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황새가 노니는 ‘청정마을’
천연기념물 황새가 노니는 ‘청정마을’
  • 안창규
  • 승인 2015.06.14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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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면 충도2리 아래벳돈 마을

친환경농법으로 고추와 수박 재배 시도
대동계 · 주민 단체여행 통해 친목 도모

▲ 가막산 자락 아래로 평화롭게 자리한 소이면 충도2리. 부근에 황새가 노니는 청정마을이다.
▲ 가막산 자락 아래로 평화롭게 자리한 소이면 충도2리. 부근에 황새가 노니는 청정마을이다.

▲ 충도2리 주민들이 단체여행을 간 지난 3일 충남 대천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 충도2리 주민들이 단체여행을 간 지난 3일 충남 대천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아래벳돈' 또는 '아래볕돈'이라는 지명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충도2리는 음성의 진산인 마을 북쪽의 가섭산(710m)에서 어래산을 거쳐 흘러온 가막산(484m)과 국사봉(380m) 사이에 위치한 한적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마을 어귀에는 '충도2리-하양전'이라는 마을이름 표시가 서있다.

'하양전'이라는 마을이름도 한자의 어원을 찾아보지 않으면 어리둥절하기는 '아래벳돈'이나 '아래볕돈'과 매일반이다. 아래 하(下), 볕 양(陽), 돈 전(錢 ).. 즉, 순수 우리말 '아래볕돈'의 한자음이 '하양전'이고, '아래벳돈'은 오래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쉽게 부르는 지명이다.

아래가 있으니 위도 있다. '웃벳돈'은 충도3리에 속한다. 아래벳돈 마을은 두 곳을 통하여 드나들 수 있다. 37번 국도(음성-괴산) 변의 구안-소수저수지 쪽과, 516번 지방도(음성-괴산)의 석인리의 충도삼거리 쪽에서 진입할 수 있다. 충도삼거리에서 들어올 경우 충도1·2·3·4리 순으로 연이어 자리하고 있다.

주민들 단결과 화합 잘돼


충도2리는 다른 마을과 달리 아래벳돈 단일마을로 구성돼 있다. 그러다보니 마을 주민의 단결과 화합이 어느 마을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잘되고 있다.

동네 주민 중의 어느 한사람의 생일에는 마을사람 전부 초대해 한 끼 식사를 함께 한다고 한다. 음성군내 읍·면 대항 체육대회에서도 달리기 등 개인종목은 시원치 않아도, 마을주민의 단결이 기본인 줄다리기 종목만큼은 언제나 1등이다.

마을회관 건립비에 따르면 충도리(忠道里)는 원충리의 '충(忠)'자와 도남리의 '도(道)'자를 따온 것이며, 본래 충주군 사이포면에 속해 있던 지역으로 도남리, 양전리에 해당되었다. 1913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도남리, 양전리, 삼고리, 원충리 각 일부와 군내면 석인리 일부를 병합해 충도리라 하고 음성군 소이면에 편입됐다.

또 하나의 마을 자랑거리. 마을 중심을 지나는 49번 지방도로 양쪽으로 국사봉과 가막산이 아늑하게 자리를 잡고 그 사이로 작은 개울이 벳돈(충도)저수지로 흘러 들어간다. 한낮인데도 고라니가 주행하는 차 앞을 가로질러 달려가고, 주변 논에는 황새가 노니는 청정마을이다.

28가구 주민 60여 명 거주

살기 좋은 자연환경 탓일까, 소이면 내에서 땅값이 제일 비싼 곳이며, 근래에도 5~6가구의 외지 주민이 주택을 새로이 신축하고 있다. 한때는 50가구 이상이었던 마을이 이제는 28가구에 6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 조용하와 그의 처 평택임씨의 '단지주혈'의 효행을 기리는 효자-열녀 쌍정문.
▲ 조용하와 그의 처 평택임씨의
가구 수가 감소한 이유는 연세 높으신 동네 어르신들이 유명을 달리하고, 일부는 마을을 떠났기 때문이다. 가장 연세가 높으신 주민은 94세이며, 유치원생 한 명과, 5개월 배기 유아도 한 명이 있다.

주민의 생업은 예전의 경우 담배와 인삼 등이었으나 지금은 많지 않은 벼농사와 고추, 참깨, 사과, 복숭아 등 과수농사가 주를 이룬다. 금년 처음 하우스 재배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고추와 수박 재배를 시도하고 있다.

