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잃어 버렸던 꿈을 찾아"
"까맣게 잃어 버렸던 꿈을 찾아"
  • 고병택
  • 승인 2013.09.1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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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이종필 홍복양로원 원장


넓고 큰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사회나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고 방치되어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열어 감동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

어르신들의 남은 여생을 편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정성을 펼치는 곳, 생극면 소재 홍복양로원을 찾아갔다.

지난 2월, 국고보조기능보강사업의 일환으로 증개축을 완료한 넓고 아늑한 홍복양로원, 따뜻한 포스가 물씬 풍기는 이종필 원장을 비롯 12명의 직원들과 46명의 입소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기자 일행을 맞아 준다.

만 65세이상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중 보호와 간호가 요구되는 어르신들을 모시기 위해 1989년 5월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홍복사회복지재단 산하 '홍복양로원'의 이종필 원장, 그의 삶을 통해, 관내 노인복지 문제를 재조명해 보기로 했다.


늦깎이 사회복지사…'인고의 도전'

이종필 원장은 생극면 도신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던 부친 이영부씨(74세)와 모친 정일해씨(74세) 슬하에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친을 따라 진천군과 경북 안동에서 초등학교 유년시절을 보낸 이 원장은 초등학교 6학년 2학기때 귀향, 현재까지 고향을 지키고 있다.

생극초, 생극중학교를 졸업한 이종필 원장은 넉넉치 못한 가정형편, 동생들을 생각해야 하는 장남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실업계인 장호원고를 선택, 학업에 매진한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던 사실에 대해 그는“집안에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각오가 있었다”고 술회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생극에서 첫 직장 합격통지서를 받았을 때 부모님께서 기뻐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이 원장은 “젊었을때 하나라도 더 해보아야, 삶에서 후회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7년간의 직장생활을 접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까맣게 잃어 버렸던 꿈, 아동보육시설 원장을 위해 청주를 오가며 야간에는 사회복지 공부, 주간에는 일을 하는 인고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늦깎이 사회복지사 초년병 시절,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사회복지기관 근무시, 대상자들에게 자존감을 심어드리기 위해, 상호간 호칭을 선생님으로 부르게 해, 서로에게 믿음과 신뢰를 드렸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는 이 원장은 지난 2007년 3월 12일 홍복양로원 원장 취임을 계기로 탁월한 능력을 입증하게 된다.

이 원장의 취임이후 홍복양로원은 2007년 보건복지가족부 우수기관 인증, 2009년 국고보조기능보강사업자 선정, 사회복지봉사활동인증관리센터 지정 등 비약적인 변모를 일신한다.

특히, 2008년 KT&G 경차 지원, KRA 승합차량 지원을 시작으로 태평양 아모레퍼시픽 물품지원사업 선정, LG복지재단 노인복지시설 지원사업 선정,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후원 '여행바우처 사업 선정, 감곡로타리클럽 승합차량 지원 등 외부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어르신들과의 희로애락…함께 어우러진 삶

복지시설의 책임자로서 그는 “내가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면 어르신들께서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일해 왔다”며“어르신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드리면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종필 원장은 특별한 기억속 어르신의 일화를 소개했다.

밤마다 소리를 지르거나 이상행동으로 동료 어르신들에게 피해를 주던 장애를 가진 어르신에게 먼저 웃으면서 악수를 청하고,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는 행동을 직원들과 함께 실행한 결과, 변화가 일어났다.

어르신이 웃음을 찾고, 장난도 거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이며 이상행동도 현저히 줄어들고, 양로원 규칙을 엄수하는 변화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의 말에 따르면 홍복양로원에는 매년 평균 10여명의 어르신들이 질병 혹은 노후로 사망한다고 한다. 이 중 가족이 있는 어르신은 가족들에게 인계하지만 무연고 어르신들은 직원들이 정성껏 장례를 모시고, 동료 어르신들이 조문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어르신들과 함께 장례를 모시는 이유는 직원이나 동료어르신들이 진심으로 슬퍼하고 정성껏 모시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본인들의 사후를 걱정하는 어르신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난제인 장례비 문제와 관련, 그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며 “다행히 금왕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 실비로 처리해 주는 도움을 받아, 해결해 나가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사람, 존중, 감동, 변화의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어르신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있는 이종필 원장의 가훈은 '인.의.예.지.신', 항상 어질고, 옳은 일을 행하고, 예절을 지키고, 지식을 쌓고,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이다.

그의 삶의 여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종필 원장은 지난 1995년 2살 연하인 아내 김명화씨와 결혼하여 삼형제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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