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초등학교 씨름부
용천초등학교 씨름부
  • 허필광 기자
  • 승인 2019.11.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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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회 단체전 7관왕
위업 이룬 씨름의 명문
용천초등학교 씨름부 선수들이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용천초등학교 씨름부 선수들이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음성군내 유일한 전용 씨름장 가지고 있는 학교
학교·지도자·선수·학부모 하나 돼 비전 공유

 

씨름은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 이어온 우리나라 전통문화이자 민속놀이다. 옛 사람들은 다른 종족이나 맹수들과의 싸움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했는데, 이 때 자신을 지키고자 씨름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증거는 고구려 씨름 벽화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김홍도의 그림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예로부터 각 마을마다 소를 상품으로 내걸고 즐겨오던 씨름경기가 국민 스포츠로 발돋움한 것은 1983년 민속씨름협회가 창립되면서부터다. 민속씨름협회는 각 기업체와 협력해 프로 씨름단을 창단한 후 ‘제1회 천하장사씨름대회’를 개최했다. 이때 이만기, 강호동 등 스타 씨름선수들이 배출되면서 씨름의 전성기를 이뤘다.
이러한 열풍에 힘입은 씨름은 ‘우리 것’이라는 것을 강조할 수 있는 경기면서도 국가의 정통성 있는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아 2017년에 ‘국가무형문화재 제131호’로 지정된 후 2018년에 북한과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음성군에는 이러한 조상들의 얼이 담긴 씨름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는 초등학교가 있다. 바로 전국대회에 출전해 7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용천초등학교 씨름부다. 용천초등학교는 음성군 유일의 전용씨름장을 가지고 있다.
 

용천초 씨름부의 창립 배경
용천초등학교 씨름부가 창립된것은 2009년이었다. 당시 음성군씨름협회 허영재 회장(금왕동물병원장)이 장래 한국 씨름의 거목이 될 선수들을 음성군에서 키워보자는 의도를 갖고 씨름 꿈나무 육성에 열정이 있고 뜻을 함께하는 지인들과 함께 용천초등학교 씨름부를 조직하게 됐다. 
처음 용천초등학교 씨름부 선수들을 모집해 직접 지도했던 허영재 회장은 2011년에 현재 무극중학교 씨름감독인 조명신 씨의 추천을 받아 장현모 감독을 초빙해 용천초등학교 씨름부를 맡겼다. 장현모 감독은 용천초등학교에 부임한 후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한 것이 기본기였다. 장 감독은 “무슨 운동이든 기본기가 없으면 오래가지 못하고, 나중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며 “기본기 없이 쉽게 빨리 이기는 법만 가르치면 승부에만 집착하게 돼 슬럼프가 올 때 헤어나질 못하지만 기본기를 갖추면 슬럼프가 와도 초심으로 돌아가면 쉽게 극복이 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그러한 장 감독을 신뢰하며 따랐다.
장 감독은 학생들에게 이만기 장사가 말한 “하나의 기술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1만 번 정도는 계속 연습해야 자기 것이 된다”는 말을 자주 인용한다. 반복적인 연습을 하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머리로는 이해가 돼도 몸에 익지 않기 때문이다. 

 

창단 10년 만에 ‘씨름명문’ 부상
용천초등학교 씨름부 선수들은 현재 6학년 7명, 4학년 3명으로 10명의 선수들이 매일 방과 후에 훈련을 하고 있다. 이 10명의 선수로 용천초등학교 씨름부는 해마다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장 감독은 시합에 임하는 선수들에게 늘 “연습한대로만 하자”고 말한다. 평상시 ‘연습은 실전처럼 하고, 실전은 연습 때처럼 하는 것이 경기에 이기는 비결’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창단 10년째인 올해는 3월 통영에서 열린 제49회 회장기 전국장사씨름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제20회 증평인삼배, 제33회 전국시도대항, 제73회 전국씨름선수권, 제56회 대통령기, 제16회 학산배, 제5회 춘천소양강배까지 올 한 해 동안 대한씨름협회에서 주관하는 모든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거둬 단체전 7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장현모 감독은 “올해 본교 씨름부가 창단 이래 최대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지도자와 선수 그리고 학부모가 하나가 돼 비전을 공유하여 함께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용천초등학교가 씨름 명문학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명장 밑에 명선수가 있는 법이다. 장 감독의 이러한 지도가 용천초등학교를 씨름 명문학교로 발전시킨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용천초등학교 씨름부가 씨름명문의 명성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음성군의 자랑거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인터뷰


“전용 씨름장 건립 적극 추진할 것”

장현모 감독
장현모 감독

 

전북 남원이 고향인 장현모(44) 감독은 전북 중앙초등학교 5학년 때 씨름선수로 입문했다.
씨름을 배운지 1년만인 6학년 때 전국체전에 대표선수로 출전했으며, 이를 계기로 중·고등학교 선수생활을 거쳐 전남대학교에 진학해 씨름선수로 활동한 후 지도자가 되기 위한 훈련을 쌓았다. 그러다가 2011년 8월 용천초등학교 씨름부로 부임해오면서 물 만난 고기같이 그동안 준비해 왔던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게 됐다.
장 감독에게 씨름의 매력을 묻자 “어릴 때부터 그냥 좋았다. 친구들끼리 몸을 맞대고 짧은 시간에 승부가 난다. 쓰러지는 1초의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샅바를 당기니 돌아가고, 뒤집어 지고, 역전이 가능해지는 경험을 했다” 며 “그 짧은 순간에 느끼는 ‘짜릿함’이야말로 씨름의 매력이다”고 했다.
장 감독은 슬하에 아들 형제를 두고 있는데, 첫째 아들은 아빠의 뒤를 이어 용인대학교에서 씨름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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