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왕산단 폐기물매립장 반대위, 반대 철회 후폭풍 ‘심각’
금왕산단 폐기물매립장 반대위, 반대 철회 후폭풍 ‘심각’
  • 황인걸 기자
  • 승인 2020.10.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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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위, ‘허가 취소 불가능’ 결론 내린 후 ‘반대 철회’
유촌리·봉곡 2리에 ‘해당 업체와 직접 협의’ 권고
관내 이장들, “아무 통보 없이 진행했다”며 크게 반발
금왕읍 관내 마을 곳곳에 금왕테크노밸리 산업단지 내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을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금왕읍 관내 마을 곳곳에 금왕테크노밸리 산업단지 내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을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금왕테크노밸리 산업단지(이하 금왕산단) 내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을 반대하기 위해 조직된 ‘금왕테크노밸리 폐기물매립장 조성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가 관내 이장들과 아무 협의 없이 돌연 ‘반대 철회’ 선언을 하면서 이에 대한 후폭풍이 심각한 상태다. 

반대위가 반대 철회를 선언한 것은 이미 충북도로부터 허가가 난 금왕산단 내 폐기물 매립장의 허가취소는 주민들이 아무리 반대해도 취소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반대위는 충북도와 음성군,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들과 만나 폐기물매립장 허가와 관련한 상세한 정보를 들었으며, 현재 가동 중인 충남 서산의 폐기물 매립장을 방문해 관계자들로부터 폐기물 매립장 허가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위는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청주의 모 변호사를 만나 법령 검토를 한 결과 “재판을 해도 허가취소는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서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더 낫다”는 답을 들었다. 이후 반대위는 지난 7월 29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직접 피해 지역인 유촌리와 봉곡2리가 해당 업체인 ㈜케이에코와의 협의를 통해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도록 권고한 후 반대 철회를 결의했던 것이다. 

반대위의 결의에 따라 유촌리(이장 이용호)와 봉곡2리(이장 성기타)는 지난 8월에 각각 임시총회를 열고 ㈜케이에코와의 협약을 하는 것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주민대표 14명이 참석한 용촌리는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으며, 11명이 참석한 봉곡2리는 10명이 찬성해 통과됐다.

이후 양 마을 이장은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협약서를 작성해 ㈜케이에코와 협의를 시작했다. 양측이 작성한 협약서에는 ▲매립장 공사 시 업무협조 ▲인·허가 민원 발생 시 적극 협조 ▲환경감시자 양 마을에서 각각 1명씩 채용 ▲반입 금지 폐기물 등 13개 항목이 포함돼 있다. 

특히 주민들이 요구한 ▲반입 매립대상 폐기물 중 화학적 액상 폐기물은 금지하며, 고체 성상의 폐기물만 취급한다 ▲생활폐기물, 축산폐기물, 의료 폐기물 등은 일체 반입을 금한다 ▲공사 완료 시까지 마을이 지정한 환경감시자를 둬야 한다 ▲매립장 운영 시 환경오염문제가 발생하면 마을의 요구에 따라 매립장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 등도 포함돼 있다.  

이와 동시에 폐기물 매립장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양 마을에 ㈜케이에코가 마을발전기금으로 3억 원씩 기부해 줄 것을 요구해 ㈜케이에코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지난 8월 31일, 양 마을 이장을 비롯한 주민대표들과 ㈜케이에코의 임경환, 강지원 대표이사와의 사이에 협약서가 작성됐던 것이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금왕읍 관내 이장들은 “그동안 반대위와 발을 맞추면서 반대 운동에 동참했는데, 이장들에게 아무 통보도 없이 양 마을이 3억 원씩의 마을발전기금을 받고 업체와 협약을 마무리 하면 되겠느냐?”며 크게 반발했다. 

이장들은 “반대위의 결론과는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반대 투쟁에 나서겠다”며 각 마을에 폐기물 매립장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7일 긴급 금왕읍 이장협의회를 요청해 이 자리에서 마을발전기금을 받은 이장들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격렬하게 성토를 했다.

결국, ㈜케이에코와 협약서를 작성한 이용호 유촌리 이장과 성기타 봉곡2리 이장은 관내 이장들과 협의 없이 협약서를 작성한 것에 대해 사과했으며, 이기의 이장협의회장은 관내 이장들에게 이 과정에 대해 전달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책임이라며 공식 사의를 표명했으나 신임투표 결과 이장들의 재신임을 받아 사의를 거두게 됐다. 

하지만 반대위의 이러한 처사와 양 마을의 협약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이장들이 많아 차후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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