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읍에는 음성을 ‘음성’(陰聲)이라고 쓰고, 음성(音聲)으로 읽자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김장섭(59) 음성읍장이다. 김 읍장은 음성읍을 얘기하면서 “음성을 한자로 쓰면 어두운 의미가 담겨 있다”며 “그보다는 음성읍 곳곳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오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소리’를 뜻하는 음성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늦은 나이에 공무원시험 합격
처음 마주한 김장섭 읍장의 첫인상은 검게 그을린 피부 속에 가려진 반듯한 외모와 함께 정직하고 소탈해 보이는 웃음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사람과 대화하다보면 저절로 마음 문이 열릴 것 같다. 공무원들이 다 이런 모습이면 주민들이 다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김장섭 음성읍장은 음성읍 소여리에서 나고 자랐다. 남신초등학교와 음성중학교를 마친 후청주의 모 고등학교를 가정 형편상 중퇴하고 고향으로 가 농업에 종사했다. 이후 학업을 중단한 데 대한 아쉬움이 커 농사를 지으면서도 공부를 계속해 검정고시를 통해서 고등학교 졸업 학력을 취득하게 됐다.
그가 공무원이 된 것은 1986년도에 음성군청에서 임시직으로 일하게 되면서 공무원에 대한 꿈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공무원 시험을 목표로 공부에 몰두해 마침내 농업직 공무원시험에 합격하게 됐다.
음성군청 농정과 첫 부임
김 읍장의 첫 번째 발령지는 이미 임시직으로 근무한 바 있는 음성군청이었다. 1991년도에 34살의 나이로 군청 농지과로 발령받은 그는 농지업무 전문직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각종 민원업무를 처리하다보니 알아야 할 법령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때부터 업무에 필요한 법령공부를 하면서 밤을 지새우는 일이 부지기수로 늘어나게 됐다. 그는 “이때 머리가 다 빠져도 모를 정도로 행정과 법령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법령에 따른 꼼꼼하고 빈틈없는 업무처리를 할 수 있게 됐으며, 이후 그는 민원인의 입장을 고려한 업무역량을 인정받아 음성군 농지과의 민원업무팀장을 10년이 넘도록 맡아볼 수 있게 됐다.
표창 상금 음성장학회에 기탁
김 읍장은 음성군에 근무하면서 음성군수상 6번, 장관표창 5번, 충북도지사상, 국무총리상 등 총 13번의 표창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중 가장 기억나는 것이 농산물유통팀장으로 있던 2013년도에 국무총리상을 받았을 때라고 말했다. 그 상은 음성군이 2012년 거점산지 화훼유통센터 건립지원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게 한 공을 인정받아 받은 상으로 김 읍장은 당시 받은 시상금 180만 원 전액을 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해 써 달라며 음성장학회에 기탁한 바 있다.
공무원 된지 24년 만에 사무관 진급
김 읍장은 2015년에 사무관으로 진급하게 됐다. 늦은 나이에 공무원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성실성과 빈틈없는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사무관에 임명 된 것은 그의 뿌리깊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헌신적인 일처리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후 그는 삼성면장을 거쳐 농정과장을 역임한 후 2018년 1월에 음성읍장으로 부임하게 됐다.
음성읍에 부임한 김 읍장은 음성읍의 주요사업을 초기단계에서 수시로 공유하고, 사회적 합의와 읍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홍보자료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요 개발사업의 진행상황은 프리젠테이션 자료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설명하기도 한다.
김 읍장은 내년 8월이 정년이다. 그는 “주민들의 염원을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되니까 벌써 이 나이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아직도 남은 임기까지 음성읍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그는 부인 김귀분(57) 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