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사람]"외국인 근로자가 살고 싶은 음성 만들어요"
[여기 이사람]"외국인 근로자가 살고 싶은 음성 만들어요"
  • 민광분
  • 승인 2016.04.29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 외국인 인권보호상담소 장현수 목사

불법 체류 외국노동자들의 인권 보호 '대부' 역할
외국인 위한 연구소, 필리핀 현지 교회 등 설립

통신기술과 교통수단의 급속한 발달로 지구 전체가 하나의 생활권이 되었다. 거대한 지구에 고유의 문화와 언어를 가진 민족들의 삶이 허물어지면서 지구촌이라는 말이 나왔다.

아울러 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돈을 벌러 오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오면 법의 도움을 받지만 연수생의 문이 좁을뿐더러 보수도 최저시급보다 조금 낮다.

문이 좁아 못 들어오는 외국 노동자들은 관광비자로 들어 와 일을 시작 하면서 자연 불법 체류자가 된다. 그러면서 이들의 인권은 어디서든 보호받지 못한다. 이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하는 한 목사가 있다. 바로 '충북 외국인 인권보호상담소'를 운영하는 장현수(63) 목사다.

국내 외국노동자 대상 선교
경북 예천 출생으로 유교집안의 3남3녀 중 둘째다. 개구쟁이였던 그는 들로 산으로 뛰어 다니는 것도 모자라 높은 곳에서 새처럼 날고 싶었다. 5살 때 높은 담장에서 뛰어 내리다 다리를 다쳤다. 대수롭잖게 여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증세가 악화되어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다. 병원생활 중에 서울 청파초등학교를 졸업 미션스쿨인 한일중학교를 거쳐 아버님의 권유로 용산고 전자과에 입학한다. “장애 3등급 이었던 아들에게 동선의 거리가 짧은 직업이 전자과라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라고 그는 회상한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교회 주일학교에 다니면서 신앙심을 키 운 터라 22세 때 장로교 산하에 있는 총회신학교를 거쳐 수원 합동신학원을 졸업했다. 그의 진로는 성경 빌립보서 2장 1~18절 중 5절의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란 말씀에 해외선교사를 서원한다. 그러나 장애가 있는 그는 외국에 나가기에 앞서 한국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선교활동을 하게 된다.

외국인 인권보호상담연구소 개설
지난 2000년 비영리 외국인 인권보호상담연구소를 개설했다. 인권사각지대에 있는 불법 체류자들의 임금체납과 폭행, 산업재해를 당한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또한 청주 교도소 내에 있는 외국인보호소에서 한글을 가르친다. 정기적으로 한국어를 교육하며 문화를 몸소 전파하는 그는 “불법 체류자들이 본국으로 추방 되지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만큼은 가지고 귀국하길 바란다”며 “한국말의 세계화를 위해 계속 가르칠 것”이라고 했다. '명예인권담당관'으로 담당공무원들과 활동하는 그는 보호외국인들에게는 대부 같은 존재다.

국내에 이어 필리핀 현지 교회 개척
현재 삼성면 용성리의 헌집을 수리해서 산상교회를 개척했다. 아내는 필리핀인으로 에스페란사씨다. 필리핀으로 배낭여행 갔을 때 만났다. 이들 부부는 스리랑카,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등 다국적인들이 체불임금 및 산재로 오갈 데 없는 이들의 쉼터가 되어준다. 텃밭에는 그 나라들의 채소를 심어 예배 후 향수어린 식사를 제공하고 교회 한 켠엔 노래방을 만들었다. 노래방 LED싸이키 조명까지 설치해 현란한 분위기에서 모국어로 노래하며 스트레스를 풀게 한다. 또한 한국으로 시집 온 외국인 며느리들의 부모가 되어 정착하는데 큰 힘이 되어준다.

또한 필리핀에 '품바토 호산나'교회를 설립했다. 매월 첫 주 헌금은 현지 목회자를 위한 사례비로 지원된다. 또한 의류, 신발, 학용품 등을 지원한다.

그는 해가 바뀌는 1월1일이면 행복하면서도 고달프다고 한다. 그의 따뜻한 배려에 감동한 외국인들이 국제전화로 새해인사를 해오기 때문이다. 비록 몸의 장애로 외국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본국에서 외롭고 무시당하고 갈 곳 없는 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며 대변인이 되어주는 그는 선교사이기 이전에 아버지와 같은 존재며 더 나아가 친선대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