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주섭 전 음성읍장
심주섭 전 음성읍장
  • 유재윤
  • 승인 2011.12.3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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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과 함께한 33년여의 공직 생활

◐ 누구도 비켜 갈 수 없는 정년
신묘년 한해가 저물어 가는 세밑이다. 삶은 항상 덧없는 것 같지만 매순간 없어지지 않는 아름다움이며 따뜻함이 어둠속에서 빛나 보인다.
우린 그렇게 또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 우리네 인생이 그러하듯이.
정년. 누구도 정년을 비켜 갈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비켜갈 수 없는 현실 앞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고자 몸부림치는 우리네 인생 그것이 사는 맛 아니련가?
심주섭 음성읍장.
그 역시 정년을 피해 갈수는 없는 모양이다. 33년여의 기나긴 공직생활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이제 조용히 퇴장할 시간이다. 갈채를 보내는 관객의 박수소리는 없어도 유·무형의 보람으로 느꼈던 행복감과 자부심은 그를 새로운 인생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한평생 외길을 걸어온 지난 날들이 오버랩 돼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는 뒤안길엔 늘 아쉬움 뿐이다.
심주섭 읍장.
괴산군 불정면 추산리가 고향인 심 읍장은 7남1녀의 8남매 중 4남으로 태어나 고향에서 목도중학교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으로 인해 고교진학을 포기하고 충주에 있는 한약도매상에서 일하다 한약도매상시험 자격 취득을 위해 친구들보다 3년이나 늦은 나이에 청주농고에 수석으로 입학한다. 수석입학, 수석졸업의 과정을 거쳐 서울대 농대에 입학시험을 치렀으나 낙방한 후 수원농촌진흥청에서 수련생으로 근무 하던 중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입대영장이 나오는 바람에 군에 입대, 인생이 바뀌기 시작 했다.
제대 후 친척 형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부모님의 반대를 무릎 쓰고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1977년 합격, 그렇게 공직 인생이 시작 되어 한평생 그 길을 걸어 왔다.
심 읍장은 1978년 12월1일 영동군 매곡면에 첫발을 내딛는 것으로 33년여에 걸친 공직생활이 시작 됐다.

◐ 33년 음성군의 산 증인
이후 이듬해인 79년 11월1일 음성군 음성읍으로 전입한 후, 지금껏 33년여를 음성에서 근무하며 뿌리내린 음성은 그에게 있어 고향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는 79년 음성군으로 전입한 이래 음성읍에서 11년을 근무하다 90년 5월 7급으로 승진, 생극면을 거쳐 군청 지역경제과 지역경제계, 재무과 경리계, 삼성면 재무계장, 건설과 관리계장, 문화 공보과 공보 계장, 기획 감사실 예산계장, 재무과 경리계장을 거쳐 2008년 사무관으로 승진, 삼성면장, 금왕 읍장, 군청 산림축산과장, 음성읍장 등 음성군의 요직을 두루 거친 음성군 공직사회의 산 증인이다.
어느 부서 어느 직책이 소중하지 않을리 없었겠지만 산림축산과장 재임 시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사태 때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에서 일하며 고생하던 기억이 가장 머릿속에 남는다는 심 읍장은 지금까지 한솥밥 먹으며 희노애락을 함께한 동료 선·후배 공직자와 지역주민의 절대적인 사랑과 보살핌이 없었더라면 과연 오늘의 내가 있었을까 하는 말로 그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
하늘이 나에게 30년의 시간을 되돌려 준다면 지난 과거의 못 다한 일에 대한 아쉬움과 부족함을 거울삼아 지금보다 더 나은 인생항로를 개척하고 더 높고 큰 꿈을 일구며 가정과 사회를 위해 더 보람된 삶을 이루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망상도 해본다는 심 읍장은 능력도 자질도 의지도 투지도 나약한 내가 덕과 복이 있었기에 그나마 공직자로서의 인생에서 나름대로 성공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자위해본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그의 좌우명이 말해주듯, 주어진 임무에 대해선 단 한치의 소홀함이 없는 책임감과 명확한 공과 사의 구별을 통한 업무추진 능력은 33년여의 공직생활 중 단 18일의 연가와 오전 7시30분 출근의 규칙을 단 한번도 어기지 않았던 자신과의 약속은 바로 매사에 철저한 그의 인생관 때문이었음이리라.
남들이 편하고 즐거워 할 수 있다면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그 길을 택해왔다는 심 읍장은 일에 대해서는 공사구분이 단호하고 철저하면서도 일을 떠나선 항상 다정다감한 성품으로 동료 공직자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 이제는 양보와 배려하는 삶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두 아이(1남1녀, 장녀 영문학석사. 토익토플평가연구회사 연구사 근무, 장남 동부건설 투자심사분석팀 근무) 잘 키워주고 쪼달리는 살림살이에 조금이라도 보태려고 15년 이상을 궂은일 마다 않고 내조해준 아내(신원교·59세)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는 심 읍장은 아내의 얼굴을 대할 때마다 못내 미안하고 안됐다는 찡한 마음에 때로는 서글프다는 말로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을 표현한다.
퇴임 후에는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 조금은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겠다는 심 읍장은 이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의 가슴을 압박하던 무거운 짐 내려놓고 남은여생 양보와 배려의 삶을 다짐해본다.

◐ 음성은 나에게 몸과 마음의 안식처
2/3가 지난 인생의 하향점 에서 용기와 엄두는 나지 않지만 그래도 그의 몸속 깊이 자리 잡은 생명의 신호인 심장의 박동이 멎을 때까지 음성인의 한사람으로 즐거이 음성을 노래하며 영원히 음성을 사랑할 것이라 다짐해본다는 심 읍장은 공직은 떠나도 음성은 영원한 나의 몸과 마음의 안식처라 자신 있게 말한다.
지금껏 그래왔듯 음성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음성을 사랑하며 음성과 함께 살아갈 심주섭 음성읍장. 우린 그를 지역사회의 아름다운 공직자상으로 영원히 기억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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