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팔아주기 성과로 재고 부족…산물벼 추가 수매
쌀 팔아주기 성과로 재고 부족…산물벼 추가 수매
  • 황인걸 기자
  • 승인 2017.03.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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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농협쌀공조법인, 지난달 20일부터 1000t 사들여
40kg포대 당 특등 3만 6000원, 1등 3만 5000원에 매입

음성군의 대표적인 쌀브랜드인 '다올찬 추정쌀'이 20kg들이로 포장되어 있다.
음성군의 대표적인 쌀브랜드인

음성군내 7개 지역농협이 공동출자로 설립한 농협쌀조공법인(대표 김종원, 이하 농협)이 일반계 산물 벼 1000t을 추가 수매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0일부터 본격적인 수매에 나섰다.

농협에서 급히 일반벼 수매에 나선 이유는 매년 수매 쌀 적자 폭이 커져가는 상황 속에서 잘 팔리는 일반 벼라도 빨리 구매해서 팔아야 적자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 농민들은 “농협이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이런 임기응변 방식으로는 쌀 생산과 수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불만을 토하고 있다.

현재 농협은 지난해 수매한 추청벼와 삼광, 호품, 대보 등 일반계 산물 벼 중 값이 비싼 추청벼를 제외하고 일반계 산물 벼의 판매가 소진돼 재고가 부족하다.

농협은 지난해 추청벼 5700여t, 일반계벼 4500여t 등 모두 1만 200여t을 수매했는데, 미질이 좋아 한때 호평 받던 추청벼는 40kg당 4만원, 일반계벼는 3만 5000원에 수매했다.

그중 추정벼는 판매가 저조해 재고로 쌓여 있으나 일반계 벼는 군에서 펼치는'다올찬 쌀 팔아주기 운동'등을 통해 지역 기업체와 수도권 유통업체, 학교급식 등에 공급하는 판매 전략으로 재고가 소진돼 이번에 다시 수매를 하는 것이다.

이번 수매가격은 40kg 기준 특등 3만 6000원, 일등 3만 5000원으로 지난해 일반계 수매가격과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다. 추가수매를 원하는 농가는 관내 농협이나 쌀조공법인 전화로 신청하면 되며 지역별로 일정을 정해 직원들이 현장을 방문, 수분검사를 통해 품위 확인 후 합격농가에 한해 수매하게 된다.

그러나 쌀시장 사정이 악화되면서 값이 비싼 추청벼는 총 5700여t 중 1000여t밖에 판매가 안 된 상태로 재고로 쌓여 있으나 일반계 벼는 재고가 거의 소진돼 이번에 다시 추가 수매를 하게 됐다.

이번 수매가격은 40kg 기준 특등 3만 6000원, 일등 3만 5000원으로 지난해 일반계 수매가격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그러나 음성 지역 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양이 많지 않아 농협이 원하는 만큼의 쌀을 수매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농연 음성지부 관계자는 “지금 농가에는 농협이 수매할 만한 일반 벼가 없다. 농협에서 지역 농가에서 쌀을 추가 수매한다고 발표한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관계자는 “먼저 음성지역에서 수매를 한 후 모자랄 경우 부족분은 타 지역에서 수매해서라도 재고를 채울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한농연 관계자의 말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농협은 매년 쌀 수매로 인해 발생되는 적자 폭이 증가하고 있다.

2015년에 12억 3000만 원의 적자를 본 농협은 지난해 적자가 크게 늘어 17억 8000만 원이나 적자를 봤다. 더구나 이와 같은 적자폭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전망인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농연 관계지는 “농협이 적자폭을 줄이려면 일반계 벼 수매를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빨리 재고로 남아 있는 추정 벼를 싸게라도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이 판매가 부진한 추청벼를 일반계 벼보다 더 비싼 값을 주면서 수매하는 것은 음성군의 잘못된 농가 정책 때문이다. 현재 음성군 농민들이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추청벼가 60%, 일반계벼가 40% 정도이다. 그중 추청벼는 미질이 좋다는 이유로 일반 벼에 비해 40kg당 5000원 정도 더 받고 있다.

그러나 한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던 추청 쌀이 쌀 시장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판매가 매우 부진하게 됐으나 농협은 아무 대책도 없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추정벼를 계속 수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농협이 적자폭을 줄이고, 정상적인 수매 환경을 조성하려면 속히 추청벼 생산을 줄이고 일반계 벼 생산을 늘려야 한다.

농협 관계자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임의로 품종을 바꾸게 할 수는 없어 각 지역 영농 단체에 지속적으로 홍보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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