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 피했더니 우박이 덮쳤다”
“과수화상병 피했더니 우박이 덮쳤다”
  • 임요준
  • 승인 2021.07.09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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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으로 단 10분도 안 돼 쑥대밭이 된 새내기 농민 양홍석 씨가 우박에 상처난 사과열매를 가리키며 피해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현실에 맞은 보상금이라도 나왔으면....
우박으로 단 10분도 안 돼 쑥대밭이 된 새내기 농민 양홍석 씨가 우박에 상처난 사과열매를 가리키며 피해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현실에 맞은 보상금이라도 나왔으면....

 

 

 

 

 

 

 

 

 

 

우두두둑

한 여름 돌풍이 번개와 천둥을 동반하더니 난데없는 우박이 사과나무 과수원을 덮쳤다.

지난달 22일 갑자기 내린 우박으로 15천평 사과나무밭이 쑥대밭이 됐다. 음성군 집계 이날 음성지역 우박피해는 32농가 12.5ha에 이른다.

농민 양재용(금왕읍) 씨는 “50년 농사지으며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며 망연자실했다.

이어 그는 오후 558분부터 내린 비와 우박은 619분이 돼서 그쳤다. 그 짧은 시간에 과수원은 쑥대밭이 됐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안전문자가 오긴 했지만 이미 과수원을 휩쓸고 간 뒤여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며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외국을 오가며 해외영업 일을 했던 아들 홍석(52) 씨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사에 전념할 생각으로 과수농법을 배우고 있다. 처음 겪는 새내기 농민 홍석 씨에겐 현실이 버거워 보였다.

홍석 씨는 아버지를 따라 과수농사를 하려고 열심히 배우고 있던 차에 이런 일을 겪고 보니 앞날이 막막하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농작물재해보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작년에도 피해가 발생해 재해보험 보상을 받았는데 올해 가입하는 과정에서 작년에 보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가입금액이 20% 줄어들었다이번에 발생한 피해액에 비해 보상을 얼마나 받게 될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실제 농작물재해보험의 가입금액은 지역표준수확량에 따라 본인의 수확량을 따져 가입금액이 정해진다. 보험료 역시 보상을 받게 되면 할인할증제에 따라 할증될 가능성이 높다.

농협중앙회 농작물재해보험 관계자는 음성자치신과 전화통화에서 가입금액은 먼저 수확량 조사에 의해 진행되지만 작년에 보상을 받았으면 올해 가입금액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지역표준수확량이 동시 줄었을 경우 본인의 가입금액도 반드시 줄어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험료 산정 시 가입이력과 선택 요건, 보상금 수령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자기부담율이 결정되는데 일단 보상을 받게 되면 자기부담비율 중 10%15%는 선택할 수 없고 20%부터 선택해야 돼서 보험료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번 피해의 경우 보상금 산정 시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은 우박에 상처난 열매들이다. 농가측에선 일단 상처난 열매는 자란다 할지라도 최상품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

홍석 씨는 상처난 열매는 자란다 해도 상품으로 나간다기 보다는 즙을 짜는데 밖에 사용될 수 없다. 결국 소득은 줄어들게 되는데 보상금 산정시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과수화상병을 막기 위해 방제작업을 하면서 최선을 다해 막았지만 우박으로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농사는 하늘이 돕지 않으면 결코 이룰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번 우박 피해가 가장 심한 충주시 신니면과 인접한 생극면 오생리 피해현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수확을 앞둔 감자 잎은 이미 썩어들었고 담배와 고추, , 옥수수 등의 피해가 심했다.

800평 밭에 고추와 참께, 고구마, 콩 등을 재배한 김진제(68) 씨는 나무가지로 쳐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이럴 일이 올 줄 알았다면 재해보험이라도 들었어야 했는데...어디서 보상 받냐라고 한탄했다.

하늘에 순응하며 그저 열심히 일하며 살아온 것 밖에 없는데...하늘을 원망할 수도,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없다는 한 농민의 울부짖음이 가슴에 메인다.

임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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