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잊은 ‘음성’미래는 없다” … 역사문화박물관 건립 시급
“역사 잊은 ‘음성’미래는 없다” … 역사문화박물관 건립 시급
  • 임요준
  • 승인 2021.09.0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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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유물 1500점, (구) 반기문기념관에 보관
郡 “군민이 관람할 수 없다는 게 가장 아쉬워”
주민들 “애향심 고취, 음성의 역사 바로 알아야”
사진  향토 유물 1500점이 보관돼 있는 원남면 (구) 반기문기념관 전경. 유물을 전시할 번듯한 박물관이 없어 이전 당시 포장지에 싸여진 채 보관돼 있어 박물관 건립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 향토 유물 1500점이 보관돼 있는 원남면 (구) 반기문기념관 전경. 유물을 전시할 번듯한 박물관이 없어 이전 당시 포장지에 싸여진 채 보관돼 있어 박물관 건립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독립운동가 단재(丹齋) 신채호 선생은 역사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바꿔 말해 역사를 잊은 지역에게 미래는 없다이에 음성군이 음성의 역사를 바로 알리고 한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역사문화박물관 건립을 본격 추진하면서 신채호 선생의 역사관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관내엔 향토유물을 전시할 전시관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애향심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상황. 게다가 후대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잠자는 향토 유물

군이 보유한 향토 유물은 총 1500. 충북도내 시군 중 몇 안가는 최대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군은 이런 유물을 음성읍 () 향토민속자료전시관에 전시해 왔다. 현재 전시관은 음성생활문화센터로 명칭이 변경돼 이번 달 개관을 목표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그러면서 향토유물들은 원남면 반기문기념관이 신축되면서 비어있던 () 반기문기념관으로 이전했다. 지난 달 30일 기자가 직접 방문한 유물 보관소인 () 기념관은 이전 당시 포장된 채 유물별로 나뉘어 놓여져 있었다. 담당 학예연구사는 매주 1회씩 내부 공기를 조절하며 관리하고 있다지만 습기에 약한 서책들은 변질이 우려되고 상황. 게다가 주민과 관광객 대상 전시는 꿈도 꾸지 못한 현실이라서 소중한 유물들이 잠자고 있는 형국이다.

 

향토 유물의 소중함 이제야 눈떠

실제 군이 향토 유물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동안 향토민속자료전시관에 전시돼 왔다하지만 어떤 유물이 있으며, 몇 점이 있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전시관 관리조차 유물 전문가가 배치된 문화체육과가 아닌 시설관리사업소 직원들이 관리해 와 전문적 관리는 기대할 수 없었다. 그나마 안은숙 현 음성읍장이 문화체육과장 당시 관리책임을 맡게 되면서 문화재급 관리가 가능해졌다. 바턴을 이어받은 안예순 과장은 소장목록작업을 마쳐 체계화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인구 25천 전북 진안에도 있는 박물관

인구 25천명에 불과한 전북 진안군은 이미 15년 전 박물관을 건립하고 소중한 향토 유물들을 관리하고 있다.

당시 진안군은 용담댐이 건설되면서 수자원공사로부터 지원 받은 기금을 박물관 건립에 사용했다. 작은 농촌도시가 벌써부터 향토 유물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도내에선 제천시가 의림지에 박물관을 건립하고 주민들의 애향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삼국시대 준설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의림지에 박물관을 건립함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옥천군은 2019년부터 민관이 뜻을 합쳐 박물관 건립에 적극적이다. 옥천군은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에 박물관 건립 사전평가를 신청했다.

 

역사문화박물관 건립 시급

음성군의 역사는 삼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한의 54개 소국 중 하나인 지침국으로, 삼국시대에는 백제의 잉홀현이었다가 뒤에 고구려, 신라의 세력권에 들었다. 신라의 삼국통일 후 757(경덕왕 16)에 음성현으로 개칭되고 흑양군의 영현을 삼았다. 고려시대인 1018(현종 9)에 충주의 속현으로 병합되었다가 뒤에 감무를 둠으로써 독립했다. 조선 초 군현제 개편 때 음성현이 되어 조선시대 동안 유지되다가 임진왜란으로 잔폐해져 1592~1618년 청안현에 합속되기도 했다. 음성의 별호는 설성이다. 지방제도 개정에 의해 1895년에 충주부 음성군, 1896년에 충청북도 음성군이 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출처 다음백과)

이 같은 역사와 전통이 흐르는 음성군에 역사문화박물관조차 없어 유구한 역사가 잠자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박물관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민 최 모 씨(음성읍)주민의 애향심을 고취하고 후대 교육의 소중한 유물들이 포장조차 뜯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유물을 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음성군민이라는 게 자랑스럽다는 인식을 갖는 것은 역사의 뿌리에서 시작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본격 건립 추진 나서

군은 이 같은 주민들의 숙원을 담아 역사문화박물관 건립에 본격 나섰다. 군은 지난 27일 군수 집무실에서 박물관 건립 보고회를 가졌다. 내년 5월까지 박물관 설립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7월에 문화체육관광부에 설립타당성 사전평가를 신청해 2025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립을 위해 군이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박물관 건립 사전평가다. 사전평가에서 선정돼야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예순 과장은 사전평가에 선정되기 위해 전국 지자체들이 수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그리 쉽지 않다. 어떤 지자체는 재수 삼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향후 난관을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안 과장은 군은 이들을 거울삼아 철저히 준비하겠다. 우선 전문 학예연구사를 충원하고 민관 합동 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도 구성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내년 7월 선정평가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각오를 새겼다.

임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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