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의 최일선 현장에 내리는 ‘단비’
공권력의 최일선 현장에 내리는 ‘단비’
  • 고병택
  • 승인 2013.02.0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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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경찰서 전의경어머니회

▲ 지난해 음성경찰서 주관 '열린 음악회' 지원 봉사활동 현장.
▲ 지난해 음성경찰서 주관

희망한국에서 여신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여자로 태어나
아들을 둔 나는 아들과 함께 반드시 병역을 필해야 합니다
금쪽같은 내 새끼. 내아들 가브리앨...
낯선 곳으로 배치받아 떠나면서 진주역에서 전화를 했습니다
공중전화라고, 기차시간이 조금 남아 전화를 한다구요
오랜만에 세상 구경하니까 어떠냐 물었더니 그냥 웃네요(중략)
이제 시간이 되어 떠나야 한다면서 덧붙이던
“엄마 건강해야해, 나를 위해서라도 건강해...”

노은 '이병엄마의 겨울연가' 中


전투경찰. 의무경찰의 줄임말, 전의경은 경찰의 치안업무보조를 수행하며, 때로는 시위현장에 배치, 공권력의 최일선 현장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국방의 의무를 이행 중인 우리 모두의 아들이요, 수많은 가정의 귀한 존재들이다.

국방의 의무를 비켜 간 이들도 없지 않은 세상에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또 다른 현장에 배치된 이들을 위로하는 곳 '음성경찰서 전의경어머니회'를 소개한다.


“충북 12개서 중 가장 왕성하고 적극적인 활동” 정평
'음성경찰서 전의경 어머니회'는 복무중인 대원들에게 정서적 안정감 부여, 자살, 구타 등 자체사고 방지, 위문 및 봉사활동을 통한 자긍심을 고취, 민.경 친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19명의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2005년 3월 설립됐다.

2004년부터 5년동안 '음성군 여성의용소방대 연합회장'을 역임하고, 2008년 회장직을 맡아 현재에 이르고 있는 장혜경 회장을 주축으로 18명의 회원들은 음성경찰서 소속 전의경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봉사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윤중섭 음성경찰서장은 “충북 12개서 중 가장 왕성하고 적극적인 활동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대원들에게 많은 위로와 위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2008년, 2010년, 지난해까지 3회에 걸쳐, 충북지방경찰청장은 장혜경 회장에게 표창을 수여했으며, 음성경찰서도 다수의 표창을 통해 감사를 전했다.

“제대 후에도 연락, 친밀한 유대감 형성”

▲ 대원들이 회원들과 함께 한 야유회에서 즐거워 하고 있다.
▲ 대원들이 회원들과 함께 한 야유회에서 즐거워 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1회 월례회의, 분기별 1회 정기 총회를 통해, 전의경 위문활동, 하계 야유회, 동반 봉사활동 등 대원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따뜻한 대화를 통해 마음속 고민을 청취해 대원들의 정서적 안정에 일조, 대원들과 일선 경찰관 사이에 가교역활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음성경찰서 주관 '열린 음악회'에 500인분의 주먹밥을 제공하는 한편, 명절 떡국과 생일 파티를 통해 대원들의 생활에 안정감을 제공하고 있다.

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삭막할 것 같은 생활에 단비같은 역활을 해 주시고 있다”며 “2년여 병역생활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실제로 대원들은 감사편지, 크리스마스 카드, 연하장 등을 통해 마음을 전달하고, 제대 후에도 연락을 하는 등 친밀한 유대를 지켜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혜경 회장은 “대원들이 모두 내 아들같이 느껴진다”며 “준비했던 프로그램이 경찰서 비상 상황 발생으로 무산될 때 가장 안타깝다”는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앞으로 독거노인과 꽃동네 노인 목욕봉사를 대원들과 함께 할 예정”이라며 “대원들에게 의미있는 시간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이 일은 자식을 군대 보내 본 부모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라며 “따뜻하지만 엄하게 가르치는 어머니의 마음을 항상 잃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미·니·인·터·뷰

“건강하게 제대하는 일, 최고의 효도 선물”


장혜경 회장(55세)
장혜경 회장(55세)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젊은이들의 수고를 위로, 위안하는 '음성군 전의경 어머니회'의 맏언니 장혜경 회장을 만났다.

대원들의 어머니 장 회장은 “포기하지 말고 성실하게 살자”는 좌우명답게 10년여의 봉사내공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녀는 “억지로 하지 않고, 내가 남을 위해 무었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며 “봉사는 함께 웃음을 나누며 그 곳에서 삶의 방식을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고향을 떠난 대원들에게 우리들의 존재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며 “건강하게 제대하는 일이 부모님들에게는 최고의 효도 선물이 될 것”이라며 대원들을 챙겼다.

장 회장은 “회원들이 너무 많은 도움을 주어, 감사하다”며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또한 “18명의 회원들의 힘으로는 역부족한 일들이 많다”며 “보다 많은 어머니들의 참여해 주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한편, 36년여를 4대가족으로 살아왔다는 그녀는 현재 시아버지를 모시며, 남편과 1남 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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