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숙 음성군노인복지관장
류지숙 음성군노인복지관장
  • 유재윤
  • 승인 2013.05.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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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노년은 아름답다”


지구상의 많은 나라가 고령화로 인한 다양한 고민과 걱정을 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대안과 방안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인구의 비율이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전통적인 가족구조와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짜인 경제사회시스템을 고령사회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재편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그 중심에 노인복지관이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몇 년전 음성군 노인복지관장 사무실에 처음 들렀을 때 크진 않지만 비교적 잘 정돈된 깔끔한 사무실과, 함께 일하시는 분들의 밝은 웃음과 친절 때문인지 아니면 유지숙 관장의 밝고 환한 미소 때문인지 이내 편안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났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사무실에 다시 들렀을 때 역시 그 기분은 변함이 없었다. 유지숙 관장은 그런 사람인가보다.

모두를 편안하게 해주고 자신보다는 항상 남을 먼저 배려하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대우 받는 그런 사람 말이다.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하면서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의 유산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본인 스스로 봉사하는 삶을 원해서였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유지숙 관장이 지금 하는 일이 어쩌면 그에겐 천직이었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었다.

성경구절 욥기 8장7절에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 말이 이 내용에 적합한 인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엔 그랬다.

6.25전쟁의 상흔이 아직 채가시지 않은 1953년 천안의 농촌마을에서 비교적 부유한 대농의 2남3녀 중 둘째로 태어난 유 관장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물설고 낯 설은 음성 땅에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은 어찌 보면 하느님의 뜻이었는지도 모른다. 동년배인 남편(음성장로교회 목사)을 따라 순전히 목회활동을 위해 음성을 찾은 지가 올해로 벌써 이십 오륙년의 세월이 흘렀다.


평소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던 유 관장. 목회활동을 하며 지역을 위해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던 중 고향을 떠나 객지에 와서 생활하다보니 부모님께 효를 다하지 못함이 항상 마음에 걸려 오던 차에 기왕이면 어르신들을 위한 보람 있는 일을 해보자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 94년부터 시작한 교회의 무료식당 운영이었고, 이렇게 시작한 일이 발전 돼 2001년 어르신들의 여가시설이 전무 하다시피 한 지역의 실정을 감안 경로대학을 개설 하게 되었고, 그것이 모태가 되어 2003년 지금의 노인복지관이 탄생 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됐다.

때론 어려움도 있었다. 어떤 사업을 할 때 본인이 의도한 바와는 전혀 다른 해석으로 오해를 받았을 땐 회의도 느끼고 좌절도 있었지만, 반면 복지관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사회에 진출, 제 역할을 다하고 주위로부터 대접받고 인정받을 땐 관장으로서 무한한 보람도 느낀다.

평생을 신앙인으로 살아온 턱에 언제 어디서든 정직하게 살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년, 지혜로운 노년, 존경받는 노년을 만들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있는 류 관장. 사회복지가 무엇인가라는 우매한 질문을 던지는 기자에게 사회복지는 인간존중이며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류 관장은 베이비 부머 세대를 어떻게 끌어안고 어떡게 하면 그들의 의식을 전환하여 음성군 노인복지관이 전국에서 제일가는 농촌형 복지관으로 발전 시킬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더한다.

“준비된 노년은 아름답다”는 말이 있듯이 어르신들에게 전문적인 지식습득의 기회를 제공하여 그분들이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있는 류 관장. 현재 노인복지관 110여개의 프로그램에서 800여명의 어르신들이 준비된 노년을 준비하기 위해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고 이 프로그램 과정을 통해 250여분의 어르신이 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경로대학에서도 300여명의 수강생이 공부 하고 있지만 그래도 류 관장의 욕심과 바램은 끝이 없다.

어릴 적부터 쌓아온 신앙덕분에 많은 자원봉사를 통해 자연스레 삶의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었고, 지금도 스스로 선택한 길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하기에 지금 하는 일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있는 류 관장은 아직도 주변의 많은 이웃들이 사회가 제공하는 복지서비스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이웃들과 함께 복지혜택을 누리고 또한 당연한 권리임을 깨우쳐 주는 일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고인물이 썩듯이 내가 항상 변화를 꾀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고 있다는 류 관장은 사회복지라는 진정성을 가지고 내 주변을 대할 때, 그것을 통해 조금씩 얻어지는 것이라고 말하며, 멋진 엄마, 멋진 아내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지금은 장성한 두 아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지 못했던 것이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로 가족에 대한 애정을 표한다.

자기희생을 감수하며 묵묵히 봉사하고 있는 많은 자원봉사자를 대할 때마다 스스로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류 관장.

사회복지에 열정을 다하는 사람으로 평생 기억에 남고 싶다는 류 관장은 많은 사람이 찾고 싶은 복지관, 기쁨이 넘치는 복지관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오늘도 곰곰이 사회복지와 삶의 현장을 생각해 본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기도로서 하루의 문을 여는 류 관장의 기도 속에서 오늘도 음성군 노인복지관은 새로운 꿈과 희망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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