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 재 록 시인
증 재 록 시인
  • 황인걸 기자
  • 승인 2019.07.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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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시 한편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증재록 시인이 후학을 양성하는 금왕읍주민자치센터에서 자상한 미소를 짓고 있다.
증재록 시인이 후학을 양성하는 금왕읍주민자치센터에서 자상한 미소를 짓고 있다.

 

감우재 충혼탑에서 27년간 추념행사 헌시 낭송
각 마을마다 詩碑세워 문학마을 조성하는 게 꿈 


지난 6일 현충일을 맞아 무극전적국민관광지 내 충혼탑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추모하기 위한 추념행사를 거행하는 와중에 증재록(73) 시인의 헌시가 낭송됐다. 지난 27년 동안 군수를 비롯해 추념행사에 참석하는 인물의 면면이 많이 바뀌었어도 헌시를 낭송하는 시인은 언제나 같다. 
 
청년시절 다양한 직업 경험
증재록 시인은 1946년 음성읍에서 출생했다. 이후 부산으로 가 학창시절을 보내고 여러 가지 직업에 종사하며 살았지만 결국 그는 가슴 속 깊이 흐르는 문학성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시인의 길로 들어서 ‘신문예’와 ‘문학세계’를 통해 문단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국문학을 전공한 전통시인이 아니다. 대학에서 토목학을 전공하고 젊은 시절 5가지 이상의 직업을 전전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삶의 체험이 오히려 그의 시에 자신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게 해줬으며, 그를 자신의 고향인 음성으로 돌아오게 만든 원동력이 됐는지도 모른다. 

음성 문학발전 위해 전력
증재록 시인이 고향인 음성으로 돌아온 1980년대는 대중 문학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시대였다. 증재록 시인은 1987년 12월 자신의 시집 ‘푸시개’ 출간 기념회장에서 음성문인들에게 문학회 창립을 발의한 후 이듬해 5월 음성문학회를 창립했으며 1989년 4월에 동인지 ‘음성문학’을 창간했다.
또한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음성지부가 중앙회로부터 인준을 받을 수 있도록 몇몇 문인들과 힘을 합쳐 애쓴 결과 1995년 10월 18일에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음성지부가 중앙회로부터 인준을 받게 하는 등 음성문학 발전에 많은 공을 세우기도 했다.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
증재록 시인의 지론은 “시는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며, 자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의 지론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노인, 주부, 이주여성, 어린이 할 것 없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시 창작 강의를 해 실제로 문단에 등단한 사람들도 나오게 했다.
특히 생극면에 사는 한충자 어르신은 아예 한글을 알지 못하는 상태로 72세에 음성군노인복지관에서 한글을 배운 후 75세에 증재록 시인으로부터 시 창작 교육을 받고 등단까지 했다. 이후 77세에 시집을 발행한 입지적인 인물로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후진들의 발전 기대
증재록 시인은 어느덧 나이가 70대에 이르렀지만 아직까지 시와 문학에 대한 열정은 20대 못지않다. 비록 젊을 때처럼 어떤 목표를 두고 과감히 밀어붙일 수는 없지만 후진들이 적극 나서 자신의 뜻을 계승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다.
시인은 “지금 세상이 악하고 혼탁한 것은 사람들에게 서정적인 마음이 메말라버렸기 때문”이라며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교육보다 시에 대한 감성을 불러 일으켜줘 사람들로 하여금 서정적인 마음을 회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것이 그가 지금도 음성군내 각급 학교와 복지관 그리고 각 읍면 복지센터를 빠짐없이 다니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시 창작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다.
 
대형 문화축제 개최가 꿈
증재록 시인의 바람은 두 가지다. 첫째는 음성군 곳곳에 시비가 들어서 음성군이 그야말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문학마을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요, 둘째는 지난 27년 동안 헌시를 낭송해 온 6.25 최초의 승전지인 무극전적지에서 대형 문화축제가 이루어져 다양한 예술인들이 참가해 예술 혼을 마음껏 불태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증재록 시인은 “나는 이미 음성군민들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더 이상 알릴 것도 없다”며 “앞으로는 나보다는 후진들에게 더욱 관심을 기울여 그들이 음성문학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길 바란다”는 말로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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