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농업발전에 평생을 바친 참 농협인
농업인·농업발전에 평생을 바친 참 농협인
  • 안창규
  • 승인 2015.07.23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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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인 걸 금왕농협 조합장

'생산은 농민, 판매는 농협' 실천 위해 노력
공판장서 괄시 받던 '금왕수박' 명품 반열에

▲ 정인걸 조합장은 직원들에게 항상 “1등을 하려하지 마라. 단, 지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강조한다.
▲ 정인걸 조합장은 직원들에게 항상 “1등을 하려하지 마라. 단, 지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강조한다.

“부족한 사람이 여러 사람들에게 나설 수 없다”며 몇 번이나 인터뷰를 사양하는 정인걸 금왕농협 조합장을 어렵게 만났다. 정 조합장은 지난 3월 11일에 시행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최고령 조합장으로 당선되었다. 이미 4번이나 조합장을 역임했으니, 이번 선거를 통한 당선이 5번째다.

전국 최고령 조합장이라는 말이 들리지만 그는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합장 직무를 건너뛴 10년 동안에도 쉼 없이 일을 한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아들이 경영하는 수세미 제조업체의 관리업무를 도와주었고, 또한 벼농사 1000여 평과 밭농사 1300여 평, 거기에 산딸나무, 이팝나무 등의 조경수 재배를 하였다. 이제 조경수는 없어 못 파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타농가에서 재배한 농작물이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금왕수박 수확 즉시 공판장 출하

그러한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조합원과 주민을 위하여 어떻게 하여 주어진 소임을 잘 처리할까 하는 생각뿐이다. 업무적으로 갈수록 경쟁이 심한 상황에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생산은 농민, 판매는 농협'이 그의 조합장 당선소감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 공판장에서 금왕에서 올라간 수박은 괄시를 받았다. 실어간 수박의 하차를 이리저리 지연시키고, 심지어 '다음에는 가져오지 말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제는 반전이 되어 금왕에서 올라간 수박은 인기상위를 점하게 되었다. 수확 즉시 100% 공판장으로 올라가다보니 금왕 하나로마트에 금왕수박이 없다.

부모 봉양 위해 사표 지니고 근무

정 조합장은 금왕읍 도청리에서 태어나 오선초-무극중-청주농고-충북대 농과대학을 졸업했다. 교단에서 교편을 잡고 싶어 2급 정교사 자격을 갖추었지만 불편한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이동이 잦은 교직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누이와 여동생 사이의 외아들인 그는 국가공무원 공채시험에 합격하여서도 불편하신 부모님을 모실 수 있는 금왕과 가까운 지역이 아니면 않된다고 특별한 요청을 하였다.

28년 동안 농촌지도소-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면서도 부모님을 모실 수 없는 지역으로 발령이 날 경우를 대비하여 사표를 항상 지니고 근무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과 군대, 첫 근무지였던 영동군 농촌지도소 2년을 빼고는 금왕과의 연고지역을 떠나 본 적이 없다.

가장 보람 있는 일로는 2남2녀의 네 자녀가 모두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것을 꼽는다. 두 딸은 출가 하였고, 각각 경희대를 졸업한 두 아들은 제조업체와 여행업을 경영하고 있다.

한때 술을 좋아하였던 그는 업무적으로 중요한 고객이면 판공비도 절약할 겸 꼭 집으로 초빙을 하여 접대를 하였다. 주로 집에서 담근 술, 일명 '안질뱅이 술'을 접대하였는데, 집으로 수시로 손님이 오다보니 부인은 옷을 입은 채 취침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10년 전에 술로 인한 사고 이후 이제는 일절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

여행을 좋아하는 정 조합장은 주로 사적인 공·휴가를 이용하여 26여 개국을 다녀왔다. 그 중에서도 스위스가 특히 인상에 남는데 농로가 인접한 농경지와 멀리 떨어진 농경지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차별화정책이 무척 합리적이었다고 기억한다. 이제 팔순을 바라보는 정 조합장은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결혼 이후 50여 년을 함께한 부인 이정희 여사를 꼽는다. 전혀 농사를 짓지 않던 가문 출신임에도 정 조합장과 결혼한 후 10여년 간 시부모 병간호와 논밭농사, 인삼농사, 집안의 일꾼관리 등 처음해보는 힘든 일을 묵묵히 맡아온 부인에게 마음 깊은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부러운 사람은 없지만, 고마운 사람은 셀 수 없다는 그의 말과 쉼 없이 조합원의 바람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려는 그의 모습에서 금왕농협의 밝은 앞날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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