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왕읍 구계1리
금왕읍 구계1리
  • 강성진
  • 승인 2009.10.21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등산 자락 굴뚝없는 청정지역에서 부농을 꿈꾸는 마을


들녘엔 어느덧 은빛 억새와 수확을 앞둔 황금빛 벼물결로 출렁이면서 장관을 연출하던 10월 초순경. 금강과 한강의 발원지인 금왕읍 소재지에서 서북쪽으로 10km쯤 차를 달리면 금왕읍 구계1리라는 마을 표지석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 중앙으로 구계천이 흐르며 인근에 밤계저수지와 사계저수지, 제수리지가 있다. 들이 넓고 지대가 낮지 않아 홍수 등 자연재해가 없어 농사가 잘 되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본래 충주군 법왕면에 속한 지역이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에 궁제리(宮堤里), 구룡리(九龍里), 사계리(泗溪里), 보습리(保習里), 죽엽리(竹葉里)를 병합하고 구룡리와 사계리에서 글자를 따서 구계리라 하여 금왕읍에 편입되었다. 마을이 높은 지대에 위치해 낙뢰피해를 입어온 구계1리는 얼마전 금왕읍 용계리에 위치한 (주)그라운드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PGS 낙뢰 재난방재 시설 지원 등 지역주민과 기업체간 유기적인 협조관계를 통해 상생하는 모습을 지역에 보여주며 귀감이 되고 있다.

■ 솟대가 있던 400년 된 마을
마을 어르신인 구본창 노인회장은 구계1리는 400년이 넘은 자연마을이라고 소개하면서 “오래전부터 마을에 솟대가 있었다” 면서 “솟대는 마을공동체에서만 볼수 있는 것으로 음력 정월 대보름에 동제(洞祭)를 올릴 때 마을의 안녕과 수호, 풍농을 위하여 마을 입구에 세우는 것이 솟대였고, 지금은 볼수 없지만 솟대가 있었던 흔적은 아직 남아있다” 는 이야기에서 구계리의 연대를 가늠케 해주었다.
자연마을은 마루택(중대, 사계), 보습고지(보습), 주계비(죽엽), 효때배기(궁계,구제,구룡촌) 등이 있다.
마루택은 인근 마을보다 지대가 좀 높아 종대라고 하며, 네개의 개울이 있어 사계라고도 한다.
보습고지는 옛날에 보습을 만들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계비는 주엽사라는 절이 있던 마을이며, 효때배기는 옛날 마을앞에 솟대가 높이 서 있었다고 한다.

■ 마을 현황 및 특산물
'50여호 110명의 주민들이 한지붕아래 살고 있다'는 구계1리는 동쪽으로 우등산, 서쪽으로 대정리, 남쪽으로 쌍봉리, 북쪽으로는 호산리와 접하고 있는 주계비에 딸린 마을로 옛날 이 마을에서 농기구인 보습을 만들어 붙여진 이름인 보습고지(보습동)가 있다.
구본창 이장은” 마을인근에 공장이 없어 공기좋고 물좋은 구계1리를 찾는 발길이 늘어나면서 현재 마을에 들어와 사는 외지인 가구수도 10여호에 이른다”고 하면서 “그들과의 원만한 관계형성을 위해 일부러 대동계총무 등의 직책을 맡겨 마을일에 함께 참여토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구계1리는 금강과 한강이 만나는 시작점에 위치해 농사를 짓기에는 더없이 좋은 자연조건을 갖추었지만 인근 동네에 비해 지대가 높아 낙뢰피해를 입어왔다.
작년엔 낙뢰로 가전제품 20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으며 오랫동안 '낙뢰로부터의 해방'이 마을의 오랜 숙원이었다. 해마다 낙뢰때문에 구입한지 1년도 안되는 가전제품을 폐기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하자 금왕읍 용계리에 위치한 (주)그라운드가 2천 5백만원상당의 PGS 낙뢰 재난 방재시설을 무상으로 설치해주고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마을과 기업체간 상호교류활동의 장을 열기도 했다.
벼농사가 주를 이루며 고추, 인삼, 담배와 최근에는 수박, 오이등 시설하우스 농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 음성 최초의 출향모임 '애향회' 활성
여느 자연마을처럼 구계1리도 고령화는 피할 수 없었고, 교육을 위해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떠나는 이들이 늘자 인구가 점차 줄어들면서 마을주민들과 구계리 출신 출향인들은 떠나는 마을에서 돌아오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았다.
그렇게 결성된 애향회는 음성에서도 전무후무했던 모임이었다. 재경인사들이 서울의 대치동과 자매결연을 맺어 해마다 대동계날, 대보름날에서 척사대회도 열면서 마을에 잔치가 벌어진다.
특히 대보름날엔 가가호호 방문해 풍물을 시연하면서 구계1리 온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구계1리의 노인회, 청년회, 부녀회, 출향인모임 '애향회', 반장단(1반 허병수, 2반 권중호, 3반 김종근) 등 조직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은 마을의 큰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소소한 일일 지라도 마을일이라면 모두들 발벗고 나서면서 마을의 모든 사업과 행사에 전반적인 사항을 결정하고 있다.
또한 구계1리 출향인중에는 성백상 새마을지도자의 맏형인 성백렬(57.쌍봉초 21회)씨는 서울 강남구의회 의장으로 있고 구계1리 출신의 이승래씨는 국영기업체의 부사장급인 수도권매립지 관리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청산리전투로 유명한 김좌진 장군과 함께 광복군을 이끌었던 이정씨의 생가도 마을에 잘 보존되어 있다.

