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외길 봉사인생’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외길 봉사인생’
  • 안창규
  • 승인 2015.09.02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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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병 호 음성군사회복지협의회장

90년대 초 충북로타리클럽 사무총장 역임
불의와 타협 않고 원칙에 입각한 삶 추구

▲ 40여년 동안 봉사의 길을 걸어온 안병호 회장은 지금도 소외되고 고통 받는 사람들과 나누길 주저하지 않는다
▲ 40여년 동안 봉사의 길을 걸어온 안병호 회장은 지금도 소외되고 고통 받는 사람들과 나누길 주저하지 않는다

1950년 6월 25일.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난 그날. 안병호 음성군사회복지협의회(이하 사복협) 회장 일가족이 음성으로 이주를 위해 이삿짐을 보낸 날이다. 당시 부친의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고모부는 음성으로 이주를 권유했다. 안 회장 나이 겨우 9세 때다. 안 회장과 음성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듬해 부친은 지금의 시장로에 문구점 '삼우당'을 개업했다. 그러기를 64년 세월. 음성에서 가장 오래된 점포 중 하나다. 수봉초등학교 3학년에 편입한 안 회장은 음성중학교를 거쳐 서울 중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졸업생 중 안 회장 등 3명이 서울 소재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3명 중 한 사람은 3선에 국회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이경재 의원이다. 4.19때 음성 출신 학생 한명이 사망했는데 안 회장으로 잘못 알려져 주위 사람들이 놀랐던 일화도 있다.

부친 병환…대학진학 포기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안 회장은 중앙대학교에 합격했다. 등록 직전 부친께서 파킨슨병으로 거동을 할 수 없게 됐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6남2녀 중 둘째였지만 형이 의과대에 재학 중이어서 가업인 '삼우당'은 안 회장의 몫이 됐다. 대학진학을 포기한 것에 후회는 없지만 가끔 대학얘기가 나오면 마음 한구석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을 만날 때면 일찍 경제적인 면에서 독립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삼우당'은 관내 학교에 교과서를 공급할 정도로 큰 규모다. 지난 1971년부터 30년간 LG전자대리점도 함께 운영할 정도로 안 회장은 사업가로 성장했다.

안 회장은 부친에 이어 운영하던 '삼우당'을 다섯째 동생에게 맡기고, 본격적인 지역사회 봉사에 나섰다. '봉사인(奉仕人) 안병호'의 새로운 인생이다.

하지만 건강은 그를 다시한번 시련의 늪으로 빠트렸다. 2006년 심근경색으로 7시간에 걸친 큰 심장수술을 받았다. 다행스럽게 수술경과가 좋아 건강을 회복하면서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다.

음성군사회복지협의회 창립

천우신조로 건강을 회복한 안 회장은 2006년 당시 충북사회복지협의회 초대회장이었던 표갑수 회장으로부터 음성군 지역의 사복협 설립을 권유받는다. 평소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웃에게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던 그는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음성군사회복지협의회를 설립했다.

사회복지협의회 창립멤버이자 이사로 봉사하다가, 2009년 회장에 선임되면서 그의 봉사활동은 더욱 확대됐다.

그의 봉사는 이것이 시작은 아니다. 로타리클럽과의 인연은 4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음성로타리클럽을 창설하면서 86~87년 2년간 회장으로, 87~88년 음성·괴산·진천(괴산-증평 분리 전) 3군 지역대표를 맡았었다. 90~91년에는 충북로타리클럽 사무총장도 역임했다. 지금은 원로회원 예우를 받고 있지만 사실상 일반 회원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주례회에 참석한다. 이 모임에는 지금까지 43년간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죽마고우 조항욱(조한의원 원장)씨와 임광재(광재약국)씨는 안 회장보다 1년 적은 42년 간 클럽 회원으로 함께 지내면서 매주 모임 때 얼굴을 마주한다. 두 사람은 50년 넘게 함께 한 친구다.

'40년 봉사(奉仕) 인생'

안 회장의 취미는 여행과 독서다. 읽었던 책 중에는 목민심서가 기억에 남는다. 정독을 요하는 문학류보다는 삼국지, 수호지, 금병매를 선호했다. 4년 전 중국의 장강삼협을 여행할 때 읽었던 삼국지와 연관을 지어가며 흥미진진한 여행을 하기도 했다.

두 차례 유럽여행은 파리와 런던 시민들의 여유로움과 문화적으로 앞선 여러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를 좋아하고, 틈나면 영화를 즐겨 본다.

부인 김종금 여사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두 자녀는 학교 성적이 좋았고, 기대만큼 훌륭한 사회인이 되었다. 아들은 중견기업의 팀장, 사위는 육군 여단장(대령)으로 복무 중이다. 아우 둘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것이 못내 아쉽다.

40년 넘게 소외된 계층과 어려운 처지의 주민들을 위해 봉사해 온 안병호 회장. 소리 소문 없이 평범하고 눈에 띄지않게 활동하고 싶다며 몸을 낮추는 그에게서 진정한 봉사의 정신을 배운다.

관내 대부분 단체의 당연직 임원을 맡아 사심없이 봉사하는 안 회장. 할 말은 하고, 공명정대하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자랑스러운 음성인'이다. 그의 삶 속에서 진정 '활력 있는 복지 음성'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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