매년 12월28일에는 노인회, 부녀회가 주축이 돼 대동계를 열어 그해 1년의 마을 살림살이 내역을 주민들에게 보고하고, 마을의 현안, 신규주민 입회 및 인사 등을 실시한다.

대동계를 하는 날에는 꼭 주민 중 어느 누군가가 돼지 한 마리를 희사해 잔칫상을 벌인다. 주민들은 6월 가장 바쁜 농번기에도 시간을 내 단체여행을 하며 우의를 다지고, 겨울 농한기에는 온천 등을 다녀오기도 한다.

효자와 열녀를 기리는 쌍정문

마을 입구에는 '효자 조용하와 그의 처 평택 임씨 쌍정문'이 있다. '부부 효열각'이라고도 부르는데, 효자 조용하의 효행을 기리기 위한 정려(旌閭)이다. 아버지가 병환으로 목숨이 위중하게되자 단지주혈(斷指注血)하여 목숨을 연명시켰다고 한다.

후에 조용하도 병으로 위중하게 되자 그의 처인 평택 임씨가 단지주혈했다. 두 부부의 효행과 효열로 고종25년(1888)때 효자와 열녀로 쌍정문이 내려졌다.

주민 단결이 잘 되고 주변환경이 조용하고 깨끗한 아래벳돈 마을에도 아쉬운 현안문제가 있다. 25년 전에 행정기관의 지원을 받아 건평 50여 평 규모의 농기계보관창고를 지었는데 그 건물이 바로 마을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마을의 중심에 적지 않은 건물이 있다보니 창고를 중심으로 마을이 두 지역으로 나뉘어졌다. 창고 앞쪽에는 버스정류장, 창고 뒤편으로는 마을회관이 자리하다보니 마을이 일체(一體)된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마을 어귀에 있는 벳돈저수지 주변이 수많은 낚시꾼들이 투기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CCTV를 설치하였지만 알게 모르게 쓰레기를 투기하는 낚시꾼들을 통제할 수가 없어 주민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을의 살림을 도맡아 챙기는 사람이 김우섭 이장이다. 그가 이장을 맡고 있는 8년 동안 마을에는 이런저런 변화가 많았다. 마을 내 농로가 포장됐고, 마을회관에 없던 화장실이 회관 안에 깨끗하게 설치됐으며, 마을 쉼터인 정자도 새롭게 설치됐다. 마을회관 앞에는 배드민턴장이 딸린 조그마한 공원도 정비됐다.


우 / 리 / 동 / 네 / 사 / 람 / 들




김 우 섭  이장
김 우 섭 이장
8년째 마을 현안 해결 앞장

김우섭(55) 이장은 15년 전에 청주에서의 생활을 접고 이 마을로 귀향했다. 김 이장은 스스로를 사람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고 술을 즐긴다고 한다.

8년째 힘들고 어려운 마을 현안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주민들도 김 이장이 어느 마을이장 보다도 훌륭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마을 주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즉시즉시 파악해 행정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해결하는데 수완을 보이고 있다. 마을 주민의 수익증대를 위해 자체 생산한 콩으로 전통메주나 청국장을 만들어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 새로운 형식의 수입원을 모색하고 있다.




아래뱃돈 마을 토박이 어르신

홍 기 표  노인회장
홍 기 표 노인회장
홍기표(82) 노인회장은 6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홍 노인회장은 아래벳돈에서 태어나 한 번도 마을을 떠난 적이 없는 토박이다. 자녀 4남매는 각지에 나가 살고 내외 만 함께 살고 있다.

그는 “마을 주민 모두가 착하고 성실해 매사에 협조가 잘 이루어져 마을에 어려움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보기에도 건강해 보이는 홍 회장은 벼농사 1000평, 고추·콩 등 밭농사 3000평을 경작한다. 그는 마을의 연세 높으신 주민들이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했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을 피력했다.




김 금 임  부녀회장
김 금 임 부녀회장
마을 대소사 솔선수범 '칭송자자'

김금임(66) 부녀회장은 도시에 살다 시골이 좋아 8년 전 남편과 충도리로 귀농했다. 동네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마을회관 청소 등 마을일에 솔선수범하여 주민들로부터 '충도리의 복덩어리'라는 칭찬을 듬뿍 받고 있다.

부군 이명길 씨 또한 무엇보다 연세 높으신 마을 어르신을 잘 모시고, 마을 일거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민 들 칭찬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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