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음성지구협의회
대한적십자사 음성지구협의회
  • 정선옥 기자
  • 승인 2009.08.21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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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수해 등 긴급 재난 시 구호활동부터 새터민 정착도우미 까지 다양하게 활동


많은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물질적,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돈이 넘쳐나지도, 시간이 남아돌지도 않는다. 오히려 봉사할 시간을 벌기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더 충실하고 부지런히 일한다.

남는 시간을 이용해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남을 돕기 위해 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처럼 일각의 시간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을 재촉하는 300인의 봉사자들이 있으니 바로 대한적십자사 음성지구협의회(회장 정민구) 회원들이다.
자신의 안일보다 다른 이의 행복에서 더 큰 기쁨과 보람을 얻는 회원들을 만나 적십자사의 역할과 봉사회의 활동상을 들어본다.

■ 인도주의를 실현하는 대한적십자사
적십자의 창시자인 장 앙리 뒤낭은 솔페리노에서 전쟁의 참담함을 체험하고는 지역의 부녀자들과 소년, 소녀들을 모아 구호활동을 펼쳤다.

그 봉사활동이 적십자 운동으로 승화되어 지금까지 안전사업, 청소년사업, 보건사업, 봉사사업, 남북교류사업, 국제협력사업, 혈액골수사업, 병원사업, 특수 복지사업 등으로 그 활동영역을 확대해 인종과 민족, 국가와 종교를 초월하는 오로지 인류의 안녕과 복지를 꾀하는 인도주의를 실현하고 있다.

적십자사 내에 구성된 봉사회는 충북 권만도 14지구 159개의 단위 봉사회에 4300여 명의 봉사원이 몸담고 있을 만큼 뿌리 깊은 조직이다.

■ 소외계층의 복지 향상에 주력
1990년대 이후 총체적인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소외계층의 복지 향상에 주력해 온 회원들은 섬세한 손길로 이웃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있다.

인근의 꽃동네나 기타 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는 물론이려니와 환경정화 활동, 복지관 봉사, 경로당 청소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회원들은 대부분의 독거노인들이 경제난과 함께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린다는 점에 주목해 이들의 다정한 말벗이 되기를 자청한다.

또한 손수 반찬을 만들어 독거노인 가구를 찾아 전하고 일일이 안부를 챙기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 한편 방학 중 결식의 우려가 있는 아동들의 영양결핍을 막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일일이 물어 준비하고 우유를 챙겨준다.

가끔씩 텃밭에서 직접 키운 야채나 집에서 담근 청국장을 봉지에 담아 주실 때면 오히려 음식을 가지고 간 손이 부끄러워지기도 하지만 그 순간의 감동이 힘든 봉사자로서의 길을 포기하지 않게끔 다독여주는 에너지가 되어 준다고 한다.

■ 의무가 수반되는 봉사
다른 단체와 달리 적십자봉사회는 몇 가지 의무를 지닌다. 화재나 수해 등의 긴급 재난 시 구호물품 전달을 포함한 구호활동은 물론이고 응급상황 발생 시 혈액원과의 업무연계, 평시 구호 대상자 파악, 새터민 정착 도우미 역할 등 회원들의 활동영역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넓다. 그 중 새터민 정착 도우미는 특히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다.

북한을 탈출해 일정 기간 교육을 마치고 사회로 나오는 새터민들은 자신들이 수십 년간 살아왔던 곳과 전혀 다른 생활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이들이 하루 빨리 남한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곁에서 가족 같은 존재가 되어 주는 것이 회원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새터민이 처음 사회에 적응하는 1년 동안 교육 전담 봉사원 2인이 이들을 돕게 된다.

회원들을 경계하고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던 새터민들의 경직된 마음은 회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 속에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수년 전 탈북 여성 한 명이 결혼식을 올릴 때에는 자신의 친딸을 시집보내는 것 같아 눈물이 나오더란다.

이전에도 이들과 함께 문화탐방을 다녀오긴 했지만 가을쯤 색다른 나들이 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 한 가지 정민구 회장의 사유지에 조성된 새터민을 위한 주말농장에는 각자의 팻말 뒤로 고추, 감자, 옥수수가 주인들이 쏟는 애정만큼이나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다.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20년 가까운 세월을 적십자봉사회에 몸담아 온 회원들은 40대 초반이 대부분으로 적십자 외에도 두세 개의 봉사단체에서 활동해 오고 있다.

알음 알음으로 찾아오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봉사자의 길이기에 입회를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다시 한 번 숙고해 줄 것을 요구 한다.
봉사는 한 순간의 연민과 동정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올 때만이 진정한 봉사를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결성식을 가졌던 때가 엊그제 같지만 김치냉장고도 없던 시절 꽃동네를 찾아가 김칫독을 씻기 시작했는데 하루 온종일 씻어도 도무지 줄어들지 않던 일 하며, 지금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처음 봉사를 시작해 지체장애인들의 식사를 도와주다 뛰쳐나왔던 일, 태안 앞바다의 기름을 걷어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서던 일, 기금 마련을 위해 매년 해왔던 일일찻집 등을 떠올리며 회원들은 감회가 새롭단다.

그리고 남을 위해 일했던 시간들이 오히려 또 다른 행복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시간이 되었음을 잊지 않는다.


/미/니/인/터/뷰/

“힘 다하는 날까지 참된 봉사자 되기위해 노력할 것”

정 민 구 회장
정 민 구 회장

우선 제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을 해주는 남편과 가족들에게 늘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회원들도 마찬가지지만 봉사활동은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회원 가족들에게도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무엇보다 20년 가까이 적십자 활동을 해오면서 일이 있을 때마다 열일 제쳐놓고 달려와 주신 우리 회원들에게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그간의 노고에 감사함에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기에 더 많은 부탁을 해야 함을 늘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봉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강요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회원 여러분이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한 번 더 참된 봉사자의 의미를 되새겨 봅시다. 저 또한 힘이 다하는 날까지 참된 봉사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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