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면 오류4리 안산마을
대소면 오류4리 안산마을
  • 김진수
  • 승인 2009.12.3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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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민 부락의 상처 딛고 인정 넘치고 살기 좋은 마을로 성장


“반도를 뒤흔든 포성의 잔흔이
성성하건만
안산들판 적시던 성미천으로
피난민의 남루한 눈물 흘려보내기를
몇 해였던가
안 산다고 안 산다고 타령하던
그 곡조
이젠 온 데 간 데 없으니
시루떡 얹은 아궁이서 연기 피우듯
넉넉한 사람들 온기
비닐하우스마다 가득한 안개는
뿌옇게 마을을 덮고 있구나”

-기자의 졸시, '안산마을'-

대소면사무소 뒷편 4거리에서 북쪽으로 기흥 아랫마을 아파트를 지나 700여m를 가다보면 낮은 산구릉으로 6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동네를 만나게 된다. 바로 오류 4리 안산마을이다. 서남쪽으로 드넓게 들녘이 펼쳐지고 곳곳에 자리잡은 비닐하우스에서 화훼 및 특수 작물을 재배하는 열기가 뜨겁다. 기자는 오류4리 안산마을을 찾아 이양희 이장과 동네 주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엿보았다.

▣ 안산들에 세워진 피난민을 위한 부락 세워져
안산 마을이 태동한 계기는 6·25 한국전쟁을 통해 발생한 피난민들에 의해서였다. 고향을 가도 뾰족한 수가 없고, 폐허 위에서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피난민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안산들에 점점 늘어나는 피난민들을 위해 집터를 다지고 농경지를 경작하여 정착하도록 정책을 폈다. 이게 바로 안산마을의 시작이다. 안산마을이란 이름은 방금이 마을 앞에 있는 산과 들판을 안산들이라고 했는데, 거기에 마을이 들어서자 '안산마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한 안산마을은 점점 규모가 커져 1990년대에 오류2리에서 오류4리로 분리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이장이 건네준 자료에 의하면 현재 오류4리는 58호, 총 150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그 가운데 농가는 23호, 비농가가 35호다. 경지면적은 논 면적 28ha, 배 재배면적 4농가 8ha, 화훼는 9농가 4ha, 고추를 비롯한 기타 농가 면적이 3ha에 이른다. 주민들 연령분포를 보면 노인회원은 33명, 50대가 30여명, 40대는 15명, 어린이들도 15명이 어울려 살고 있다.

▣ 어르신 공경하며, 예절교육으로 유대감 형성하고 결속력 다져
오류4리 안산마을이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을주민 출신으로 크게 출세하거나 성공한 인물은 많지 않다. 다만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오류4리 출신 중에는 공무원과 교사로 근무하는 인사들이 여럿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남진희 노인회장 자부인 이금실 씨와 이양희 이장의 부인인 임백노 씨, 노경순 씨 등이 효부상을 받았다. 이렇듯 안산마을 주민들은 한결같이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깍듯하다고 남진희 노인회장은 자랑한다. 노인회원 가운데 오류3리에서 이주해 온 박은근 어르신은 2, 3년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들 예절교육을 시켜 마을 아이들에게 유대감을 심어주고 결속력을 다졌다고 한다. 단지 요즘 건강이 안 좋아져 주민들은 걱정이다. 또한 황덕진 어르신은 방금이 마을에서 태어나 지난 1955년도에 분가해 안산마을로 살림을 나왔단다.
안산마을은 15년, 20년 전까지만 해도 난민촌의 어려운 형편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서며 소를 키우고, 화훼 등 특용작물을 재배하면서 주민들 살림이 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엔 대소면내서도 대표적인 부자 마을로 자리잡게 되었단다.

▣ 마을 자립도 높아 살기좋은 농촌마을
오류4리는 90년대 마을 앞으로 중부고속도로가 뚫리고, 음성IC가 생기며 전통적인 농촌마을을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대소면 내 다른 마을처럼 안산 마을에도 공장이 들어섰다. 이 이장은 오류4리엔 삼원전선, 바라, 신신판넬, 대창풀리머, 하림농장까지 5개 공장이 있는데, 아무런 문제없이 동네 주민들과 융화가 잘 된단다. 오히려 이 이장은 지역에 공장을 세웠는데, 군이나 행정관청에서 까다롭게 규제하는 것 같아 옆에서 지켜보기에 안쓰럽단다. 기왕 관내에 들어왔으니 좀더 편안하게 공장이 돌아갈 수 있도록 융통성 있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이 이장은 주문했다.
무엇보다 오류4리 경로당에선 1년 365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르신들 식사가 준비되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대동계 날에는 호당 쌀 1말씩 모아 매일 식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생활관 2층을 보수하여 세를 놓았는데, 이를 노인회가 맡아 운영하며 부족한 식사 및 노인회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안산마을은 특히 10여 년 전부터 대동계에서 부모가 60세가 넘은 자녀들은 동네에 애사가 생겼을 때는 다 참여하도록 결정했다고 한다. 이후로 지금까지 고향모임청년회를 중심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 또 대동회(매년 12월 중순)에선 고향모임청년회와 함께 화합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으며, 8월 휴가철을 맞아 부락에서 하는 야유회에도 출향인들이 함께 한다고 한다.
오류4리는 경지정리가 잘돼 있다. 면내에서 가장 많은 농로가 포장됐을 것이라 말하는 이 이장은 이를 위해 도 예산 1억 3천만원을 받기까지 했단다. 이런 이 이장의 사업 열정은 2009년 광역상수도 사업을 완료해 주민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인근 삼성지역에 축사·돈사를 비롯하여 공장들이 많아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이게 어디 우리 마을만의 문제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막상 고기를 구경할 수 없게 된 성미천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속내를 밝혔다.
앞으로 이 이장은 200m 가량 마을 안길을 정비할 계획이란다. 또한 안산마을 주민들은 기흥아랫마을아파트 사거리 신호등이 너무 짧아 주민들이 많이 불편하니 개선해달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동네 애사가 있을 때나, 정월 척사대회를 돌아가며 하는데, 개인적으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애착심을 갖고 매번 참여해 주는 출향인들에게 마을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피난민 부락의 아픔을 말끔하게 벗고, 풍요로운 농촌 마을이 탈바꿈한 오류4리 안산마을!
마을회관을 나서는 기자를 돌려 세우며 어르신들은 따뜻한 말을 잊지 않았다.
“기자 양반! 언제든지 들러, 식사나 혀~”


