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재 음성군 씨름협회장
허영재 음성군 씨름협회장
  • 유재윤
  • 승인 2011.07.0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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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보다는 항상 최선을 추구하는 사람


1980년대 씨름은 '국민스포츠'였다. 이만기, 이준희, 이봉걸의 흥미진진한 승부를 지켜보면서 모두들 숨을 죽였고 손에 진땀을 쥐었다. '3李 장사' 이후에도 강호동을 비롯한 많은 스타 장사들이 모래판에 명멸했다. 그러나 인기를 누리던 씨름은 2000년대 들어 급속히 쇠락해갔다. 씨름단이 하나 둘 해체됐고. 천하장사들은 샅바를 풀고 격투기 링에 올랐다. 그리고 지금 여전히 씨름 대회는 열리고 있지만 과거의 그것과는 감흥이 완전히 다르다.
이렇듯 우리 민족 고유의 스포츠이면서도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에 밀려 점점 인기가 수그러들고 있는 지금,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직업과는 무관하게 씨름에 대한 열정하나로 꿈나무 육성은 물론 저변확대 등 음성군 씨름의 명맥을 이어 가고 있는 음성군 씨름협회 허영재 회장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허영재 회장!
그는 전문적인 씨름선수 출신이 아니다. 다만 초등학교 시절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씨름판을 기웃거리다 보니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그것이 특기적성에 맞아 취미로 시작했고, 대학시절, 군 시절(ROTC 장교출신) 동아리 대표선수 생활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씨름과의 인연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의 직업은 수의사다.
청주농고와 건국대학교 수의학과를 나와 1990년 금왕에 금왕 동물병원을 개업하고 20여년이 넘게 지역의 축산인들과 동고동락 해온 인정 많은 수의사다.
그렇다고 그가 음성 연고가 있어서 금왕에 개업을 한건 아니다. 건국대학교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로 근무 하던 중 음성지역의 낙농가 기술세미나에 강사로 나서 지역 축산인들과 교류를 가져 오던 중 지역 축산인들이 음성지역에 자신들과 같이 일할 마땅한 사람이 없으니 같이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간곡한 권유를 뿌리치지 못해 그저 정 하나로 음성 땅에 개업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고생도 많았지만 주윗분들이 많이 도와줘서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았다고 한다.
허 회장은 이런 주위의 도움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로타리클럽이나 키비탄이 등 지역의 봉사단체에도 참여하여 활동 하고 있다.
주변사람들은 그에게 덩치가 큰 만큼 모든 면에 있어서 호탕하고 스케일이 크다고 말한다.
또한 추진력이 강해 무슨 일이든 한번 마음먹으면 꼭 해내고야 만다고 한다.
이런 그의 추진력이 2009년 용천 초 씨름부 창단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 했고, 2010년에는 무극중학교 씨름부를 창단, 음성씨름이 전국적으로 두각을 나타나게 하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에게 음성군 씨름협회장으로서의 보람을 묻자 용천초와 무극중학교에 정식으로 씨름부가 창단되기 전 학부모님들의 씨름에 대한 인식부족과 부정적인 견해로 자식들에게 운동을 시키려 하지 않아 그들을 설득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씨름을 하면서 아이들의 생활태도가 바뀌고 체력도 좋아지는 한편, 공부도 더 열심히 하는 등 여러 가지 효과를 보자 후엔 학부모들이 자발적 후원자가 되어 전국씨름대회에서 상위에 입상하는 등의 성적을 내 지금은 전국의 명문 팀이 된 것이 보람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이런 보람이 있기 전, 학부모의 심한 반대와 경제적인 문제에 부닥쳤을 땐 이 일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고 한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이 오늘날 음성씨름이 전국적 명성을 얻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자명한 일이다.
씨름협회장으로서 그의 꿈은 원대하다.
음성에는 현재 용천초와 무극중에서 씨름 꿈나무들이 미래 천하장사를 목표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음성군 씨름은 소수의 인원으로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상급학교와 실업팀이 전무할 정도로 주민들의 무관심속에 씨름전문인들의 노력만으로 그 명성을 힘겹게 지켜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씨름인들은 음성씨름의 발전을 위해서는 음성군과 체육회가 고등학교 팀 창단과 선수육성, 실업팀 창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음성은 이런 환경 속에서도 씨름협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포기하지 않는 선수단의 정신력으로 매년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음성씨름은 작년 전국소년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 했고, 금년 소년체전에서는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또한 각종 전국규모 대회에서 초·중 선수들이 상위권에 입상하는 등 꾸준히 음성씨름의 저력과 정신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음성씨름이 전국강호들을 상대로 멋진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허 회장과 협회 간부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씨름 꿈나무들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협회의 지원은 경제적인 관심에 그치지 않고 선수들의 생활지도까지 책임지며, 그들이 올바른 스포츠인이 될 수 있도록 곁에서 돌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협회는 저변확대를 위해 앞으로 음성군과 체육회, 교육청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고등학교 팀 창설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 음성에는 고등학교 팀이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음성 출신의 유망한 선수들이 중학교까지만 음성에서 있고, 고등학교 부터는 음성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허 회장은 “전통 민속운동인 씨름은 젊은이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저변확대를 위해 음성군과 체육인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모래판과 씨름인을 지켜 봐줄 것”을 당부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늘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허 회장은 부인 이은일 씨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아이들에게 항상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자'는 주문을 한다는 허 회장은 직업 특성상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늘 미안하다며, “지금의 고생이 먼 훗날의 행복이라 여기며 조금만 참고 지내자”는 말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해 달라며, 그 특유의 환한 웃음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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