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아도 막아도 뚫리는 AI (조류인플루엔자) … 가금농가 피해 막을 길 없나
막아도 막아도 뚫리는 AI (조류인플루엔자) … 가금농가 피해 막을 길 없나
  • 음성자치신문
  • 승인 2021.11.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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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전국 첫 금왕읍 메추리농장서 발생
16일 기준 예방적 살처분 포함 86만 수 살처분
쥐꼬리 보상 생계안정자금은 9개월 후 지급 분통
AI가 발생한 한 농장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AI가 발생한 한 농장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

날씨가 추워지면서 철새가 올 때면 가금류농장들은 벌써부터 긴장하기 시작한다. ‘제발, 올해만큼은 발생하지 않기를...’ 하지만 이 역시 헛바람에 그치고 말았다.

지난 9일 전국에서 첫 고병원성 AI가 관내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금왕읍 한 메추리농장이다. 그렇게 마음 조리며 발생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었건만...

이 농장 메추리 774405마리는 전부 살처분 됐다. 군은 이 농장 반경 3km이내 농장 4곳의 닭과 오리 등 24만여 마리도 예방적 살처분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이동 중지 명령도 발동했다. 발생 당일 오후 11시까지 모든 가금류의 이동과 축산시설 작업이 중단됐다.

반경 10km 53개 농장에 대해서는 통제초소 5개를 추가적으로 설치해 모두 11개 초소가 24시간 모니터링된다.

 

두 번째 발생 한숨

지난 11일 두 번째 AI가 발생해 농가는 그저 한숨뿐이었다. 군에 따르면 전날 H5형 항원이 검출된 금왕읍 육용오리 농장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인됐다. 이 농장은 앞서 발생된 메추리농장과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군은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하고, 오리 22713마리를 살처분했다. 연이은 확진에 방역당국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조병옥 군수는 이날 비대면 브리핑을 통해 AI 발생과 관련한 방역조치 상황을 설명했다.

조 군수는 “AI 발생농장 반경 10이내 99개 농가에 대해 이동제한과 임상예찰을 실시하고 있다현재까지는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산 차단을 위해 축산농가의 격리와 소독, 거점소독시설을 통한 차량과 사람에 대한 소독, 축산차량의 농장 진입 통제와 소독 등 3중의 차단 방역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발생 망연자실

이 같은 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AI 확산세는 계속됐다. 지난 15일 군은 금왕읍 각회리 육용오리농가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군은 확인과 동시 작업에 들어가 이틀 동안 오리 12358마리를 살처분했다. 또한 인접 지역 육계농장 53461마리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 됐다. 이로써 16일 기준 음성지역에서 살처분 된 가금류는 총 862937수에 이른다.

 

막을 수 없다는 게 난제

AI로 인한 피해는 매년 반복되지만 막을 수 없다는 게 난제다. 선제적 방어차원에서 휴지기를 도입한다하더라도 메추리와 닭은 해당되지 않으며 오리에 국한돼 있다. 그나마 강제력 없이 농가자율에 맡기고 있다.

박천조 군 축산식품과장은 재입식 시 6단계에 걸쳐 시행했는데도 AI가 발생해 안타깝다. 휴지기는 오리에 한해 가능하며, 타 축종에는 적용할 수 없다. 그나마도 농가 자율에 맡기고 있어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했다.

이어 조기출하를 권하고 있다. 앞으로 농가의 피해가 예상돼 큰 일이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생색내기 쥐꼬리 보상에 분통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살처분 등 가금류 피해농가에 지원된 보상금은 총 107억 원(국비 80%, ·군비 각각 10%)이다. 100억 원 넘는 보상비라지만 실제 농가에선 현실적 보상이 아니라는 게 농가의 원성이 커지는 이유다. 특히 예방적 살처분의 경우 적은 보상비에다 3개월 이상 입식을 하지 못해 그에 따른 피해는 상상 이상이라는 것.

한 가금축산농가 A씨는 예방적 살처분을 할 경우 사료와 기름값을 빼고도 최소한 80%는 보상이 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게다가 생계안정자금이라도 빨리 나왔으면 했는데 9개월이 지나고서야 추석 직전에 나왔다이번에도 예방적 살처분을 하라고 하면 절대 하지 않겠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날아오는 철새라도 막고 싶지만 어찌할 수 없는 상황. 그렇다고 예방약이나 치료약조차 없는 상황에 그저 살처분만이 최선인 현실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에서 떠안고 있어 농가의 절망 섞인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임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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