/우/리/마/을/사/람/들/

이양희 이장
이양희 이장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로 살 것”

“주민들 의사를 존중해서 많이 듣고 반영하여 주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세로 18년간 오류4리 이장을 맡고 있는 이양희 이장. 현재 음성군자연보호협의회장으로도 활동하는 이 이장은 대소면이장협의회장(3년), 대소면주민자치위원장(3년) 등도 역임하였다.
현재 부인과 논농사를 짓고 있는 이 이장은 1남 1녀의 자녀를 뒀는데, 현재 아들(재성)은 대소주공아파트에서 거주하면서 면내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사위는 의왕시청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자녀와 손주들이 “건강했으면 더 바랄 게 없다”고 가족 사랑이 남다르다.

남진희  노인회장
남진희 노인회장
“회원 모두 건강하고
협조 잘 해줘 항상 감사”

남진희 노인회장은 안성 일죽에서 50여년 전 안산마을로 이사왔다.
2남 2녀의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현재 큰 아들 가족과 함께 수박 등 과수농사를 짓고 있는 남 노인회장.
대소면 게이트볼 회장도 맡고 있는 남 노인회장은 “노인회원들 모두가 건강하고, 동네화합을 위해 잘 협조해줘서 고맙다. 특히 여자 노인회원들 가운데 80 넘은 분들이 8명이나 되는데도 잘 모이고 있다”고 자랑했다.


신동옥 부녀회장
신동옥 부녀회장
“건강하고, 하는 일 잘되고,
화목한 가정 되길”

몸이 불편해 병원에 입원중인 신동옥 부녀회장은 작은 아들 가족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한 식구같은 32명 부녀회원들에게 “건강하고, 하는 일도 잘되고, 화목한 가정이 되길 빈다”고 덕담을 했다.






김영호 고향모임청년회장
김영호 고향모임청년회장
“바쁜 가운데도 마을 일에
열심히 참여할 것”

김영호 고향모임청년회장은 부인과 함께 마을에서 친환경농업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대소면농촌지도자회장과 친환경쌀연구회 회장까지 맡고 있는 김영호 청년회장은 대통령상까지 수상했을 정도로 친환경농업에 열정을 가진 전문가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청년회가 활동한지 얼마 안됐지만, 바쁜 가운데도 마을 일에 열심히 참여하자”고 김 청년회장은 회원들에게 부탁했다.


유종수 새마을지도자
유종수 새마을지도자
“살기좋은 마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

보은 출신 부인과 공부하고 있는 1남2녀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유종수 새마을지도자.
그는 안산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오류4리 토박이다. 농사를 짓고, 공장에서 일하며 겸업하고 있는 유 새마을지도자는 “이장님 이하 마을 어른들을 도와 인심좋고 살기좋은 마을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우리동네 가볼만한 곳>

의학과 의약의 발자취를 담아낸 한독의약 박물관

한독의약박물관은 (주)한독약품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문화 사업 일환으로 1964년 충북 음성군 대소면 대풍리에 문을 열었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 박물관이자 의약 전문 박물관이기도 하다. 국가보물 6점을 포함하여 의약 분야와 관련하여 보존 가치가 높은 약 1만 여 점의 사료들이 보관, 전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약 9천여 권의 의약서적을 소장하고 있는 의약도서실도 함께 갖추고 있어 연간 1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고 있다.
한독의약박물관은 전시실과 수장고, 강당, 약초원, 의약도서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전시실은 1,410㎡ 규모로 1층과 2층으로 구분되어 있다. 1층에는 외국의 의약 자료를 전시해 놓은 국제관과 한독약품의 역사를 보여주는 한독사료실, 김신권 명예회장의 기증유물 전시관인 제석홀이 있고, 2층에는 우리나라 의약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한국관이 들어서 있다. 이외에도 330㎡ 정도의 수장고와 300석 규모의 현대식 강당, 3,300㎡ 규모의 약포와 302㎡ 규모의 온실로 이루어진 한독약초원 등이 있다.
현재 한독의약박물관의 소장 유물 중에 가장 대표적인 소장품으로 꼽히는 것이 한국관에 소장된 고려시대 의약기(醫藥器)인 청자상감상약국명합(靑磁象嵌尙藥局銘盒)과 국내 유일본인 『의방유취(醫方類聚)』,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 『찬도방론맥결집성(纂圖方論脈訣集成)』, 『향약제생집성방(鄕藥濟生集成方)』,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 등 여섯 점이다.
이들은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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