨와 함께 살며 미곡처리장에서 영업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전 새마을지도자는 “마을 진입로 확포장 사업이 빨리 완공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윤현순 부녀회장
윤현순 부녀회장
“어르신들 건강히 오래오래 사셨으면…”

유현순 부녀회장은 고향이 서울이고, 30년전 남편 육대열 씨와 결혼해서 1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15년전 삼정리로 이사와 살다가 미곡2리에 살기 시작한 건 5년이 되었다. “어르신들 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재미있고 즐겁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히며, “부녀회원들과 단합해서 열심히 마을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봉 장학회장
이봉 장학회장
“장학회 통해 훌륭한 인재가 많이 배출 되기를”

대대로 미곡2리에서 살고 있는 이봉 장학회장. 이 장학회장은 부인 조인숙 씨와 함께 3남 1녀의 자녀를 두었으며, 자녀들 모두 출가한 상태이다.
“장학회를 통해 부락이 빛나고, 동네에서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했으면 좋겠다”고 장학회장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우리동네 가볼만한 곳 - 무관 선전관 김정신(金鼎臣) 묘와 비석

경주 김씨 김정신 공은 조선시대 무관으로 지금의 청와대 경호실장과 같은 위치인 무관 선전관을 지낸 미곡2리 출신 인사다. 그의 묘는 턱골마을 북동쪽으로, 턱골잔등이고개에서 왼쪽으로 갈라진 길을 따라 500m 산모퉁이를 돌아가, 참나무와 밤나무가 많은 숲에 있다. 선전관 김정신 공의 묘는 잘 정비되어 있지 않지만, 턱골마을이 배출한 대표적인 인물로 미곡2리 주민들의 자긍심을 북돋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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