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여2리
소여2리
  • 강수현 기자
  • 승인 2019.02.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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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극전적지의 역사가 담겨 있는 호국마을
소여2리 마을 전경
소여2리 마을 전경

 

6개의 자연마을 국도 경계로 3개 마을씩 구분
한 마을에서 태어나 정착해 사는 친척들 많아

 

무극교차로에서 국도 37호선을 타고 음성읍 방향으로 약 8km정도 가면 감우재가 나온다.
겨울 날씨 답지 않게 따사로운 햇볕을 가득 받으며 무극전적국민관광지가 있는 이곳을 지나면 자연스레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묵념이 드려진다.
역사의 숨결이 가득 흐르고 있는 이곳이 바로 소여2리(이장 고창원) 마을이다.

국도 경계로 두 마을로 구분
소여2리는 전체 97가구 12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마을주위를 야트막한 산들이 둘러싸고 있어 풍취가 아름다운 편이나 논이 많지 않아 벼농사가 적은 편이다. 반면에 밭작물인 고추, 인삼 등 밭농사를 많이 짓고 있다.
소여2리는 국도 37호선을 따라 동편과 서편으로 나뉘어 거주하고 있다. 동편인 감우재 무극전적국민관광지 방면은 새터, 주막거리, 성가동 마을 등 3개 자연마을이 자리 잡고 있고, 서편에는 큰말, 아랫말, 도람 말 등 역시 3개의 자연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신선이 하강해 인간과 인연을 맺고 살다가 승천하면서 남겨둔 빈 가마를 구경하러 왔다가 머물러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성가동마을은 김해김씨의 문중이 정착하면서 마을을 형성해 온 마을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이 마을에는 김해김씨 사당이 있다.

주민 모두 한 식구처럼 단합
소여2리는 산세가 좋고 거기서 솟아나는 암반수가 좋아 주민들은 수돗물보다는 마을 뒷산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따라 700m 지하에 관정을 판 후 암반에서 솟아나는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소여2리 주민들은 모두가 한 식구처럼 살고 있어 집집마다 담장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또한 하루 한 끼는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한솥밥을 먹고, 모든 일을 공동작업으로 해나감으로써 화목하고 단합된 마음을 갖고 산다.
주민들이 특히 화목한 것은 이곳에서 태어나 일가를 이루며 살고 있는 친·인척들이 많기 때문이다. 성가동마을에 살고 있는 황한복·박영순 내외는 소여2리에서 태어나고 자라나서 혼인까지 한 후 지금까지 70평생을 살아오고 있는 이 마을의 산증인이다.
올 새해 첫날엔 효자아들 황진성(45) 씨가 석굴을 한 자루 보내와서 마을잔치가 벌어졌다. 그런데 굴 껍질 속에서 아기모습의 그림이 나와 주민들은 “동네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길조라”며 “노총각 장가보내기에 합심할 일이 생겼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자손들 애향심 이어가도록 교육
소여2리 주민들은 농번기가 오기 전에 마을 주민 모두 함께 매년 봄마다 관광여행을 다녀온다. 관광여행을 갈 때는 어른들만 가는 게 아니라 타지에 나가서 살고 있는 자녀들과 나이 어린 손자손녀들까지 고향을 찾아와 동행하고 있다. 이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늘 간직하게 하는 이 마을 어르신들의 교육방침이다.    
특히 이 마을은 장수하는 노인들이 많은 마을로 알려져 있다. 이 마을의 최고령자인 이근순(95)어르신을 비롯해서 많은 어르신들이 장수하고 있다.
김기섭 노인회장은 “우리 마을 노인들이 특별히 장수하는 비결은 산수가 좋은 탓도 있지만 주민들이 어른들을 공경하는 마음과 화합하는 마음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며 주민들을 칭찬했다.
늘 마을 주민들의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웃음대장인 한상민(87) 어르신이 “주민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화목하게 오순도순 살아가면 될 것이여”라며 주름 속에서 배어나오는 맑은 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던지자 주민 모두가 한바탕 웃음을 지었다.
 

 

우리마을 사람들


주민 기금 마련해 주택마다 화재 감지기 설치

고창원 이장
고창원 이장

고창원(58) 이장은 이 마을토박이로 올해로 9년째 마을 이장을 맡아보고 있다.
6개의 자연마을을 두루 살피며 자상하게 마을 일을 맡아보고 있는 그는 술·담배를 하지 않아 남다른 신뢰를 얻고 있다.
고 이장은 2017년에는 주민 스스로 기금을 마련해서 주택마다 화재 감지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 일을 마친 후 고 이장은 “마을의 안전에 대한 염려를 조금은 덜었다”며 “마을 어르신들과 주민 안전에 대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맡은 일 열심히 감당할 것”

김기섭 노인회장
김기섭 노인회장

김기섭(71) 노인회장은 소여2리에서 태어나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온 마을의 어르신이다.
온화한 성품과 순박한 웃음을 지으며 시종일관 마을의 동향을 살피며 주민들을 만나는  그는 오랫동안 여러 가지 직책을 맡아 마을일에 봉사해오다가 올해 처음으로 노인회장을 맡았다고 했다.
김 노인회장은 “어려운 직책을 맡았지만 더 크게 봉사 할 수 있게 돼 오히려 감사하다”며 “열심히 맡은 일을 잘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마을의 평안과 단합을 위해 앞장 설 것”

이장노 새마을지도자
이장노 새마을지도자

이장노(59) 새마을지도자는 새마을 지도자가 된 지 10년째로 이 마을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면서 복숭아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친형인 이진노씨와 함께 마을에 거주하며 가족과 마을의 안녕과 단합을 위해서 이장을 도와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 지도자는 또한 대동계의 일에도 열심을 내고 있으며, 마을 단합관광 등의 일을 맡아 추진하기도 한다. 그는 “행복한 마을의 평안과 주민들의 단합을 위한 일에는 언제든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마을 일에 헌신하는 보람으로 산다”

이선자 마을총무
이선자 마을총무

이선자(68) 마을총무는 경기도 이천이 고향이나 이 마을 출신인 남편 권혁관(73) 씨와 중매로  만나 시집온 후 수십년 동안 줄곧 이 마을에서 살고 있다.
두 아들을 키워 객지로 출가 시킨 그는 “지금은 마을 노인들이 한솥밥을 먹을 수 있도록 챙기며 마을 일에 헌신하는 보람으로 산다”고 말했다.
무엇이든지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 주민들이 모이는 공간을 언제나 따스하게 덥혀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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