■ '굴뚝없는 마을'의 숙원
마을 대표인 구본창 이장은 “3개반으로 구성된 구계1리는 산지에 있다보니 마을과 마을을 잇는 도로여건이 좋지 않다. 특히 3반의 진입로가 개인소유의 토지라 부지매입, 보수, 개설의 어려움이 있어 이길을 이용하는 노인들의 탈골사고도 있었다” 면서 “버스가 다니는 내곡-구계리간 마을길과 3반진입로의 도로개설 및 보수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하만용 여성노인회장은 “휴경답을 임대해 마을 공동으로 벼농사를 지어 마련된 기금으로 2002년 마을회관을 잘 꾸며 놓았지만, 한여름 따가운 햇빛을 가려줄 쉼터가 없어 그늘 밑에 멍석을 깔고 쉬고 있다”면서 마을 쉼터 조성에 대한 숙원을 이야기 했다.


/우/리/마/을/사/람/들/

구본창  이장
구본창 이장
“귀농하기 좋은
마을로 만들겠습니다”

6년째 구계1리의 대소사를 책임지고 있는 구본창이장은 “마을에 아기 울음소리 그친지가 7년이 넘었다” 면서 “이런 슬픈 농촌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활기찬 복지마을을 만들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다. 또한 구 이장은 “구계1리 마을을 도시민들에게 옛 고향의 추억을, 자녀들에게는 농촌체험의 산교육장이 되고, 우리 주민에게는 농가 소득을 향상할 수 있도록 좋은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 고민하는 정말 멋쟁이 이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구승회 노인회장
구승회 노인회장
“구계1리는 청정마을,
굴뚝없는 마을,
찾아오는 마을입니다”

38명의 노인회원을 가진 구계1리의 구승회 노인회장은 “오래전부터 풍수해가 없고 마을에 돌이 없어 농사짓고 살기엔 그만인 청정마을”이라고 소개하면서 “굴뚝없는 마을, 찾아오는 마을을 만드는 일에 구계1리의 온가족이 동참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하만용 여성노인회장
하만용 여성노인회장
“마을회관에 쉼터조성과
운동기구를 설치했으면...”

마을 부녀회장직도 12년 넘게 맡아온 하만용 여성노인회장은 구계리 노인회원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마을회관에 쉼터를 조성하고 운동기구 설치를 숙원사업으로 꼽았다.






조영희 부녀회장
조영희 부녀회장
“마을로 정착하는 외지인과의
화합을 도모할터...”

부녀회장이라는 직책이 봉사인데 4년째 부녀회장직을 맡으며 어깨가 무겁다는 조영희 부녀회장은 “시골인심도 삭막해져 가는 요즘 우리마을 만큼은 울타리가 없는 이웃간 정이 넘쳐나는 마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시설재배농가가 늘어나면서 마을에 정착하고 있는 젊은 귀농층과 외지인과의 유대관계와 마을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채주 대동계장
권채주 대동계장
“사람 둘만 모이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 마을입니다.”

구계1리 권채주 대동계장은 “사람 둘만 모이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 구계1리 마을 사람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대동계의 역할이 많이 약화 되었지만 모든 일에 척척박사인 구이장을 도와 부녀회, 노인회, 청년회가 잘 맞물려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중간 가교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성백상 새마을지도자
성백상 새마을지도자
“마을진입로 보수.개설을 위해
힘쓸터...”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 고향인 구계1리에 귀향해 수박하우스를 경영하고 있는 성백상 새마을지도자는 “마을 주민 모두가 힘을 합쳐 부농을 이루는 것은 물론,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와 살고 싶은 곳. 활력과 젊음의 생기가 넘쳐나는 마을을 만드는 일에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마을 자랑거리 - 군보호수로 지정된 마을 향나무


쌍봉, 각회, 관성리와 함께 우등산이 품고 있는 구계리에는 군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200년이 넘는 향나무가 마을 가운데 우뚝 서있다.

겉씨식물 구과식물아강 구과목 측백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나무의 높이는 약 20m까지 자란다. 목재를 향으로 써왔기 때문에 향나무라고 하고 오래전 조상들이 관상목으로 심은 나무로 추정된다.

꽃은 단성화이며 수꽃은 황색으로 가지끝에서 긴 타원형을 이루고 4월과 5월에 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