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흥기·유상숙 씨 부부
안흥기·유상숙 씨 부부
  • 유재윤
  • 승인 2012.08.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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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선정 이달의 새농민상 수상자


외항선을 타고 온 고향 지킴이

사람들은 누구나 인생의 전환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이 필연이든 우연이든 간에.
그러나 어찌하다 맞이한 인생의 전환점을 어떻게 활용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좌우 될 수 있다.
여기 마도르스를 꿈꾸며 오대양육대주를 누비다 자신의 뜻이 아니라 순전히 타의(?)에 의해 농업인의 길에 접어들었고, 그렇게 들어선 농사꾼의 길에서 온갖 고생 끝에 이제는 고향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고, 마침내는 농업인으로선 최고의 영에인 농협중앙회가 선정 시상하는 '새농민'상까지 수상한 감곡면 오향1리(이장)의 안흥기·유상숙 씨 부부가 오늘 자치신문이 선정한 여기!이사람이다.
30℃를 훨씬 웃도는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어느 날, 취재를 위해 찾아간 안 씨 부부는 계속 되는 무더위에 자칫 짜증스러울 텐데도 싫은 기색 하나 없이 반가운 얼굴로 기자를 맞이했다.
안 씨 부부를 처음 봤을 때 영락없는 시골 농사꾼이었다.
농사꾼 이라고 얼굴에 써 있는 건 아니지만 그들 부부의 순수한 모습에서 풍기는 푸근한 인상이 우리네 이웃에서 언제나 대할 수 있는 전형적인 시골 아저씨, 아줌마의 모습이다.
안흥기(51) 씨는 순수 감곡 토박이다.
안 이장은 감곡면 오향1리에서 3남1녀의 세째로 태어나 감곡초와 감곡중을 졸업하고 수원공고를 거쳐 수원공업전문대에서 전자학을 전공한, 당시로선 장래가 촉망되는 엘리트 청년이었다. 당시의 시대상이 공고만 나와도 여기저기서 끌어가려고 안달이었던 판에 공업전문대까지 졸업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역마살이 끼었는지, 아니면 평범한 인생이 싫었던지 그는 학교 졸업 후 세상 속 깊이 뛰어들었다.
장사도 배우고 돈도 벌겸해서 우리나라 의류시장을 주도하던 동대문시장에서 2년 정도를 일하다가, 그도 성에 안찼던지 더 큰 세상을 향해 뛰쳐나갔다.
5대양 6대주를 누리는 외항선원이 된 것이다.
10년 정도 배를 탔다. 그는 지금도 외항선원이 자기 적성에 맞는다고 말한다.
10년여 간의 선원생활을 하던 중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뜻하지 않은 가정사로 인해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고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그의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고, 농사꾼으로서의 첫 시작이었다. 그때 그의 나이 38살 이었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에게 고향은 말 그대로 말만 고향일 뿐이지 뭐 하나 순탄한 게 없었다.
고향에 정착하기 위해 안해 본 일이 없었다.
경험이 없어 고생도 많이 했다.
1,200여 평의 밭을 가지고 처음 농사를 시작했다.
실패도 맛 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저것 다 합쳐서 만 여평의 과수원을 운영 하고 있다.
처음에는 고추농사로 시작을 했지만,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복숭아 농사에 전념해 왔다.
초기엔 수입은 없고 투자만 하다 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어려움이야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는 흑자운영이 예상된다.
안 씨 부부는 무슨 일을 시작하면 그 일에 올인 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그들 부부의 성격이 말해주듯 참 많은 일을 해왔다.
감곡복숭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친환경 재배를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여 감곡복숭아의 친환경 재배를 인증 받게 했고, 이들 부부가 소속된 감곡 단고을 작목반이 2012년 우수복숭아 농가에 붙여지는 최고 명칭인 탑프루트 시범단지에 선정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한 감곡 농협 대의원으로, 오향1리 마을 이장으로 마을공동작업 희망마을 사업인 감곡 선돌영농조합법인 대표로 마을과 지역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여기서 잠깐 안 이장의 사생활을 들여다보자.
안 이장의 부인사랑은 남다르다.
99년, 39살의 늦깍이 나이에 이웃동네 사는 부인 유상숙 씨와 집안아저씨의 중매로 만나 결혼한 안 이장은 온갖 고생을 무릎쓰고 자신의 오늘이 있게한 장본인이라고 부인을 치켜세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을텐데도 불평한마디 없이 남편을 위해 꾹참고 내조해준 아내에게 무한 감사를 표한다.
자신은 다시 태어나도 부인과 결혼하겠지만 부인에겐 다시 태어나면 자신과 같은 사람 만나 고생하지 말고 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라는 말로 무한 애정을 표하는 안 이장은 예쁜집 짓고 가족 모두가 화목하게 살아가며 지역과 마을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도 밝힌다.
“성실하고 근면하자”가 좌우명이라는 안 이장은 “생각이 앞서고 행동이 뒤따라야 하는데 농업 특성상 행동이 정신을 앞서가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며 앞으로 감곡복숭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지역의 복숭아 재배 농가들이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인터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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