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실려 오는 꽃향기”
“종이에 실려 오는 꽃향기”
  • 고병택
  • 승인 2013.03.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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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읍 주민자치센터 ‘종이조각교실'
▲ 종이조각교실은 자녀들과 함께 하는 회원들로 인해, 늘 활기차게 운영되고 있다.
▲ 종이조각교실은 자녀들과 함께 하는 회원들로 인해, 늘 활기차게 운영되고 있다.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꽃 한송이, 나비 한 마리가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 오를 것만 같다.

'종이로 펼치는 창조의 세계',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의 무궁무진함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종이조각이란 종이를 자르거나 감는 기법을 이용, 꽃을 만들기도 하고 일러스트기법으로 입체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완성도도 깊고 작품성 또한 높다.

입체감을 살리는 가죽공예용 송곳과 우드락, 합지에 쓰이는 3M 스프레이 접착제, 밑그림에 사용되는 전사펜 등 간단한 재료를 준비, 세밀한 손끝의 놀림을 부여하면, 종이는 꽃, 동물, 식물, 인형, 모빌, 액자 등 무한한 변신을 거듭한다.

소리없는 아우성처럼 봄내음이 스멀거리는 3월, 봄에 피는 향기처럼 종이로 꽃을 피우는 프로그램이 있다.

종이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곳, 음성군 주민자치 프로그램 중 유일무이하게 음성읍에서만 운영하고 있는 '종이조각교실'이 바로 그 곳이다.


“자녀들과 함께 하는 활기찬 교실”

입체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소박한 분야를 소개하는 '종이조각교실'은 2007년 개강, 현재 20여명의 회원들이 다양한 종류의 종이를 이용,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의 건전한 여가활동과 두뇌 발달에 큰 도움을 주는 강좌의 특성상, 상당수의 회원들이 자녀들과 함께 교실을 찾아, 작품 활동에 몰입하고 있는 장면도 연출된다.

특유의 활발함으로 교실을 이끌고 있는 오경아 회장에 따르면 초창기부터 함께 수업에 참여, 매년 열리는 작품전시회에서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하는 회원들도 다수 발굴되고 있다.

이들은 우체국, 군청로비, 읍사무소 민원실 등에서 매년 '찾아가는 작품전시회'를 개최, 방문객들이 쉽게 감상하면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친주민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설성문화제 등 관내 축제시 전시회, 체험학습코너 등을 운영, 행사장을 찾는 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오 회장은 “종이조각을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평생학습의 초석을 이루었으면 한다”며 “작품전시회를 통해서 회원들의 기량을 높이고, 찾아가는 전시회 활성화에 노력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또한 “종이조각은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으나, 기초부터 배우면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며 “누구나 관심만 있다면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원들 역시 “여가를 선용해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으며, 자녀들 지도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강좌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겨울철 난방 문제와 관련 “에너지절약에 동참해야 하고, 기관이 앞장서야 하는 것은 십분 이해하지만, 손으로 하는 작업의 성질상 어려움이 많다”는 고충을 토로, 관계기관의 협조를 당부했다.


자격증 20여개…봉사 그리고 아름다운 일상

한기연 강사(44세),
한기연 강사(44세),
취미로 시작한 종이접기 자격증을 시작으로, 지금은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한국어지도사, 평생교육사 등 무려 20여개가 넘는 자격증을 소지한 한기연 강사(44세),

수봉초, 남신초에서 16년째 '종이접기'를 강의하고 있는 그녀는 “초등학교 때 가르쳤던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어 다시 자격증을 따러 오기도 한다”며 “종이접기를 통해, 또 다른 인연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음성향애원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2년여의 재능기부, 8년여의 음성지역아동센터 봉사 등 '종이접기'를 통해, 그녀는 관내 불우 아동들에게 포근한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종이접기는 유치원을 비롯, 학교 특별활동반, 방과후 수업 또는 각종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어린이, 청소년들의 정서함양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인터뷰 중 그녀는 “내가 가진 재주를 나누어 주기 위해 봉사를 해 왔으나, 올해 3월부터 공부를 하기 위해 부득이 중단하게 되어 서운하다”는 소회를 피력, 새로운 일상을 예고했다.

지역사회에 늘 화제가 되고 있는 그녀의 활약상은 지면이 협소할 정도로 다양하고 아름답다.

우선, 시인으로 등단, 음성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07년도에는 문인협회 사무국장을 맡아, 어려운 고비에도 불구, '제1회 전국 반기문 백일장' 탄생의 산파역을 담당했고, 제1회 품바축제부터 예총회원으로 참여, 손을 더했다.

또한, 2009년부터는 음성군 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지도사로 이주민 여성들의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며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그녀는 “한국문화를 무조건적으로 강요하기 보다는 그들의 문화도 받아들이고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주민 여성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이제는 그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며 “기회가 되면 종이조각 강좌도 개설,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음성군 소식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항상 봉사하는 마음 가짐으로 세상을 살고 싶고, 사람과의 만남도 그렇게 이어가고 싶다”는 그녀는 수봉초 정구부 코치인 남편과 슬하에 두 아들이 있다.


미·니·인·터·뷰

“종이조각, 성취감과 나누는 즐거움”

오경아 회장(35세)
오경아 회장(35세)
“모든일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사람이 되자”는 자신의 모토답게 오경아 회장의 적극적이며 활달한 성격은 교실에서 그 진가가 발휘된다.

'종이조각교실' 홍보에 관한 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그녀만의 매력이 있다”는게 회원들의 귀뜸이다.

그녀는 “창의력이 높이 요구되는 시대에 종이접기는 간단한 재료를 사용, 시.공간에 구애 받지 않는 최고의 조형활동"이라며
“오랜기간에 걸쳐 작품을 완성할 때 느끼는 성취감, 만든 작품을 가까운 지인에게 나누어 주는 즐거움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강좌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매년 열리는 작품전시회를 원하는 기관에 찾아가서,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싶다”며 “주변에 많은 홍보를 부탁하며 앞으로도 서로 화합, 화목한 유대관계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회원들에게 당부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녁시간에 좋은 사람들과 만나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종이작품을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있다는 그녀는 공무원인 남편과 1남 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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