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6만 4000여 마리 폐사…폭염피해 확산
가축 6만 4000여 마리 폐사…폭염피해 확산
  • jwg
  • 승인 2018.08.06 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닭 5만 8023마리, 오리 4200마리, 돼지 45마리, 소 1마리 등

▲  맹동면의 한 양계농가의 닭들이 폭염으로 인해 털이 빠진 채 여기저기 힘없이 쓰러져 있다.
▲ 맹동면의 한 양계농가의 닭들이 폭염으로 인해 털이 빠진 채 여기저기 힘없이 쓰러져 있다.
온열질환자 4명 발생, 인삼·고추·과수 등 농작물 피해 심각

음성군, 9월까지 여름철 재해예방 대책기간 운영…T/F팀 가동

전국적으로 연일 재앙에 가까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음성군의 축산 농가에서만 6만 4000여 마리의 가축이 폐사하는 등 폭염피해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열사병과 열탈진 각각 1명과 열실신자 2명 등 모두 4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됐고, 강한 직사광선으로 인해 과일이 데이거나, 터지거나, 떨어지는 피해는 물론, 인삼, 고추, 옥수수 등 밭작물이 타들어 가는 피해도 늘어나고 있어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와 특단의 농업재해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30일 음성군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군에서 폭염피해로 폐사한 가축은 총 6만 4023마리로 집계됐다. 폐사한 가축은 닭이 5만 8023마리, 오리 4200마리, 돼지 45마리, 소 1마리 등이다.

더욱이 가축폐사는 폭염경보가 발효된 이후 처음으로 집계된 지난 19일까지 1만 9515마리였으나 불과 5일이 경과한 지난 24일까지는 2만 9802마리, 이어 지난 26일까지는 3만 2802마리 등으로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폭염이 3주 가까이 계속되자 축산 농가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맹동면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박모(58) 씨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오히려 겨울철 AI로 인한 피해보다 더 큰 것 같다”며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순식간에 수만 마리의 닭이 폐사할 수도 있어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의 가축 피해 외에도 폭염과 무강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그중 가장 심한 것은 밭작물 피해다.

음성읍에서 고추농사를 짓고 있는 박모(50) 씨는 “노지에 있는 고추뿐만 아니라 하우스에 있는 것까지 다 말라죽어 금년 고추농사는 아예 포기했다”고 말했다.

금왕읍에서 약 3000㎡의 밭에 들깨농사를 하는 유모(44) 씨는 “폭염으로 인해 그동안 정성스레 키우던 들깨가 다 타죽어 버려 수확할 게 하나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감곡면에서 햇사레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2) 씨는 “복숭아나무가 죽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뿌리에 물을 뿌려주고 있지만 과일에 충분한 수분공급이 안 돼 낙과가 많고, 지난해에 비해 과일 크기가 작은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일반농작물보다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인삼이다. 음성인삼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특산물이지만 장기간 고온으로 인해 상당수가 말라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왕읍에서 대규모로 인삼재배를 하는 윤모(40) 씨는 “군에서 피해상황을 빨리 보고해 달라고 했지만 너무나 피해가 커 집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인삼은 고가의 특수작물로 보험료가 비싼 탓에 대다수의 인삼재배농가가 재해보험에 가입이 안 돼 있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농가에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음성군 내 곳곳에 피해가 확산되자 음성군과 축산농가 등은 폭염 피해 대책을 마련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소, 돼지, 오리, 닭 등을 키우는 농가는 폭염으로 인해 키우고 있는 가축이 폐사할까봐 축사 내 환풍기와 안개 분무시설 등을 최대한 가동하고, 시원한 물을 충분히 공급하는 등 가축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군은 지난 19일 조병옥 군수의 지시로 폭염대응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폭염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군은 더위가 충분히 지나가는 오는 9월까지 여름철 재해예방 대책기간으로 설정한 후 폭염 종합대책 T/F팀을 가동해 ▲무더위 쉼터(88개소) 표지판 교체 ▲도로 곳곳에 그늘막 설치(16개소) ▲도로 살수차 운영(3대) ▲폭염 취약계층 보호 도우미(1465명) 운영 ▲고령자·장애인 독거노인(1053명)을 특별 관리하기 위해 생활관리사(45명) 투입 ▲근로자 휴식시간제 운영 ▲방송 및 문자 전송 등으로 폭염대비 군민행동요령을 홍보해 폭염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황인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