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경 순 금왕읍 호산1리 이장
장 경 순 금왕읍 호산1리 이장
  • 음성자치신문
  • 승인 2021.11.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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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 농사는 옛말, 농사에도 리더가 절실
평생을 농부의 길을 걸어온 그는 마을이장으로서 농촌마을의 변화를 꿈꾸며 ‘향기나는 마을’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평생을 농부의 길을 걸어온 그는 마을이장으로서 농촌마을의 변화를 꿈꾸며 ‘향기나는 마을’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스스로 농부의 삶 선택, 60 평생 ‘농부의 길’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농업정책 바꿔야"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꽃들이 만발한 정원이 눈을 휘둥그레 뜨게 한다. 넓은 항아리화분엔 부레옥잠이 꽃을 피웠다. 진분홍 맨드라미와 이름 모를 노란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유기농 사과와 대추가 담장 넘어 주렁주렁 열린 풍경이 전형적 시골집 풍경으로 정겹다. 평화롭기까지 한 농촌마을 금왕읍 호산1리 장경순(63) 이장의 집 마당 그림이 이랬다. 회갑을 넘긴 나이지만 청년 못지않은 부리부리한 눈동자가 미래 농촌의 변화를 예견한 듯하다. 평생 농부로 살아온 장 이장의 인생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농부의 길선택

장경순 이장은 호산리 산막골에서 42녀 중 3남으로 태어났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그 힘들었던 보릿고개만 생각하면 눈물이 절로난다. 농기계라고 말하기조차 허술했던 지게 하나 덜렁 메고 논으로, 밭으로 향했던 어린 경순.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사업을 하던 매형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지만 농부의 길이 내 갈길이라 결심하고 3개월 만에 고향으로 내려오고 말았다. 그러기를 60 평생 농부의 길을 걷고 있다. 하늘이 내려준 천상 농부인 그는 능산초등학교(8)와 삼성중학교(19)를 졸업했다. 축구를 좋아했던 그는 청주상고 축구부 테스트에 합격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포기해야만 했다. 축구선수로 성장했더라면 지금의 경순은 어떤 모습일까? 장경순 이장은 아버지의 반대로 진학을 포기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재수라도 해서 학업을 이어갈 걸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농부로서 살아온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소꿉친구와 결혼에 골인

같은 마을 친구 조순영(63)은 소꿉친구다. 초등학교도 함께 다닌 어릴 적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 절친인 양가 아버지의 주선으로 그들의 나이 스물다섯에 결혼식을 올렸다. 장 이장과 달리 조씨는 23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장인 남편을 내조하고 아들 둘을 기르는 데 손색이 없었다. 마을 일에는 솔선수범한다. 부인만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뿐이라는 장 이장. 그의 말에서 부인을 향한 애틋함이 묻어난다.

리더 농부의 마을 대변화

청년 농부는 안 해본 작물이 없다. 벼농사는 기본, 그 힘들다던 담배농사와 고추, , , 감장 등 수많은 작물을 재배해왔다. 소 사육도 했다. 20년 전 60두까지 사육하며 축산인으로 성공했지만 소 파동을 예견한 그는 파동 전 처분해 큰 피해 없이 축산을 접었다. 6촌 형의 권유로 인삼재배도 시작했다. 1천평에서 시작해 지금은 1만평으로 늘렸다. 지금은 트랙터가 농사의 대부분을 감당하지만 당시만 해도 지게 농사에서 경운기는 농사의 대변화를 가져왔다. 장 이장은 큰 맘 먹고 경운기를 구입했다. 마을에선 유일하다. 경운기로 모를 심는 시기이니 그야말로 경운기는 농사의 기본이었다. 장 이장은 경운기 한 대로 마을 일을 다해줬다. 농사의 베테랑이 다 된 그는 마을을 이끌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장인의 대를 이어 이장으로서 마을을 위해 봉사하기를 7. 7년 전부터 다시 이장직을 맡게 돼 이장으로서 그의 헌신적 삶은 14년 간 이어오고 있다. 그런가하면 2년째 금왕읍 이장협의회 부회장, 쌍봉초등학교 주변 이장 16명으로 구성된 쌍봉학군 이장협의회 초대회장에 이어 올해 다시 회장을 맡고 있다.

향기나는 마을만들겠다

장 이장은 이 마을 이장을 두 번째 총 14년 간 맡고 있다. 새마을지도자 5, 금왕농협 감사 6년 등 마을과 지역을 위해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그는 이 마을을 향기나는 마을로 만들고 싶다고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2차선 도로에서 이 마을로 들어오는 작은 도로는 훤하게 잘 돼 있지만 주변엔 가로수 하나 없어 휑하기까지 한다. 진입도로 주변에 나무와 꽃을 식재해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고 싶어 한다. 장 이장은 농업정책에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농촌마을에 부족한 시설이 많지만 대부분 정책은 인구가 많은 지역에 우선한다. 인구가 많은 곳엔 수십, 수백억씩 쏟아 부으면서 농촌마을엔 몇 천만 원 정도가 전부라며 농촌지역에 더 많은 투자를 당부했다. 평생 농촌을 떠나지 않고 국민의 먹거리 생산에 일생을 다해온 장경순 이장. 그가 꿈꾸는 농촌의 향기를 가득 담은 향기나는 마을이 곳곳에 피어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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