丹靑...이 땅의 모든 색이 녹아들다
丹靑...이 땅의 모든 색이 녹아들다
  • 고병택
  • 승인 2014.04.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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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志 한문수 설성로타리클럽 회장

▲ 우리나라 대표적인 사찰인 천태종 구인사 조사전의 빼어난 장관
▲ 우리나라 대표적인 사찰인 천태종 구인사 조사전의 빼어난 장관


과거와 현재, 찬란한 오늘보다 더 빛나는 어제가 공존하는 고찰.

단청 벗어낸 민얼굴의 꽃문살과 마주한 천년 세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거침없이 붉고 푸른 화려한 색채 예술! 단청(丹靑)... 이 땅의 모든 색이 녹아든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백의민족'이라 불릴 만큼 흰색을 우리 고유의 색으로 여겨 왔지만, 조선백자와 같은 소박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이 전부는 아니다.

거침없이 붉고 푸른 단청에서 다채로운 색채의 아름다움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한국의 단청은 2천년 역사 속에서 고분, 공예품, 건축물 등에 다양하게 그려졌으며 회화와 같이 시대적 변천 과정을 거치며 예술적 창조력을 발휘해 왔다.

평생을 하나의 일에 정진하는 이들이 있어 역사는 살아 있고 문화의 숨결은 그 깊이를 잴 수 없을 정도로 깊게 맥을 이어간다.

작은 유물 하나가 수백만년 전 역사를 얘기하고 작은 물방울이 큰 강을 이루듯, 장인의 치열한 삶은 문화의 맥을 이어간다.

여지(如志) 한문수(48), 그의 외길 인생은 단청색보다 더 찬란한 빛을 발한다.

일생을 단청에 바친 장인의 아름다운 흔적과 자취를 따라가 보았다.

“비단옷을 두른 무늬, 선명한 채색에 매료”

한문수 장인은 단양 영춘초 시절, 독실한 불교신자인 조부를 따라 사찰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단청에 입문하게 된다.

그는 “강렬한 느낌이 전율로 다가 왔다”며 “비단옷을 두른 듯한 무늬와 선명한 채색에 매료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현재 음성군에서 '칠보' 단청전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문화재보수공사 전통건축, 단청 회사인 서울 소재 '(주)이강'의 이사직을 맡아, 기품 있는 색채와 안목을 창조하고 있다.

그는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 조사전, 광명전 목불, 일조문, 오대산 월정사 등에 높은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는 단청 명작을 수없이 남겼다.

또한, 경복궁, 덕수궁 단청복원 사업에 참여했으며, 현재 안동 해동사 법당의 계맥을 잇고 있다.

한문수 장인은 “단청은 목조건축 의장 기법의 하나”라며 “청·적·황·배·흙색을 배색으로 간색을 만들어 채화하는 회와 화의 개념을 아우른다”고 소개했다.

그는 “단청은 수행자들이 보리(普提)를 구하기 위해 피나는 정진을 하듯, 세상을 정토로 가꾸기 위해 애를 쓰는 과정과 같다”고 말했다.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을 수료한 그는 졸업생·재학생들로 구성된 '문예향(文藝香)' 회장직을 맡아, 국내 문화예술의 진정한 향기를 공동으로 탐색하고 있다.



장인의 끈기와 열정, 채색된 흔적들

한문수 장인은 1987년 4월 창립이후 27년간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돕기, 사랑의 집수리, 청소년 육성사업, 자매부대 지원사업, 라오스 학교설립 지원사업 등 지역은 물론 해외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설성로타리클럽 회장직을 맡고 있다.

라오스학교 건립 추진위원장인 그는 관내 봉사단체와 연계, 올해 2월 현지에서 준공식을 갖는 등 봉사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설성로타리클럽은 학생들에게 봉사는 물론 넓은 시야를 갖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고, 로타리의 이념인 인도주의 정신을 계승토록 하기 위해 '음성고 인터렉트클럽' 결성을 주도했다.

인터렉트클럽은 로타리가 후원하는 청소년봉사단체로, 12세~18세 중고생 연령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전세계 20여만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봉사를 펼치겠다”는 게 한문수 장인의 일성이다.

희미한 고식 단청의 무늬를 재현하는 장인의 끈기와 열정,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지역사회를 채색하고 있었다.

한문수 장인은 부인 강영순씨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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