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전쟁’ 이미 시작됐다 … 음성·진천군 누가 먼저 시(市) 되나
‘인구전쟁’ 이미 시작됐다 … 음성·진천군 누가 먼저 시(市) 되나
  • 임요준
  • 승인 2021.07.09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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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 기준
음성군 9만2,213명, 진천군 8만4,623명
전월 대비 음성 136명 감소 반면 진천 186명 증가

‘사람 모시기’ 경쟁 치열
종량제봉투 지역화폐 외 특성 따라 다양한 혜택
기업유치, 주택공급, 광역철도 여부 따라 판세 급변

<창간12주년 기념 기획보도> 이웃 음성·진천군의 미래를 본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일명 사람 모시기를 놓고 이웃지간 음성군과 진천군을 두고 회자가 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두 군은 시() 승격을 목표로 혈전에 가까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시 승격은 10년 전 음성군에서 먼저 화두가 됐다. 10만 인구를 눈앞에 둔 음성군은 시 승격을 위해 갖가지 정책을 폈지만 목전에서 감소세로 돌아서 허탈감은 더했다.

당시만 해도 진천군은 이웃 음성군은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인구 증가는 넘을 수 없는 산이었다. 하지만 충북혁신도시에 본격적으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양 군의 인구 판세는 역전됐다. 혁신도시 내 관공서가 밀집된 음성군에 비해 아파트가 밀집된 진천군이 인구 유입의 대목을 보게 된 것이다. 실제 음성군 거주 주민 상당수가 혁신도시로 이주하는데 행정구역상 진천군 덕산읍 소재 아파트로 입주하면서 진천군 인구는 늘게 된 것이다.

 

인구수 음성군, 진천군

인구수에서 앞서 가던 음성군이 매년 감소하는 반면 진천군의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년도별 인구변화(외국인 제외)를 보면 음성군은 201797,306명이었던 게 201895,830명으로 무려 1,476명이 줄었다. 2019년엔 848명이 감소해 94,982. 작년엔 93,153명으로 1,829명이 줄어 2천명에 가까운 인구가 줄었다.

진천군은 201773,677명에서 201878,218명으로 4,541명이 증가했다. 2019년엔 8만 명 선을 넘어 81,084명으로 2,866명 증가, 작년엔 83,718명으로 2,634명이 증가했다. 진천군은 지난 5월 말 기준 내국인 84623, 외국인 5,434명 총 957명으로 처음으로 9만 명 선을 넘어섰다.

 

전입자 혜택주기 치열

사람 모시기일환으로 전입자에게 주는 혜택 경쟁도 치열하다. 양 군은 전입자에게 주는 공통 혜택에는 별 차이가 없다. 음성군은 태극기 1세트와 종량제봉투 2020, 지역화페 음성행복페이 3만 원, 휴양림 사용료 1회 면제(비수기 주중에 한함)한다. 진천군은 종량제봉투 2060매와 진천사랑상품권 3만 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특이 지원에서 양 군은 큰 차이를 보였다. 먼저 음성군은 초중고 학생이 있는 경우 지역화폐 10만 원, 대학생인 경우 지역화폐 10만 원과 재학 및 주소 유지 6개월마다 10만 원씩 추가 지원한다. 관내 공장등록 기업체 종사자가 전입 시에는 지역화폐 20만 원을 지원한다.

반면 진천군은 다자녀가구에 30만 원, 고등학생은 20만 원, 대학()생은 매년 25만 원씩 4회에 걸쳐 총 100만 원을, 기업체 직원에겐 20만 원, 관내 기업으로 임원 및 직원 1명 이상 전입하는 유공 기업에겐 1명 당 10만 원, 공공기관 직원은 20만 원, 다가구·다세대주택 전입 시 20만 원, 어린이집·유치원 입학준비금으로 9만 원 내외로 지원한다.

여기에 별도로 뿌리내리기 지원사업으로 전입일 기준 타 지자체 2년 이상 거주하다 전입한 자로 관내 공장등록이 되어있는 중소기업 근로자 1인 세대에 100만 원, 2인 이상 세대엔 220만 원을 지원한다. 전입자 지원내용만 보면 진천군이 사람 모시기에 한 발짝 앞서 보인다.

 

이 정도면 아이 낳을까

양 군은 인구 자연증가에도 돈을 쏟아부을 작정이다. 음성·진천군의 출산장려금 지원은 동일하다. 첫째아이를 낳으면 50만 원, 둘째는 120만 원을 지원한다. 셋째 아이부터는 지원금이 배가 된다. 셋째는 240만 원, 넷째는 500만 원, 다섯째 아이는 1천만 원을 내준다. 여기엔 충북도에서 지원하는 지원금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출산율 저하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 지원금만으로 출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이에 양 군은 출산율을 높여 인구증가를 꾀하기 보단 타 지역 인구를 유입해오는 데 주요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누가 먼저 시 승격하나

음성군의 인구수 감소와 달리 진천군의 인구수 증가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외국인 제외) 음성군 인구수는 92,213, 진천군은 84,623명으로 양 군의 차이는 불과 7,590명으로 좁혀졌다. 이대로라면 진천군이 음성군을 따라 잡는 건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올 성 싶다.

문제는 앞으로다. 음성군은 인구유입 최선책으로 기업유치와 주택공급에 방점을 찍었다. 군은 현재 9개 산업단지에 이어 성본산단 등 8개 산단을 조성 중에 있다. 주택공급도 대소 삼정지구를 포함 2만 세대 이상 계획하고 있다. 2030년 시 승격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진천군은 수도권내륙선 광역철도 유치가 성공하면서 한층 고무돼 있다. 철도가 유치되면서 인구유입은 가속화될 거라고 크게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현 11개 산단에 이어 초평은암산단 등 2개 산단이 조성 중에 있다. 양 군은 조성 중인 산단이 완공돼 기업들이 자리 잡게 되면 그에 따른 인구유입이 급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 승격 전략도 차이

시 승격 요건은 지방자치법 제7조 제22 ‘인구 5만 이상의 도시 형태를 갖춘 지역이 있는 군과 제23 ‘인구 2만 이상의 도시 형태를 갖춘 2개 이상의 지역의 인구가 5만 이상인 군. 이 경우 군의 인구가 15만 이상이다.

이 요건에 따라 음성군은 제23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금왕·음성읍 등 2만 이상은 가능하나 관건은 인구 15만 이상을 충족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진천군은 제22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진천읍의 인구가 이미 3만 명을 넘어섰고 덕산읍도 3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어 음성군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기에 음성군은 2030년을, 진천군은 음성군에 비해 5년 빠른 2025년을 시 승격 목표의 해로 정하고 있다.

결국 통합시로 가야

20여 년 전 국회 행정구역개편이 논의될 당시만 해도 음성군은 충주시와, 진천군은 청주시와 통합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충북혁신도시가 음성군 맹동면과 진천군 덕산읍에 걸쳐 조성되면서 음성과 진천의 통합여론은 솔솔 풍겨나기 시작했다. 최근 혁신도시 내 설립이 추진 중인 (가칭)본성고등학교(맹동면 소재)와 현 서전고등학교(덕산읍 소재)가 행정구역상 다른 지자체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2개 학교만 고교평준화가 확정되면서 통합시 여론에 불을 당겼다.

조천행 금왕읍 바르게살기위원회 위원장은 양 군은 새로운 미래를 위해 통합해야 한다마산 진해 창원이 통합하고 청주와 청원이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처럼 음성과 진천이 하루빨리 통합해 그 시너지 효과로 지역발전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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