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곡면 월정리마을
감곡면 월정리마을
  • 김진수
  • 승인 2009.11.11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햇사레 복숭아같은 희망의 달 둥실~ 떠올라”


달 떠오르는 정자가 있을 것 같은 마을, 월정리를 가려면 감곡면 소재지에서 남쪽으로 6Km 지점 주천삼거리를 먼저 찾아야 한다.
여기서 520번 지방도로를 따라 동쪽 충주 노은 방면으로 주천저수지를 지나면 현재 ㅊ학원으로 사용하는 구 상평초등학교를 만난다. 이후 약 2.5Km 지점부터 월정리가 시작되는데, 개미골 골짜기를 따라 길게 가가호호가 늘어서 있다.

▣ 개미골짜기 따라 기다랗게 늘어선 마을
월정리는 본래 충주군 감미곡면(甘味谷面) 지역이었으나 1906년에 음성군에 편입되었다. 1914년 독정리(篤亭里)·무수동(無愁洞)·하치리(荷峙里)·월동(月洞)을 병합하고, 월동의 '월'(月)자와 독정리의 '정'(亭)자를 따서 '월정리'라 하여 감곡면에 편입되었다.
감곡면 동남부에 위치한 월정리는 1개 단위 부락으로는 감곡면내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한다. 자연 마을로는 고니골, 다리골, 독정이, 메터, 무수동, 음달말, 중고개 등이 있다.
지형을 보면 동쪽에 행덕산(447M), 마을 남쪽으로는 수리산(해발670M)이, 북쪽으로는 원통산(해발645M)이 있어 대체로 지형이 높다. 이렇게 남북이 병 풍을 두른 듯 계곡모양으로 있어 경관이 수려한 월정리. 주변 여러 산에서 발원한 물은 성들천으로 변해 서쪽의 주천저수지로 흘러들어 주변에 넓은 농경지를 형성한다.
월정리는 동쪽으로 충주 노은면을 경계하고, 서쪽으로 상평리, 남쪽으로는 생극 차곡리, 북쪽으로 영산리와 사곡리에 접해 있다.
문화 유적으로는 옛날 이무기가 소를 잡아 먹었다는 '멱바위'가 있다고 한다.

▣ 다양한 세대가 균형있게 어우러져 훈훈한 민심 돋보여
월정리를 들어가면서 산기슭 양지바른 곳마다 묘와 비석들이 눈에 띈다. 이유를 물어보니 전국적으로 내노라하는 가문인 전주 이씨, 경주 정씨, 초계 정씨 등이 옛날엔 마을에 많이 살았기 때문이란다. 물론 지금은 다른 성을 가진 주민들이 이주해 더 많지만 말이다. 그러나 아직도 월정리 군데군데엔 각 가문의 화려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월정리 출신 유력인사를 묻는 기자에게 김만수 청년회장은 정지태 군의원을 비롯해서 정태훈 감곡면 노인분회장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해줬다. 또한 유무영 이장을 비롯해서 정종호 씨 등이 효자상을, 김재습 개발위원장이 소방방제청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단다.
무엇보다 월정리는 연령층이 골고루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는 아주 긍정적이고 건강한 마을의 징표다. 126가구 327명 주민 가운데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120여명, 40-50대 중장년층이 120여명, 그리고 30대 이하 청년.어린이가 100여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 다양한 세대가 유 이장을 비롯한 역대 이장과 임원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월정리다.
다른 마을처럼 매년 12월 22일 마을총회를 하는 월정리는 12월 경에 대동계를 한다. 이날은 온 동네가 하나되는 날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또 월정리는 경로잔치와 효도여행을 격년으로 하면서 어른공경의 미풍양속을 보존해가고 있다.
월정리 주민들은 동네 3/5이 산간이라 주로 복숭아 농사를 지으며 짭짤한 농가수입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병충해와 시장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작황이 작년만 못하다고 김재도 새마을지도자는 밝혔다. 그 외 축산, 낙농 등을 하면서 인근에 있는 공장에 출퇴근하는 겸업농가들이 몇 년 사이로 많이 늘었다고 한다.

▣ 장수마을 사업으로 생활 웰빙 이뤄가


또한 월정리엔 독특하게 월정리만의 차별화된 것들이 있다.
먼저 월정리엔 문화생활관과 노인회관이 따로 있다. 노인회관은 30여년 전에 건축되었는데, 최근에 리모델링하여, 2층은 앞서 말한 것처럼 목공예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화생활관은 2000년에 정지태 군의원이 이장으로 있을 때 완공했는데, 생활관 옆으론 군내 최초인 게이트볼장이 잘 정비되어 있다. 여기서 어르신들은 수시로 나와 게이트볼을 치며 살아가는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정형훈 노인회장은 월정리 노인회원들 게이트볼 실력은 군내에 단연 으뜸이라고 자랑했다. 실제 취재 며칠 후, 군에서 있었던 게이트볼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한 사실을 기자는 확인하였다.
특히 월정리는 전국에서 장수마을로 선정되어 사업 일환으로 노인회원과 온 주민이 함께 2년 넘도록 솟대작업을 비롯한 목공예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그래서 노인회관 2층에 목공예전시장을 상설 운영하게 되었다.
또 마을 뒷산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운동할 수 있는 등산로를 정비했으며, 등산로 곳곳에 운동기구까지 설치해놓았다고 자랑한다.
그리고 월정리엔 겨울이면 어르신과 주민들 건강을 위해 외부 강사를 초빙하여 단전호흡 등 기체조를 실시하고 있다. 또 어르신들이 작년까지는 520번 도로가에 꽃길가꾸기 사업을 하여 마을경관을 아름답게 가꿨다고 한다.

