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남면 주봉1리(안골마을)
원남면 주봉1리(안골마을)
  • 허필광
  • 승인 2019.11.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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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마을에서 최고의 전원 마을로 변모
주봉1리 마을 전경
주봉1리 마을 전경

 

귀촌 가구 많아져 젊은 층 지속적인 증가
아픈 사람들 찾아와 ‘힐링’으로 건강 회복


음성읍에서 청주~음성 간 국도 36번 선을 타고 청주 쪽으로 가다가 마송3거리에서 좌회전한 후 덕분재 3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하면 주봉저수지로 가는 길이 나온다.
주봉 1리(이장 김진복) 안골마을은 경관이 아름다운 주봉저수지 가장 위쪽에 있는 마을로 본래 음성군 남면에 속해 있었으나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내동, 마피곡 일부를 병합해 주봉리라고 한 후 원남면에 편입됐다. 


6.25 때도 안전했던 오지
주봉1리 안골마을은 고지대 넓은 계곡 언덕 위에 각 세대마다 여기저기 널찍하게 간격을 두고 위치해 있고, 사방팔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마을은 마치 병풍에 가려진 모습같이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데, 마을 밖에서도 안에서도 이 마을을 직접 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 마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음성군의 가장 오지 산골 중 하나였다고 한다. 너무 오지이다 보니 6.25 때도 인민군에게 잡혀간 사람이 없을 정도의 피란 골이었단다. 가히 그 말이 실감 날 정도로 깊고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마을은, 이전에는 오지였지만 지금은 경치는 말할 것도 없고 인심 좋고 물 좋아 살기 좋은 전원생활의 최적지가 되고 있다.


인기 전원주택지로 부상
마을로 들어서면 감나무에 주황색 감이 주렁주렁 달려 익어가고 있는데 예전에는 아주 감나무가 많았지만 젊은이들이 떠나고 노인들만 남게 되니 감 따기가 힘들어 그냥 까치밥이 되도록 놔두거나 아예 감나무를 베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00년 이상 밀양박씨 집성촌이었던 안골마을은 경주 김씨가 들어오면서 차차 타 성씨와 섞여 살게 됐다. 산업화시대에는 고향을 떠나 객지로 돈 벌러 나간 사람이 많아 빈집이 많고, 주민 수도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63세대에 주민 수 130여 명이 살고 있는 안골마을은 15세대만이 토박이고, 나머지 40여 세대는 귀촌인들이다. 귀촌인들은 최근 3~4년 사이에 부쩍 그 수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한 귀촌인은 “주봉리 마을의 자연환경과 생활여건에 매료돼 이주했다”며 “특히 도둑 등 범죄 없고 인심 좋은 마을이라는 소문도 있어 귀촌지로 이 마을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귀촌인으로 인구 증가
귀촌인들이 증가하면서 자연히 젊은 층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음성군에서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마을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이 마을에 들어온 사람들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맑은 공기 그리고 시골의 후한 인심들로 인해 실제로 건강이 회복되고 좋아지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한다.
이 마을은 또한, 효자마을로도 알려져 있다. 마을회관 옆에는 1924년에 건립한 효자 김창식의 효행을 기리는 효자문이 있다.
김창식은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병환이 들자, “자시의 물이 효력이 있다”는 의원의 말을 듣고 매일 밤 자정에 물을 떠다 드리니 차도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몇 년 후 병세가 악화돼 임종을 앞에둔 어머니에게 자신의 손가락 피를 드려 10여 일을 연명시켰다고 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마을에서 5리나 떨어진 묘소를 매일 같이 닭이 우는 시간에 성묘하러가니 무릎과 손으로 집었던 자리의 잔디가 죽어 웅덩이가 생겼다고 한다. 성묫길 옆의 벚나무에는 성묘를 다니면서 던진 돌이 쌓여서 성황당이 되었으며, 호랑이가 보살펴 주었다고 전한다.


논 없는 산촌마을
주봉1리 마을은 다른 농촌 마을과 달리 텃밭 등 밭농사를 짓는 농가는 있지만, 논이 없어 벼농사를 짓는 농가가 전혀 없는 특이한 마을이다.
안골마을에는 1979년 철거된 산제 당 터에서 매년 정월 닷샛날 밤에 마을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가 백마산 중턱에 있는 신당에서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 신당이 너무 좁고 낡아 신당을 새로 지으려고 추진중에 있다고 한다.
정월 대보름에는 주봉 1, 2, 3리 연합으로 척사대회가 있어 각 마을이 돌아가며 주관한다고 한다. 또한 체육대회 겸 천렵행사도 매년 같은 방식으로 주봉 1,2,3리가 연합으로 갖지만 장소는 주봉저수지에서 고정적으로 행해져 주봉리 전체 마을의 화합을 다지는 의미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마을 사람들


묵묵히 마을 위해 헌신하는 일꾼

김진복 이장
김진복 이장

김진복(59) 이장은 마음이 착하고 순박하며 손재주가 있어 목공예가 조각가 수준이라고 한다.  기계를 잘 다뤄 트랙터 등 6가지 이상의 농기계로 동네 일손을 돕는다.
이장된 지 5년째인 그는 87세 노모를 모시며 고추, 고구마, 들깨, 절임배추 등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원남면의 모범성실 공무원에게 절임 배추를 기증하는 등 지역사회의 숨은 봉사자로 지역의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묵묵히 섬기고 있다. 

 

 

 

 


마을 어르신 잘 섬기며 봉사에 앞장

김민경 부녀회장
김민경 부녀회장

김민경(52) 부녀회장은 음성읍에 살다가 건강이 안 좋아 맑은 공기 찾아 이곳에 남편과 함께 정착했다. 이 마을에 전입한 지 6년 째로 지금은 사철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최고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인심 좋은 이웃들과 더불어 살게 돼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김 부녀회장은 부녀회원 30여 명과 함께 마을청소와 마을 회관의 주방 살림을 도맡아 감당하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은 “김 부녀회장이 노인들을 잘 섬기고 마을 일도 아주 열심히 잘한다”고 칭찬했다.

 

 

 

 

 


마을 발전 위해 조언과 협조 

박수남 노인회장
박수남 노인회장

박수남(77) 노인회장은 이 마을 토박이지만 객지로 나가 한국전력과 건설회사에서 오래도록 근무하다가 정년퇴직 후 고향으로 돌아온 마을의 어른이다. 
이장을 도우며 마을발전을 위해 조언과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는 그는 “이장이 마을과 노인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어 고맙다”며 “특히 마을에 귀촌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잘 정착해서 마을의 일원으로 함께 잘 사는 마을이 되도록 힘을 보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살기 좋은 마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헌신

백도석 총무
백도석 총무

부산이 고향인 백도석(71) 마을 총무는 수원에서 직장생활하다가 부인과 함께 귀촌해 이 마을에 전입해 들어와 산 지 3년째 이르고 있다. 
텃밭에서 깨, 고구마 등의 작물을 재배하는 그는 이장을 도와 마을 재정 등을 맡아 투명하고 원활하게 관리하는 마을의 살림꾼으로 노인회 총무 일도 맡아보고 있다. 그는 겸손하게 웃으며 “나는 마을의 심부름꾼이다. 보다 살기 좋은 마을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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