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누가 이 사람을” … 청소대행업체에 무슨 일이?
“아, 누가 이 사람을” … 청소대행업체에 무슨 일이?
  • 임요준
  • 승인 2021.08.05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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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누가 이 사람을” … 청소대행업체에 무슨 일이?
청소대행업체 A사 노조위원장
보복성 괴롭힘과 갑질에 극단적 선택 시도

민주연합노조·민주노총
“군은 가해자와 피해자 즉각 분리 요구 묵살” 주장

郡, “도경에 수사 의뢰, 직원 상근 등 긴급 조치 시행”
오는 9월 16일 계약해지, 다음날부터 군 직영 운영
민주연합노조 음성지부와 민주노총 충주·음성지부가 청소대행업체와 음성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왼쪽)
민주연합노조 음성지부와 민주노총 충주·음성지부가 청소대행업체와 음성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위원장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 직전 김규원 민주연합노조 음성지부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노조위원장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 직전 김규원 민주연합노조 음성지부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마지막 문자에도 동료 걱정뿐

오늘은 대놓고 10분 동안 뒤를 따라 다니더군요. 밤에도 잠깐 눈을 부쳐도 악몽만 꿉니다....아침에 출근하는 게 죽으러 가는 것 같습니다. 죄지은 사람이 벌 받는 게 당연한 건데 이 나라는 죄가 있든 없든 약한 사람만 고통 받는 세상인가 봅니다...저와 함께 했던 동료들, 저 같이 피해봤지 않도록 끝까지 죄인이 처벌받도록 도와주십시오. 마지막까지 부탁만 드리네요

음성군내 청소대행업체 A사 노조위원장 B씨가 극단 선택 시도 직전인 지난달 13일 저녁 김규원 민주연합노조 음성지부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다. B씨는 이 문자를 끝으로 생극면 한 모퉁이 자신의 차안에서 다량의 수면제와 정신과 치료약을 동시 복용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김 지부장은 문자를 읽는 순간 위험을 감지하고 경찰에 신고, 경찰은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B씨의 위치를 확인했다. 경찰은 차안에서 의식을 잃은 B씨를 발견하고 119를 통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시간이 경과돼 위세척은 불가능한 상황. 현재 B씨는 입원 치료중이다.

 

보복성 괴롭힘” VS “관리 차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른 새벽 눈을 떠 음성 소이 원남을 돌며 쓰레기를 치웠던 B. 3남매를 키우며 정말 열심히 살았다. 누구에게도 손가락질 받지 않으려 진실 되게 살았다. 그런 그가 아내와 생때같은 자식들을 뒤로 하고 둘째 아이 생일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 누가 이 사람을 이 지경까지 내몰았는가?

B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가 알려지면서 A사의 사업주 C씨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민주연합노조 등에 따르면 B씨의 내부고발 이후 음성군이 A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청소업무를 대행에서 직영 운영으로 방향을 튼 후 C씨의 보복성 괴롭힘은 시작됐다는 것.

김 지부장은 음성자치신문과 인터뷰에서 “C씨는 B씨의 업무를 쓰레기 승하차에서 1인 길거리 청소로 바꾸고 자신의 자가용을 이용, B씨의 뒤를 미행했다. 그러면서 잠깐의 휴식을 취해도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제지했다“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그날도 C씨가 뒤따라오는 것을 다른 환경미화원이 목격하고 B씨에게 말해 줬다고 사업주의 괴롭힘을 폭로했다.

이에 C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보복성 괴롭힘을 한 적이 없다. 폭염이 계속돼 관리차원에서 살핀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직원들은 군이 직영을 발표한 뒤 사무실에서 박수를 치며 큰소리로 환호했다. 벽면에는 페인트 락카를 이용해 입에 담기 힘든 글을 썼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늑장 행정은 2차 가해

민주연합노조 음성지부와 민주노총 충주·음성지부는 B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가 있던 다음 날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C씨의 행동을 알리고 안일한 군 행정을 비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A사와 즉각적 계약해지 및 비리가 확인된 사용자의 사업장 출입제한, 공익제보자 및 청소노동자와 분리를 요구했다.

이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즉각적 분리와 사업장 대표의 갑질과 괴롭힘으로부터 청소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군의 계약해지 입장 이후에도 사업주의 갑질은 계속됐다. 청소노동자들은 사업주의 보복성 갑질과 괴롭힘으로 정상적 운행과 업무가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들 중 한명은 허리근육통, 또 다른 한명은 힘줄이 끊어지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고 그동안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사업주는 보복성 갑질을 일삼았다. 청소노동자들은 불안감에 시달렸고, B씨는 사업주의 불법적 감시와 미행에 시달림을 당했다아무리 음성군에 하소연을 해도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공익제보한 청소노동자들에겐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라고 격분했다.

이어 청소노동자들의 공익제보 이후, 신분보장과 사업주로부터 분리를 요구했던 노동조합의 요청을 음성군이 시행했다면 이러한 극단적 선택 시도는 막을 수 있었다음성군의 늑장 행정으로 공익제보자인 청소노동자가 2차 피해를 보고 있다. 음성군은 결국 A사 사업주의 직장갑질에 동조한 것이고, 청소노동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준비기간 필요했을 뿐

이와 관련 군은 지난달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먼저 군은 지난 4월부터 임금횡령 등의 의혹으로 인해 현재 충북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인 청소대행업체 환경미화원이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사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현재 군은 해당 대행업체와의 청소 대행계약을 해지하기 위한 절차를 이행하고 있으며, 계약해지 이후 음성·소이·원남 지역의 청소업무를 군에서 직영 전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고 했다.

다만 직영 전환을 위해서는 준비기간이 필요하므로 일정기간 동안은 해당 대행업체와의 대행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충북지방경찰청에 수사의뢰하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이므로 고용노동부에 조치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소속 환경미화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청소위생과 직원 1명을 해당 업체에서 상근시키며 지도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음달 16일부터 직영 운영

최윤복 군 청소위생과 과장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A사는 지난달 15일 계약해지 의견을 제출했고, 군은 의견 검토 후 다음달 15일자로 계약을 해지할 계획이다. 그 다음날부턴 군에서 직영 운영한다고 진행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상황이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 행정은 사전절차를 수행하며 애쓰고 있지만 아무것도 안한 것처럼 비추고 있어 서운하다며 아쉬운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 과장은 가해자와 피해자 미분리를 대해 회사 인사권은 군수에게 있지만 않다. 민간법인에는 대표가 있는데 행정에서 대표이사를 출근하라, 마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6일부터 직원 1명이 아침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A사 현장에서 근무를 하고 이후 사무실에 들어와 업무를 보고 있어 직원이 많이 고생하고 있다다들 고생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군의 이 같은 입장발표에도 환경미화원들의 원성은 수그려들지 않았다.

직원 D씨는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를 그렇게 요청했는데도 들어주지 않더니 결국 극단적 상황에 이르니 이제야 공무원 1명을 파견해 감독하겠다고 한다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행정을 할거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민주노총충북본부는 지난달 26일 충북도경찰청 앞에서 C씨의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임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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