▣ 월정리 휴게소, 마을의 새로운 메카
월정리 취재는 다른 마을처럼 노인회관이나 생활관이 아니라, 의외의 장소 월정리 휴게소였다. 월정리 휴게소는 현 유 이장이 운영하고 있는데, 과거부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장 가족이 운영해왔단다. 그 이유를 묻자 휴게소는 말 그대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먹거리가 있어서 누구든지 수시로 찾아와 마을 일을 의논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가던 동네 주민들이 스스럼없이 들러 이장이나 혹은 이웃끼리 흉금을 털어놓으며 대화할 수 있는 곳. 휴게소는 복숭아작목반 사업, 저온저장고 설치, 하천정비 계획 등 희망의 달이 둥실 떠오르는 마을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었다.

취재를 마친 후 유 이장을 비롯한 월정리 사람들 배웅을 받고 휴게소를 나서는 기자의 가슴엔 다음과 같은 시상이 떠올랐다.

“한양 과거시험 낙방하고 터덜터덜 낙향하는 선비 / 잠시, 길을 잃었다 / 저수지를 돌고 돌아 개미골 따라 충주로 넘어가는 길목 / 허름한 정자에 걸터앉아 땀을 식히려니 / 독정이 아낙 다소곳이 복숭아 내밀어 / 맛나게 삼키고 나서는데 / 은은한 하늘 쟁반위엔 먹음직스런 복숭아 한 알 둥실~ 떠오르고 있었다”
-기자의 졸시, “월정리” 중에서-

/우/리/마/을/사/람/들/


유무영  이장
유무영 이장
“부담없이 방문하고픈
마을 되도록 최선을 다할터”


“매사에 열심이며, 특히 마을 일에는 모범적으로 발벗고 나선다”고 주민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한 유무영 이장. 그는 4H활동을 하며 만나 결혼한 부인 신석화 씨와 함께 진정으로 농촌을 사랑하는 부부라 할 수 있다. 낙농을 하다가 현재 과수농사를 짓고 있는 유 이장은 “월정리가 외지인들이 부담없이 방문하고 싶은 마을이라고 자신한다. 앞으로도 더 살기좋은 마을이 되도록 주민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형훈 노인회장
정형훈 노인회장
“단합 잘 되고
어른 공경의 전통 계승됐으면”


노인회장정형훈 노인회장은 경주 정씨 11대 조상들 무덤이 있는 월정리가 실질적인 감곡의 중심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해방되던 해 감곡국민학교를 졸업하고, 17살 때 6.25 전쟁을 맞았던 정 노인회장은 과거 오지로 교육여건이 안좋았던 월정리가 살기좋은 마을로 변한 게 감개무량하단다. 월정리 주민들은 옛부터 단합이 잘되고, 어른공경을 잘했는데, 그 전통이 계속 계승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재습 개발위원장
김재습 개발위원장
“복숭아 작목반 활성화와
저온 저장고 설치하고파”

웃는 게 너무 자연스러운 전직 이장, 김재습 개발위원장은 “복숭아 공동선별과 공동판매를 위해 작목반을 조직했는데, 아직 동참하지 못한 분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아울러 숙원사업으로 저온저장고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밝힌 김 개발위원장은 98년 귀농해 현재 부인 서영희 부녀회장과 두 명의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



김재도 새마을도자
김재도 새마을도자
“수시로 마을을 찾아
협조하는 분들께 감사”

김재도 새마을지도자는 월정리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도, 월정리가 좋단다. 부인과 함께 과수농사를 짓고 있는 김 새마을지도자는 마을 하천을 깨끗하게 정비했으면 더 좋은 마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출향인들이 수시로 마을을 찾아주고, 마을 행사 때마다 참석해줘서 고맙다고 마을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영희 부녀회장
서영희 부녀회장
“행사마다 불평없이
협조한 회원들 고마워”


월정리가 감곡면 37개 부락가운데 가장 단합이 잘된다고 자신하는 서영희 부녀회장. 100여명 부녀회원들, 특히 연세드신 부녀회원들이 김장담그기 등 모든 행사마다 불평 한 마디 없이 협조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앞으로 헌병 수거사업 등을 펼쳐 부녀회자금을 마련함과 아울러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서 부녀회장은 다짐했다.

김만수 청년회장
김만수 청년회장
“좋은 배필 만나
행복한 가정 꿈꿔”


김만수 회장은 참 단정하고, 착한 눈이 매력이다. 현재 어머님을 모시고, 남동생이랑 살고 있는 김 청년회장. 마을 어른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는 김 청년회장. 좋은 배필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려 어머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며, 결혼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다.



우리마을 가볼만한 곳 - 월정리장수마을 및 공예품전시장


월정리를 관통하는 520번 도로 옆, 지난 2000년도에 신축한 문화생활관에 가기 50m 앞에는 오랜 세월을 지켜온 2층 건물이 있다. 1층 정면에 '월정리장수마을'이란 간판을 달고 있고, 2층 계단을 올라서면 월정리에서 상설 운영하고 있는 '공예품전시장'이란 간판이 걸려 있다. 이 건물은 30년 전, 김종호 씨가 충북도지사로 재직할 때 마을회관으로 건축한 것을 지난 2007년 리모델링을 하였다.
1층 50평은 노인회관으로 사용하고 있고, 2층은 2년여 동안 노인회원을 포함하여 전 주민들이 장수마을 사업 일환으로 서각가 유승환 씨의 지도를 받아 정성들여 만든 목각 및 목공예 작품 30여점과 써래, 쟁기, 지게, 구유 등 옛날 고유의 원시적인 농기구 다수가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2층을 올라가는 계단 밑으론 조립식 건물로 증축한 목공예 작업장이 숨죽이며 작업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