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대아파트 주민은 봉? … 리모델링 자부담비 주민에게 떠 넘겨
LH 임대아파트 주민은 봉? … 리모델링 자부담비 주민에게 떠 넘겨
  • 임요준 기자
  • 승인 2021.03.12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내 한 임대아파트, 3년 연속 경로당 보수공사
관리소장 “LH는 부담 안 해, 주민이 알아서”
A 전 이장 “내 개인 사비로 부담했다” 주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내부자료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는 가운데 관내 한 LH 임대아파트가 군으로부터 공사비를 지원받으면서 자부담비를 주민에게 전가시킨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일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2018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경로당 리모델링 공사를 해왔다. 2018년과 2019년 공사는 자부담 10%를 조건으로 군에서 90%를 지원했다. 작년에는 뉴딜사업으로 싱크대 교체 등 자부담 없이 1천만 원 전액 충북도와 군이 각각 50%씩 지원해 마무리됐다.
2018년 공사의 경우 샷시와 도배, 장판 교체로 총 680만2천원이 투입됐다. 이중 군이 612만1천원을, 자부담비으로 68만1천원이다. 2019년에는 베란다 샷시 공사로 군이 619만7천원을, 자부담으로 68만9천원이 투입됐다. 

지난 3년간 LH는 도와 군, 주민들로부터 2,368만8천원을 지원받고 경로당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서라지만 돈 한 푼 안들이고 자산 가치를 올린 셈이다. 
이뿐 아니다. 2018년 공사를 마친 후 자부담비로 인해 주민간 갈등을 빚은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 아파트 전 이장 A씨는 2018년과 2019년 공사 때 “LH측에서 자부담비를 부담하지 않아 내 사비로 부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2018년 자부담비에 대해 공사업체에서 지급했고, 그 돈으로 경로당 냉장고를 구입했다고 했다. 

사태가 불거지자 A 전 이장은 이장 사퇴 압박을 받자 임기(2020년 12월 31일)까지만 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사태는 일단락 됐다는 것. 이 각서에는 노인회장, 부녀회장, 관리소장, 입주민 2명 등 5명이 확인서명하기도 했다. 

이에 A 전 이장은 “사실이 아니다. 자부담은 사비로 부담했고, 부녀회장이 이장을 하겠다고 나서 임기 때까지만 하겠다는 각서”라며 강력 부인했다. 

주민간 갈등은 LH측이 자부담을 부담하지 않아 발생된 예견된 사태라는 게 주민 대부분의 여론이다.

주민 B씨는 “건물이 오래돼 각 세대에서 샷시를 교체해야 함에도 임대아파트여서 LH 승인을 받고 내 돈을 들여서 한다. 경로당 공사도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하지만 군에서 지원해준다 해도 자부담이 문제”라며 “관리비를 내고 있지만 민간아파트처럼 입주자대표가 있어 회의에서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LH에서 허락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못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군에서 수천만 원을 들여 공사를 하면 LH 자산 가치만 올리는 꼴”이라며 “최소한 자부담만큼은 LH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이에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 C씨는 “공사를 진행한다기에 LH충북본부에 보고했지만 LH는 자부담비을 부담하면서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며 자부담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상황이 이런데도 LH충북본부 주거자산관리부 한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 경로당 보수공사에 대해 알고 있는 내용이 없다. 공사를 진행할 경우 아파트 관리실에서 본부에 보고해야 하지만 해당 아파트에 대한 보수공사 보고를 받은 게 없다”며 발뺌했다.

아파트 관리실은 보고했다지만 충북본부는 보고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해 둘 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면서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공사비의 자부담비를 주민들에게 떠넘기는 LH. 국민을 위한 공기업의 비도덕적 행태의 끝은 어디인가? 
 

 이 기사는 주민제보로 취재됐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